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S ESG평가 3년 연속 C등급..유해물질 관리 등 환경은 D등급에 고립

ESG전략 체계 연구 전담 조직, 정보공시 계획 없어..."ESG평가 대응 안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ESG경영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챙기는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같은 대세와 트렌드를 간과하거나 무시한 채 모르쇠로 일관하는 기업도 일부 존재합니다. 주주와 투자자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ESG경영과 관련해 전혀 신뢰를 얻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데일리임팩트는 `ESG 경영 진단 기획`을 통해 ESG경영 측면에서 경고등이 들어온 국내 주요기업을 집중 조명하고 개선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 본사전경. 사진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 본사전경. 사진 셀트리온제약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제약·바이오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달리고 있는 셀트리온제약이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는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적으로도 ESG 전략 수립과 공시에 대한 의지가 없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의약품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제약사다. 셀트리온제약은 간질환 치료제 ‘고덱스’를 필두로 제약업계에서 높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전년 대비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122% 상승해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비재무 성과 등급은 최저점에 가까워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셀트리온제약은 ESG평가기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KCGS)가 지난달 공개한 올해 ESG평가에서 종합 C등급을 받았다. KCGS의 ESG등급은 S에서 D등급까지 총 7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C~D등급은 각 기업에서 평가에 대응하지 않거나, 평가를 위한 데이터가 자체가 없을 경우에 받는 등급이다.

셀트리온제약은 2018년부터 3년 연속으로 C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이 가운데 환경등급은 3년 연속 D등급으로 관련 정보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에 관심이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ESG 등급은 기관투자자가 투자시 고려하거나 기후변화 관련 규제 측면에서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내년까지 ESG투자 규모를 전체 자산의 5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본적인 비재무정보만 공시만 신경써도 C, D 등급은 피할 수 있다”라며, “제약업계는 특히 비재무적 정보가 아예 없어 평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재무적 정보 자체가 없다보니 해외 ESG 평가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제약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지난 4월 ESG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B등급은 총 7개 등급(AAA~CCC) 가운데, 6번째다. MSCI는 등급 부여 배경을 간략히 밝히고 있는데, 셀트리온제약의 지배구조와 탄소, 메탄 등 유해물질 배출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셀트리온제약 측에 ESG평가 대응과 추진체계 등에 대해 문의 했으나 ESG추진체계나 담당조직, 대응방안에 대해 확인할 수 없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ESG평가에 따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라며, "평가기관이 다양해 대응하기 쉽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ESG전담조직 구성 중에 있고 환경 관련 사회공헌활동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 홈페이지에서도 ESG와 관련한 내용은 찾아 보기 힘들다. 유일하게 ‘윤리경영’ 섹션을 통해  윤리헌장·규정·강령등만 명시되어 있다. 특히 제3자를 통한 윤리경영 위반 사례 제보 등 기본적인 기능이 없어 형식적인 문구로 추정된다.

본지에서 셀트리온제약 측에 ESG 관련 세부활동 내용 또한 요청했지만 관계자 공유할 내용이 없다며 회신을 거절했다.

셀트리온제약과 반대로 주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규모와 무관하게 ESG 경영에 발벗고 나서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총 4조4000억원대의 셀트리온제약과 비교해 시가총액이 낮은 일동홀딩스(1598억원), 한독(2973억원), 일동제약(4094억원), 동아에스티(5953억원), 종근당(1조2626억원), 한미약품(3조 1705억원) 등 상당수 바이오 기업이 올해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해 ESG경영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제약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탄소배출량 등 비재무적 정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한독은 지난 2015년 충북 음성 공장에 보건·안전·환경(HSE)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유해물질 배출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제약업계 ESG부서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비재무적정보 미공개나 ESG전담조직이 없는 등 ESG평가 대응에 소홀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향후 ESG정보공시 의무화 이후, 비재무적 정보공시 소홀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 최악의 경우에는 상장폐지가 되는 등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까지 갈수 있기에 공시할 정보를 정리하는 등 작은 것부터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데일리임팩트에 “제약업계 특성상 이미 리베이트 및 공급망 등 강한 규제를 받고 있어 ESG를 소홀히 관리하는 경향 있다”라면서도 “조직의 ESG 이슈와 비재무적 정보를 파악해 이슈를 예측하고 대응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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