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보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중점...캐릭터 자체 매력만으로 승부“

스타프렌즈 전시 포스터. /사진=KB금융그룹
스타프렌즈 전시 포스터. /사진=KB금융그룹

[데일리임팩트 이승석 기자] "저희는 아이돌을 키우는 연예 기획사인 거죠."

여의도 KB국민은행 신사옥을 찾은 지난 13일. KB금융그룹이 주최하는 '스타프렌즈와 함께라면 언제든지 즐거워'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스타프렌즈는 KB금융그룹을 대표하는 공식 캐릭터로, 2020년 11월 처음 공개됐다. 키키(토끼), 아거(오리), 비비(곰), 라무(라마), 콜리(브로콜리) 총 5종류의 캐릭터들이 꿈을 찾아 각자 다른 별에서 지구로 왔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캐릭터별로 각자의 MBTI도 있다.

KB국민은행 신사옥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 /사진=이승석 기자
KB국민은행 신사옥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 /사진=이승석 기자

신사옥 로비에 들어서면 스타프렌즈 캐릭터와 자유롭게 찍을 수 있도록 마련된 포토존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포토존을 지나 위치한 전시 공간에는 스타프렌즈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그림들이 걸려 있다.

그림에는 벽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방학 계획표를 짜는 모습, 눈사람 앞에서 눈싸움을 하는 모습 등 대체로 겨울 풍경들이 담겨 있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연말연시 시즌에 맞춰 겨울 배경의 그림들을 주로 전시했다"며 "이후에는 다른 계절 그림들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신사옥 1층 전시 공간 전경. /사진=이승석 기자
KB국민은행 신사옥 1층 전시 공간 전경. /사진=이승석 기자

눈에 띄는 점은 전시된 그림들이 얼핏 봐서 국민은행 캐릭터라는 걸 알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캐릭터는 물론, 그림의 어디에도 'KB'를 연상할 수 있는 상징물이 없기 때문이다.

스타프렌즈 기획을 맡은 이진영 KB금융그룹 디자인유닛 팀장은 "기업색을 최대한 지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룹의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브랜딩 요소로 만든 것 "이라며 "광고나 홍보 목적으로 캐릭터를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를 이용해 직접적으로 광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프렌즈는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서 활용되고 있다. 고객이 캐릭터와 대화를 하듯 상호작용하는 리브 넥스트의 금융 거래 서비스 '콜리와의 대화'가 대표적인 예다. KB금융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스타프렌즈가 출연하는 '오늘도 애쓰지 YO'라는 자체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이를 통해 KB금융그룹은 스타프렌즈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아이돌'로 성장시킨다는 계획.

올해 처음으로 전시회를 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팀장은 ”적극적으로 큰 공간에서 노출시키기보다는 최대한 기업색을 지우고 소극적으로 접근하려 한다"며 ”그래야 캐릭터만의 매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라벨에 스타프렌즈가 그려진 와인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라벨에 스타프렌즈가 그려진 와인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전시 공간 한켠에는 스타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와인과 벌꿀 등의 굿즈도 전시돼 있다. 와인병 라벨에는 생소한 전문용어 대신 아거와 라무가 그려져 있는데, 이 독특한 디자인으로 2022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벌꿀은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건물 옥상에서 직접 양봉해 얻은 것이라고. 

이 팀장은 "전시회 관람 인원은 하루 백여명 정도"라며 “작은 전시회지만 고객분들이 캐릭터들을 보고 잠시나마 휴식을 즐기면서 따뜻함을 느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여의도 KB국민은행 신사옥 1층 ART 갤러리와 이태원 리브앤라이브 스튜디오에서 내년 2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스타프렌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KB국민은행 신사옥 1층 전시 공간 모습. /사진=이승석 기자
KB국민은행 신사옥 1층 전시 공간 모습. /사진=이승석 기자

한편 KB금융그룹 외에도 많은 은행기업들이 캐릭터 개발과 홍보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 프렌즈'를 내세워 시장에 빠르게 자리잡은 이후 여타 시중 은행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우리은행의 '위비 프렌즈', 신한은행의 '쏠 익스플로러스", 농협은행의 '올원 프렌즈'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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