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500개 기업 중 韓기업 수는 53개…불과 2.1%
韓 R&D 규모 1.7배 늘어날 때 …美 2.3배·中 9.6배 증가
상위 5개 기업 의존도 75.5% 달해…"인센티브 등 정책 필요"

2021년 주요국 R&D 상위 기업의 연구 투자비 집중도./자료=전경련.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액 증가 수준이 주요국에 비해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5·중국과 비교해 1위 기업에 대한 R&D 투자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삼성전자의 투자액이 전체 R&D투자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전세계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을 분석, 국가별 현황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2013년부터 국가별 R&D 현황을 분석해왔다. 

2021년 말 기준 R&D 투자 기업 보유국 1위는 미국으로 해당 국가 기업의 수는 822개(32.9%)나 됐다. 중국 역시 678개(27.1%) 기업이 투자를 활발히 단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중국 기업이 R&D 투자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로써 G2의 양강 체제가 구축된 모습이다. 뒤를 이어 일본(233개·9.3%), 독일(114개·4.6%), 영국(95개·3.8%)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은 53개(2.1%)에 불과해, 국가별 순위에서 9위에 턱걸이 했다. 

투자액에서도 G2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1년 기업들의 투자 총액은 전년 대비 16.9% 증가한 약 1조2032억달러(약 1546조원)를 기록했다. 이 중 미국기업의 투자액은 40.2%로, 4837억달러(약 621조6000억원)나 됐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기업의 R&D 투자액은 377억달러(약 48조5000억원)로 전체의 3.1%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기업들의 R&D 투자 의지가 점차 소극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GDP 대비 R&D 투자액 증가와 비중 증가가 경쟁국보다 떨어져서다.

우리나라 기업의 2021년 말 R&D 총액은 2013년(218억달러) 이후 8년 간 1.7배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 기업은 224억달러에서 2155억달러로 9.6배 늘었다. 미국 기업 또한 2129억달러에서 4837억달러로 2.3배 증가했다. GDP 대비 R&D 비중 역시 경쟁국보다 낮다. 2021년 말 2.1%로 2013년 말 대비 0.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은 1.2%포인트 증가했고 미국·독일 0.8%포인트, 일본도 0.7%포인트 확대됐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상위기업의 R&D 투자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삼성전자의 비중은 R&D 투자의 49.1%를 차지했다. 주요국의 1위 집중도는 미국(알파벳) 6.3%, 일본(토요타) 7.6%, 중국(화웨이) 10.0%로 우리나라보다 적었다.

상위 5개 기업으로 넓혔을 때 편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현대자동차·LG화학 등 상위 5개 기업의 R&D 투자는 전체의 75.5%에 달했다. 미국(23.7%), 중국(22.2%), 일본(26.1%)의 상위 5개 기업 의존도는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실상 민간 투자에 기대고 있지만 인센티브가 적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 동력도 떨어지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R&D 투자는 첨단 기술 생태계 확장의 마중물이 되는 만큼, 기술 강국 위상에 걸맞게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련도 정부가 투자 환경 조성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주요국은 R&D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등 R&D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며 "인센티브 확대 정책 등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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