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랍에미리트로 출국…중동‧동남아 사업 점검 전망
사법리스크 부담 완화…내부 결속 강화‧사업 기회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이승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이승석 기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명절 연휴 기간을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돌며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업 현황을 살펴왔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출장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출국해서다. 사법 리스크 부담이 줄어든 이 회장이 경영 외연을 더욱 넓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이번 출장에는 김원경 경영지원실 글로벌공공업무실장(사장)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중동에서 현지 사업을 점검한 뒤 동남아시아로 이동, 현지 사업과 업계 동향을 살필 예정이다. 

이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았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았다.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 산악터널 공사 현장 등을 점검하고, 이집트 삼성전자 가전제품 공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스라엘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 신기술과 스타트업 투자 현황을 보고 받기도 했다. 2022년 추석에는 삼성전자 멕시코·파나마 법인을 찾아 중남미 사업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명절 기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현장과의 온도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보고'를 받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지 임직원과 스킨십을 통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현지 사업 보완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이 회장은 해외 파견 인력 외에도 현지 직원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이들의 의견을 청취해왔다. 총수의 이 같은 행동은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이 회장이 1심 재판 직후 출장에 나선 이유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 변경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뤄졌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이후 경영권 승계로 사법 리스크를 겪고 있다. 무죄 선고로 '불법 승계' 의혹이 해소된 만큼, 총수로서 경영 보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중동과 동남아시아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중동의 경우,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가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융복합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도시 인프라부터 IT 기술까지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 영역에서 연구개발(R&D)도 활발해 협력을 꾀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는 삼성의 생산기지가 포진해 있다. 베트남에만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들이 생산과 판매, R&D기지를 운영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주요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TV를 양산하고 있다. 상반기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시작으로 DX 부문 신제품이 연이어 출시될 예정인 만큼, 생산 현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 실적 방어를 위해 중동, 동남아시아는 챙겨야 하는 지역인 셈이다. 이에 이 회장은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미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총수 공백의 영향을 받았던 점을 고려해 내부 다독이기에도 나설 전망이다. 이 회장은 재판 기간 각별히 임직원을 챙겼다. 지난 2022년 해외에서 명절을 보내는 삼성 계열사 소속 장기 출장 임직원 20명의 가족에게 굴비 세트를 선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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