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LG전자가 미국 알래스카에 히트펌프 연구소를 세우고, 극지방 연구가 활성화된 현지 대학과 협력해 고성능 냉난방공조(HVAC)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히트펌프는 냉난방공조의 핵심,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선 건 냉난방공조 사업을 향한 LG전자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최근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는 LG전자는 냉난방공조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LG전자는 향후 냉난방 솔루션 R&D 조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6일 LG전자에 따르면, 냉난방공조(HVAC) 제품에 적용할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 알래스카에 연구실을 신설하고, R&D 컨소시엄(CAHR)을 발족했다. 컨소시엄에는 극지방 연구가 활성화된 앵커리지대, 페어뱅크스대가 참여한다. 

연구실은 앵커리지대와 페어뱅크스대의 캠퍼스에 구축된다. 실제 주거공간처럼 꾸며 히트펌프 기반의 냉난방시스템, 온수기 등을 설치한 뒤 제품 성능을 검증하게 된다.  

LG전자가 이 같은 시설을 세운 것은 외부 환경에 민감한 특성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질 경우, 히트펌프 냉매를 압축시키는 압력이 줄어들어 순환하는 냉매량이 적어진다. 그만큼 난방 성능도 떨어진다. 이에 기온을 포함해 난방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적용, 장시간 반복적으로 시험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어떤 환경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방 성능을 내는 히트펌프를 만들기 위해선 혹한 환경에서 제품을 개발, 검증할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눈이나 비, 극저온 같은 다양한 환경조건과 고려하지 못했던 변수를 반영해 시험할 경우, 난방 성능은 물론 전반적인 품질, 신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경영자(CEO)인 조주완 사장은 지난 7월 '2030년 연간 매출 100조원 달성'을 공언하면서 △비(非)하드웨어 △B2B △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대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B2B는 냉난방공조가 구심점으로, 2030년까지 사업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는 2020년 2020억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공조 시장이 2030년 358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7년 뒤 400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다. LG전자는 맞춤형 냉난방공조 솔루션으로 관련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냉난방공조 사업은 순항 중이다. 올 3분기 LG전자 H&A사업본부는 전사 매출의 36.%, 영업이익의 50.62%를 책임졌는데, 냉난방공조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미국 캘리포니아주정부와 협업해 2030년까지 히트펌프 600만대를 공급하는 사업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냉난방공조 사업 경쟁력이 입증됐다고 보고, 사업 기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주요 공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만든다. 전 세계 공조 시장의 37%를 차지한 북미, 유럽에 연구개발,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냉난방 탈탄소·전기화 추세를 활용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컴프레서, 모터, 열교환기, 인버터, 히트펌프에 이르기까지 핵심 부품 기술력(코어테크)을 끌어올리기 위한 R&D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동시에 냉난방 솔루션 관련 글로벌 R&D 조직을 지속 확대한다.

이재성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글로벌 히트펌프 산업의 미래를 주도하며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공조기술의 비약적 성장이 기대되는데,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과 환경을 생각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 냉난방공조 시장의 선도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