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갓생한끼 2탄 행사 개최
네이버 미래에셋의 '성공한 꼰대'
청년 20인 대상으로 진정성 조언
“힘들어도 어려운 도전 해야 한다“

11일 서울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의 '갓생한끼' 행사에 참여한 박현주(왼쪽) 미래에셋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 = 한국경제인협회
11일 서울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의 '갓생한끼' 행사에 참여한 박현주(왼쪽) 미래에셋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 = 한국경제인협회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열에 아홉은 성공하지 못한다. 사실 열명 중 여덟아홉 명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같다. 최선을 다하는 한두 명만이 포기하는 결정도 할 수 있고, 계속 가는 결정도 할 수 있다”

11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미래에셋 센터원에서 개최한 ‘갓생한끼’ 2탄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2030세대의 멘토로 나선 최 대표는 실패와 성공에 대한 다른 관점을 이야기했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야 말로, 진정한 도전자만이 할 수 있는 결정이라는 것. 갓 마흔을 넘긴 나이에 국내 대표 IT기업의 수장에 도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심이 담긴 조언이었다. 

갓생한끼는 한경협이 발표한 중장기 발전안(New Way Initiative)의 일환으로 기획한 행사다. 한경협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지닌 보수적이고 경직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청년층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청년층에게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가 정신을 심어줌으로써 젊은 기업인 육성에 기여하겠다는 게 한경협의 목적이다. 

때문에 행사 참가자는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26일까지 응모한 신청자 중 △재능기부의 창의성 △실현 가능성 △계획의 구체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돈(경매)이 아닌 사회를 위한 재능기부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다만 지난 5월 열렸던 1회 행사는 화제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 등 뉴스메이커들이 자리했다. 

이번에는 좀더 청년층의 도전과 미래라는 주제에 무게를 실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IT계 국가대표라 불리는 두 리더가 갖는 상징성에 주목해 멘토 리더를 선정했다”라며 “또한 이들은 최근 청년 세대들이 관심 갖는 분야이기도 한 금융에 가장 알맞은 리더”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멘토로 선정된 두 사람은 '아래부터 시작해 정상에 오른 기업가'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동양증권(현 유인타증권) 입사 3개월만에 대리로 승진한 데 이어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서 최연소 지점장이 되기도 했다. 1997년 미래에셋을 창업한 뒤 주식형 펀드, 적립식 펀드와 같은 새로운 투자상품을 선보인 박 회장은 자본시장의 개척자이자 최고의 금융전략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2번의 인수합병(M&A)를 통해 그룹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덕분에 미래에셋금융그룹을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17개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최 대표는 1981년생 젊은 리더다. 네이버 출신으로 로스쿨을 밟은 뒤 기업법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 네이버로 돌아온 대표로 낙점됐다. 회사의 성장방식과 조직문화에 대해 이해가 깊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그동안 해외 진출을 모색해왔는데, 최 대표 취임 이후 속도가 붙었다. 네이버는 전 세계 세번째, 국내에서는 최초 공개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콘텐츠, 커머스, 검색 등 주요 사업에 적용 중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와 같은 첨단 ICT 기술력을 내세워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전환(DX) 파트너로 낙점되는 등 영역 확장도 순항하고 있다. 사업 확장 외에도 최 대표는 조직문화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컴패니언 데이와 같은 소통행사를 통해 조직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는 중이다.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 두 멘토는 △스타트업 대표 △직장인 △대학생 △의사 △프리랜서 △유학생 △인턴 등으로 다양한 청년 20인과 2시간 동안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미래에셋센터원 로비 내의 '갓생한끼' 행사 안내 포스터. 사진 = 한나연 기자
미래에셋센터원 로비 내의 '갓생한끼' 행사 안내 포스터. 사진 = 한나연 기자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들의 ‘중.꺾.그.마’는?

1부 행사에서는 박 회장, 최 대표와 청년들 간의 대담이 진행됐다. 이들은 청년들을 만난 소감을 비롯해 △출연 결심 이유 △평소 갓생 일과 △앞으로의 꿈과 계획 △기업가정신 및 기업인의 사회적 기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2부 행사에서는 리더와 그룹별 10명의 참가자가 함께 샌드위치를 먹으며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불가능을 넘어서는 도전, 꿈을 위한 갓생’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갓생한끼 2탄에는 유행어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에 한 단어가 더해진 ‘중·꺾·그·마’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의미.

박 회장은 청년들에게 “가능하면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라며 “기본이 없이 불가능한 상상을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업에서 만난 청년 세대들에 관해 박 회장은 “젊은 세대들은 저희 때보다 훨씬 도전적인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최 대표 역시 “하나하나 전문성도 높고 능력들도 좋고 일하는 데에 있어서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청년들이 평소 궁금했던 점을 자유롭게 물어보고 리더들이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리더라는 공통된 특징을 가진 두 사람과 청년 간에는 도전을 결심하게 하는 핵심 철학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최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시절 인수합병(M&A) 경험을 언급하며 “대표라는 자리는 올해의 재무제표를 만드는 자리라기보다는 5년 후를 준비하는 자리라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박 회장은 투자 산업의 성장성과 전망을 언급하며 “불가능한 상상을 한다는 얘기는 어려운 도전을 한다는 얘기”라며 “그 도전을 해야 된다”라고 답변했다.

11일 '갓생한끼' 행사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친필사인 책과 기념품. 사진 = 한나연 기자
11일 '갓생한끼' 행사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친필사인 책과 기념품. 사진 = 한나연 기자

“박 회장, 소통의 중요성과 더 넓은 시야 중요성 강조”

행사가 끝난 이후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에 만족했다며 향후 저마다 재능기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 A씨는 데일리임팩트에 “대학생, 온라인 셀러(Celler, 판매자) 신분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라며 “재학 중인 대학교 커뮤니티에서 3명을 무작위 추첨해 온라인 판매에 대한 강의 진행을 약속했다”라고 향후 재능기부 계획을 밝혔다.

A씨는 행사 중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최 대표의 발언을 꼽았다. “AI가 미래에 모든 직업을 대체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기에 AI로 대체되는 직업들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최 대표의 말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재능기부로 청소년 대상의 한국 기업사, 경제사 강의 봉사를 계획했다는 B씨는 데일리임팩트에 “대학생 신분으로 참여했고 갓생한끼가 개인적으로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라며 “각 기업의 최고 경영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고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한경협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박 회장이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청년으로서 더 넓은 시야를 갖기를 추천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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