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 뚜렷...삼성 "효과 측정해 유지 검토"
"편의성 좋다" vs"온라인 시험 낯설어" 응시자 평가 엇갈려

감독관들이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실시간으로 응시자들을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삼성이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자체 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채용 방식 변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대기업의 채용 일정이 다시 연기되는 가운데 온라인 시험과 면접의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의 이번 GSAT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실시한 대규모 온라인 채용시험이다. 시험은 지난달 30~31일 오전과 오후 각 1회씩 총 4회로 분산해 이틀간 진행됐으며, 문제는 시험 회차마다 모두 다르게 출제됐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은 31일 GSAT가 공식적으로 종료된 후 “기술적 이슈나 부정행위 등의 문제없이 원활히 잘 종료됐다”는 공식 메시지를 발송했다.

삼성 측은 부정행위 등을 우려해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또 시험이 끝난 후에도 응시자 문제풀이 과정을 녹화본으로 재확인할 예정이다. 응시자들은 시험 당시 본인의 풀이 과정을 배부받은 별도의 연습지에 기록해 메일로 제출하기도 했다.

이번 온라인 GSAT에 대한 응시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긍정적 평가를 내린 응시자들은 “주말 아침 일찍 나오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거나 “건강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최소화했는데 집에서 시험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응시자는 온라인 시험이 낯설어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30일 오전에 시험을 본 응시자 A씨는 “모니터로 문제를 보려니 글자가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응시자 B 씨는 “문제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자꾸 스크롤을 해야되는 것이 불편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 다른 응시자 C씨는 “모니터 터치도 안 되고 밑줄 긋기도 안되니 (문제와 연습지 사이를) 왔다갔다 하느라 눈이 아팠다”며 “시험 전 사전점검 시간도 한시간이나 돼 본격적인 시작 전에 진이 빠지는 듯했다”고 첫 온라인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고백했다.

이는 삼성의 부정행위 대비책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감독관이 응시생들의 시험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시험 과목이 변경될 때에도 각 응시자들의 책상 밑, 창문 상태까지 꼼꼼히 점검한 후에 시험을 시작했다. 때문에 실제로 시험 시간 총 두 시간 가운데 거의 한 시간은  온전히 온라인 시험 '준비'에만 쓰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은 온라인 GSAT가 최초인 만큼 차질없이 시험을 치를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왔다. 시험 전에 온라인 시험을 위해 필요한 문제풀이 용지, 휴대전화 거치대 등의 시험 키트를 배부하고 지난 26일에는 온라인 예비소집을 진행했다. 또한 삼성은 부정행위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시험 도중 모니터를 가리키는 행동 등을 금지한다는 사전 유의사항을 알렸다.

삼성 온라인 GSAT 응시자용 키트. 사진. 취업사이다 유튜브 영상 캡처

아울러 삼성 측은 응시자의 대리시험 및 부정행위 방지에도 총력전을 폈다. 발생 가능한 커닝 수단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커닝을 시도하고 감독관이 실제로 이를 적발해보는 연습도 여러차례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온라인 시험이 대규모 지필 고사보다는 사회적 비용 축소, 응시자 편의 측면에서 효용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때 삼성은 지원자 전원에게 인·적성 검사 응시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2014~ 2015년에는 약 10만명이 GSAT의 전신인 'SSAT'를 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험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온라인 GSAT의 정확한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온라인 방식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