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 주방 전시회 나란히 참가…사용자 경험 향상에 초점
양사 모두 프리미엄 가전 전면에…AI 기반 맞춤 기능 강화

삼성전자 직원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럭셔리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 '데이코'의 빌트인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 LG전자가 미국 빌트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양사 모두 미국 주택 인테리어 경향과 현지 소비자들의 사용성을 고려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웠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맞춤 기능을 강화했다. 사용자의 취향이나 사용 환경에 따라 소비전력 효율화, 기능 최적화가 이뤄지도록 했다. 빌트인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7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주방·욕실 분야 최대 박람회인 KBIS 2024'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KBIS는 전 세계 6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주방·욕실 전시회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노히우를 쌓아온 데이코와 틈새 공략을 위한 비스포크로 현지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데이코는 지난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로 2016년 삼성전자에 인수됐다. 비스포크는 MZ세대의 감각을 반영한 취향 가전 콘셉트로 회사의 생활가전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주역이다. 삼성전자의 품에 안긴 뒤 데이코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는데, 회사는 이를 브랜드간 동반상승 효과의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22년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데이코-비스포크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 중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데이코는 '럭셔리'에 초점을 맞춘다. 절제된 디자인의 컨템포러리, 클래식한 디자인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트랜지셔널의 두 가지 라인을 선보이되, 현지 주방 인테리어 경향을 반영한다. 주방 가구장이나 싱크대, 아일랜드 식탁 등의 아래에 설치하는 언더카운터 타입의 냉장고와 와인냉장고를 추가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미국 소비자들이 주방에서 가족∙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방이 교류의 공간이 되고, 아일랜드 식탁을 적용하는 주택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41병의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언더카운터 와인냉장고는 자외선(UV)을 차단하는 3중 글라스 도어를 적용해 와인 고유의 맛을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에는 터널 라이팅 조명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AI 기능과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경험을 강화한 비스포크 가전도 선보인다. 카메라로 식재료의 출입을 촬영해 보관 중인 식재료의 리스트를 만들어주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특징인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AI로 바닥 환경에 맞춰 청소하는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 AI 스팀', 세탁기와 건조기를 한 대로 합친 '비스포크 AI 콤보'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들은 지난 1월 CES 2024에서 호평 받았다.

초프리미엄 빌트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사진=LG전자.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라는 생활가전 철학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북미 기업간거래(B2B)와 빌트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고객 맞춤형 패키지를 제안한다. 주택·상업용 건물 건설사의 요구에 맞춰 주거 통합 솔루션을 선보인다. 가구 구성·가격대·공간 활용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욕실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욕실은 개인의 휴식 공간으로 변모 중"이라며 고객경험 연구를 통해 더욱 깨끗한 물로 즐기는 기분 좋은 샤워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LG전자는 고성능 필터, 수온유지 시스템을 탑재한 샤워수전, 습기 배기용 팬과 건조를 위한 온풍 드라이용 팬으로 구성된 에어케어 제품, 수전 관련 정보와 비디오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스마트미러를 첫 공개한다.

초(超)프리미엄 빌트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도 대거 공개한다. 무광 스테인리스를 적용한 신제품과 오븐 내부의 카메라가 식재료에 맞는 조리법을 추천하는 오븐 등이 전시된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절전 효과를 원하는 소비층을 겨냥한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도 등장한다. 미국 환경청이 고효율 제품에 부여하는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은 제품들로, 올인원 세탁건조기인 워시콤보,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온수기, 인버터 히트펌프 등으로 구성된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사진=LG전자.

초개인화를 위한 스마트홈 솔루션도 빼놓을 수 없다. CES2024에서도 눈길을 끈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핵심 기기다. 두 바퀴로 이동하며 가사도우미 역할을 수행한다. 세탁 종료를 알려주거나 냉장고 속 식재료와 추천 요리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이동식 스마트홈 허브인 셈이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애저 AI 스피치 서비스, 생성형AI를 구현하는 애저 오픈AI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사용자의 음성을 구별하고 다양한 억양이나 발음, 구어체적 표현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주거 솔루션' 중심의 빌트인 가전을 선보이는 이유는 미국 내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은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중 미국 시장의 비중은 20%에 달한다. 빌트인 가전은 B2B, B2C 모두 공략할 수 있는데다, 제품당 가격대가 높다. 똑같은 냉장고라도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양사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워 생활가전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빌트인 가전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