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첫 분기 매출 70조 달성 유력…반도체·스마트폰 쌍끌이

LG전자, 연간 매출 4조원 성큼…월풀 제치고 세계 1위 수성 전망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가든스 몰에 위치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 Z 폴드3·갤럭시 Z 플립3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가든스 몰에 위치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 Z 폴드3·갤럭시 Z 플립3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국내 가전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다음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두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와 집콕효과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호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흐름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반도체, LG전자는 생활가전의 쾌조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70조원을 돌파하고, LG전자는 3분기 연속 분기 매출 1조원이라는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73조3610억원, 영업이익 15조777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9.55%, 영업이익도 27.72% 늘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12조325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6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달과 비교해 전망치 평균은 약 2% 안팎으로 상승했다. 하이투자증권는 매출 76조1420억원·영업이익 17조34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신한금융투자는 매출 71조9000억원·영업이익 16조원, NH투자증권 역시 매출 74조2600억원·영업이익 16조400억으로 올렸다. DB금융투자 또한 매출 75조9000억원·영업이익 15조9000억원으로 전망해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5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예상대로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 70조원 이상, 영업이익 17조원을 달성한다면 자체 신기록을 경신하는 셈이 된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 매출은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3분기로 66조9642억원이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최대 성적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던 지난 2018년 3분기 17조5700억원이다. 

반도체 고점론에도 삼성전자가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데에는 3분기까지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말까지 4.1달러로 연초보다 37%가 높은 수준이었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수율 개선이 이뤄졌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매출이 고루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z나노(3세대 10나노) D램과 128단 V낸드의 수율 개선에 따라 원가 절감폭도 크게 발생할 것”이라며 “시스템LSI 부문 실적도 신공정 공급 능력 확대와 계절적 출하 증가, 환율 상승 효과에 따라 대폭 개선됨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5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빗그로스(비트당 출하량 증가율)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8인치 제품 중심으로 제품 ASP(평균판매단가)와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이 인상돼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장조사업체들의 최근 보고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전분기보다 10% 증가한 223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인텔을 제치고 2분기 연속 세계 1위에 올라선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또다른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 이후 실적이 올라가는 패턴을 보였다. 갤럭시Z시리즈는 전세계에서 품귀현상을 빚으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사전예약 기간 국내에서만 92만대가 팔렸는데, 갤럭시노트20보다 1.3배, 갤럭시S21보다 1.8배 높은 판매량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탑재로 스마트폰 초기 시장을 선점했던 성장 스토리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부품의 조화가 기대되고, 최근 비메모리 공급 부족에 의한 판가 인상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연구원도 “스마트폰 출하는 전 분기보다 20% 증가하고, 갤럭시Z 라인 출시로 ASP도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무선·IT사업) 부문이 3조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환율이 상승세를 기록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환율이) 전 분기 대비 40원가량 상승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대한 환율 상승의 긍정적 영향은 1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취향 가전 콘셉트의 비스포트를 앞세워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소비자가전(CE)은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특수가 줄어든데다, 원자재·물류비가 상승해서다. 1·2분기 연속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3분기에는 6500~9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올리는 데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가 김치냉장고 성수기를 앞두고 용량을 키우고 편의성도 강화한 ‘디오스 김치톡톡 오브제컬렉션’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 모델들이 기존 제품보다 더 큰 용량으로 새로 새로 나온 LG 디오스 김치톡톡 오브제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김치냉장고 성수기를 앞두고 용량을 키우고 편의성도 강화한 ‘디오스 김치톡톡 오브제컬렉션’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 모델들이 기존 제품보다 더 큰 용량으로 새로 새로 나온 LG 디오스 김치톡톡 오브제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도 3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3분기 실적은 매출 18조1365억원, 영업이익 1조1360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7.19%, 18.46% 증가한 성적이다. 당기순이익은 794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2.30%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증권업계의 전망대로라면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1조원을 달성하고, 매출은 역대 최대치인 올해 1분기(18조8095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특히 2분기(매출 17조1139억원·영업이익 1조1127억원)와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15조3986억원·영업이익 1조738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실적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LG전자는 올해에도 ‘상고하저’의 양상을 깨는 것은 물론, 누적 매출 4조원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생활가전(H&A사업본부)은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건조기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데다 올여름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가 늘어난 게 실적 상승의 동력이 됐다. 기상청의 분석에 의하면, 올 여름 평균기온이 24.2℃로 평년(23.7℃)보다 0.5℃ 높았다. 7월의 경우, 평균 26.0℃에 달하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1973년 이후 6번째로 높은 기온을 보였다. 

이에 H&A사업본부의 매출은 6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5800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월풀을 제치고 전세계 생활가전 매출 1위를 수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LG전자는 영업이익만 놓고 봤을 때 2017년부터 4년 연속 생활가전 세계 1위였지만, 매출에서는 월풀에 밀렸었다. 

TV(HE사업본부) 역시 OLED TV 수요가 증가해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가동으로 OLED 원가 경쟁력이 강화됐다. 여기에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LG전자의 선전이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지난해보다 198% 증가한 94만5600대의 OLED TV를 출하했다. DSCC(디스플레이 서플라이 체인 컨설턴츠)가 올해 670만대의 OLED TV가 출하될 것으로 추산했다. OLED TV는 ASP가 1950.9달러로 LCD TV(512.3달러)의 약 4배인 만큼, LG전자의 곳간도 두둑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가전과 TV의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국내 폭염에 따른 에어컨 판매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수요층이 넓어지면서 OLED TV 등 프리미엄 비중이 높은 LG전자에게 유리한 시장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가전은 북미 등 해외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순항하고 있는데, 상업용 에어컨 등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 확대되면서 계절성을 극복하고 3분기 매출이 이례적으로 2분기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선두 업체 중심으로 판가 인상 조짐이 구체화되고, LCD 패널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데다 OLED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경쟁사들보다 우수한 수익성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흑자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GM 볼트 리콜 비용이 발생한 영향을 받았다. B2B를 영위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 또한 태양광 웨이퍼 등 원가 상승과 가격 경쟁 심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차질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T 디바이스는 정체 국면이고, 태양광모듈은 경쟁 심화로, 로봇은 초기 단계라 BS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평가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BS 부문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둔화될 것”이라며 “VS 부문도 반도체 칩 공급 차질로 자동차 OEM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4분기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수 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전체 평균 가격이 3~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버용 D램은 IT기업들이 8주 이상의 재고를 갖고 있어 주문을 줄일 것으로 보이고, PC용 D램도 PC 판매량이 줄어듦에 따라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도연 연구원은 “4분기에는 D램가격이 4%, 낸드는 2% 하락하고 내년 1분기에도 각각 5%, 4%가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활가전과 TV의 상황도 썩 좋지는 않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 외부활동이 늘 경우 집콕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생활가전과 TV 판매량이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생활 가전의 원재료·물류비 상승,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 강화로 인해 지출이 늘어난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 차질도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 부진이 예상되자, 4분기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고 스마트폰(삼성전자)과 전장사업(LG전자)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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