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전경. 제공. KEB하나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KEB하나은행이 브랜드 명칭에서 (구)외환은행을 의미하는 'KEB'를 떼고 '하나은행'으로 변경해 새롭게 출발한다. 31일 KEB하나은행은 내달 3일부터 브랜드 명칭을 'KEB하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2015년 9월 기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한 통합 KEB하나은행을 출범했다. 'KEB'는 외환은행(Korea Exchange Bank)의 영문 이니셜로 외환은행과의 통합사실을 인지시키기 위해 통합은행의 상호로 사용됐다.

KEB하나은행은 이미 통합 후 4년 5개월이 지나 대부분의 손님이 'KEB'를 통해 외환은행과의 통합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케이이비'라는 발음상의 어려움과 영문 이니셜을 사용하는 다른 은행명과의 혼동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 등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손님 입장에서 불편함이 컸다는 것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31일 미디어SR에 "손님들도 발음이 불편해 KEB하나은행이 아닌 하나은행이라고 많이 부르고 있고, 그룹사 전체에서 은행만 'KEB'를 쓰고 있어 브랜드 가치 통일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통합 후 4년 5개월이 지나 내부 직원 화합은 물론 모든 부분이 통합돼 있기 때문에 'KEB' 명칭을 유지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 측은 지난해 6월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직원 공청회를 열어 외환은행 출신 직원들의 공감대도 충분히 얻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공청회를 통해 직원 의견이 많이 수렴돼 (내부 반발은) 큰 문제가 없다"면서 "브랜드 가치가 통일되는 게 내부 직원이나 손님을 위해서 좋지 않겠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측이 브랜드 명칭 변경을 발표한 직후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은 "금일 은행 측이 일방적으로 '당행 브랜드명 변경시행'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직원들과 합의를 거치지 않은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KEB하나은행이라는 브랜드는 KEB외환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존중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소중한 'KEB하나은행' 브랜드를 빈약한 설문조사를 통해 일방적으로 브랜드 변경을 진행하는 것은 배임에 가까운 처사"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브랜드 변경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노조와 합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방적인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당연히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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