정기선 HD대표 청정수소 밸류체인으로 ESG 경영 완성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 신재생·기후 대응 주력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투자형 ESG 경영 확대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대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제공 : 각사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의 3세 경영인들이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계의 ESG 확산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MZ 세대 유학파 출신인 3세 경영인들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ESG 경영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사장은 HD현대 사내이사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도 사내이사에 올랐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와 사장과 김동관 대표는 각각 1982, 1983년생으로 MZ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된다. 정 대표는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나와 크레디트스위스그룹 등 투자은행과 컨설팅 업계 경험을 두루 갖췄다. 신규 선임된 김동관 대표 역시 미국 세인트 폴 고등학교를 졸업 후 하버드대학교 정치학 전공으로 졸업한 유학파 출신이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은 2009년 SKC 전략기획팀에 입사하며 3세 중에 가장 먼저 경영에 참여했다. 최 총괄도 중국 푸단대를 졸업하고 런던 비즈니스스쿨 MBA를 거친 유학파다. 2019년 SK네트웍스 기획실장에 합류했고, 4년 차에 사내이사에 올랐다.

이들 3세 경영인들은 그룹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핵심 계열사를 총괄하거나 사업을 추진하면서 ESG 경영 리더십 발휘에 나서고 있다.

 

정기선 HD대표 청정수소 밸류체인으로 ESG 경영 완성

정기선 HD현대 대표는 신규 미래 사업으로 선정된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개 부문 외에도 청정수소, 화이트 바이오 등 자회사의 친환경 사업을 키우고 있다. 

HD현대는 친환경 기술 개발 확대를 통한 환경 경영과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준법경영을 지난해 최우선 ESG 경영 과제로 삼고 관리해 왔다. 특히, 수소 등 친환경 선박 개발과 해양 수소 밸류체인 구축은 그룹 핵심 ESG 경영 활동이다.

HD현대 각 계열사가 역할을 분담해 청정수소 해상 생산과 저장, 육상 운반 및 판매 등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2만 톤급 대형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에 착수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HD현대 그룹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전 상장계열사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정기 평가에서 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정기선 대표는 지난 1월 소비자가전쇼 CES 2022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미래 개척자가 돼 더 지속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그리고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지속가능경영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중공업 계열사의 고질적인 안전사고 문제는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지난 2일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노동자가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숨지면서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10년 만에 그룹 경영을 공식 총괄하게 된 정 대표에게는 ESG 경영 최대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 신재생·기후 대응 주력

그룹 전체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재선임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투자 및 사업개발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친환경 투자를 이어나가기 위해 2050년까지 모든 사업 분야에 걸쳐 탄소배출을 제로(0)로 하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우선적으로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35%를 감축하고 2050년에는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모든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 는 ‘한국형 RE100’을 올해 9월 선언하고 제조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든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에서 국내 최초로 1등급을 획득하는 등 ‘저탄소 제조공정’을 실현하고 있다.

ESG 채권 발행을 통한 친환경 생산 라인 부문의 시설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ESG 채권에 이어 국내 최초로 600억원 규모의 ESG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등에 조달 자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한화큐셀 등 태양광 부문 모듈과 셀 생산라인에 대한 생산성 개선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투자형 ESG 경영 확대

최성환 SK네트웍스 SK그룹 차원에서 이뤄질 블록체인 기반 사업협력과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ESG 경영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1월 친환경 소재 기업 마이코웍스에 단행한 2000만달러 규모 투자는 SK네트웍스의 ESG 경영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글로벌 친환경 소재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에 전격적으로 참여하며 새로운 성장 모델을 발굴하는 등 ESG 투자와 경영을 접목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사로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제품의 재활용, 폐기물 최소화 등 순환경제와 SK렌터카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등 전통적인 ESG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철강 무역 사업을 접고 성장사업으로 꼽는 SK매직의 홈케어와 SK렌터카 중심의 모빌리티 렌털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기존에도 리사이클, 친환경 소비 유도, 친환경 제품 개발을 중점 ESG 경영 전략으로 내세워 왔다.

특히, SK렌터카는 국내 ESG 투자의 핵심 계열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SK렌터카는 SK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기차 충전 정보 앱을 개발한 소프트베리를 필두로 카모아, 에바, 카랑 등 친환경 모빌리티 렌털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 3세 경영인들은 관리 측면에서의 ESG 경영에 머물지 않고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성과 모니터링과 사후 커뮤니케이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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