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차 세계대전-. 4명의 아들이 군대에 간 가정. 그 가운데 3명이 이미 전사했기에 막내라도 살리라는 명령이 내려온다. 이 임무를 맡은 수색대원들은 생각한다. ”왜 한 명을 위해 여러 명이 목숨을 걸어야 하지?”-.8명의 대원 중 6명의 희생으로 막내는 살아 돌아온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년 작)의 줄거리다.‘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재미와 뭉클한 감동을 주는 미국 영화다. 수색대장 밀러 대위(톰 행크스 분)는 얼굴도 모르는 라이언 일병을 찾아 돌아오라는 명령에 황당해한다. 그는 8명으로 수색대를 꾸려 불굴의 투
내년이면 70주년을 맞이하는 한미동맹이 시혜적인 관계에서 호혜적인 관계로 진화했다. 지난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8705자, 영문 2842단어)을 보고 느끼는 소감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동맹은 이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두 혈맹의 군사안보, 경제기술안보, 인도태평양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포괄하는 전략동맹으로 발전했다.공동성명은 한미 양국을 “민주주의, 경제,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global leaders in democ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활성화돼 기부자 수가 증가하면서 비영리단체들도 함께 성장해왔다. 우리 사회의 공익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몇몇 기부금단체의 투명성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부 포비아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미국의 경우, 국가의 비영리단체에 대한 검증은 확실하고 분명하다. 일례로 2015년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와 워싱턴D.C 및 50개 주 법무장관이 미국암기금 등 총 4곳을 연방법원에 제소한 사건이 있다. 이 단체들이 기부금 사용
문화재가 된 삼성전자의 64K D램삼성전자는 1983년 12월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반도체를 개발, 상용화했다. 이 반도체는 2013년 8월 27일 국가등록 문화재 제563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첨단 기술이라는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집적회로의 실용화로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의 전이를 가속화시켰다”는 점을 인정, 문화재로 등록했다.삼성전자는 1974년 12월 파산 직전의 미국 합작기업 한국전자통신을 인수, 반도체 산업에 첫발을 내딛는다. 고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인수했다는 바
우리나라 정부가 여성 과학기술인력에 관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게 된 시기는 2000년대 초이다. 2002년에 이루어진 여성과학기술인(이하 여과기인) 지원과 육성에 관한 정부의 정책은 과학기술진흥법 제정(1967년) 시기에 비해 역사가 그리 길다고 할 수 없다.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된 경제발전 과정에서 과학기술은 국가 경제력의 핵심 요인으로 인식되었다. 1997년에 수립된 과학기술혁신 개발계획에는 과학기술 분야 인적 자원의 역외 유출 또는 이공계 이탈(기피) 현상이 광범위한 사회적· 정책적 이슈로 등장하였다. 이 시기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함으로써 새 정부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가 명확해졌다. 앞으로 새 정부가 국가정책에 자유의 가치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자유에 대해 깊이 논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작성한다.사실 서구에서는 오래전에 개인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피를 흘렸지만,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과 더불어 미 군정과 정치엘리트들이 자유를 국민들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하여 자유의 고귀함을
이번 주 초반 포털 뉴스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제작한 ‘애티켓’(아이+에티켓을 말함) 캠페인 동영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동영상 속 주인공은 요즘 미디어에서 가장 ‘핫하다’는 오은영 박사. 오 박사는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답게 어린아이의 마음을 십분 헤아려 식당에서 우는 아이나 옷에 커피를 쏟는 등 실수하는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캠페인을 하자고 제안한다. ‘저출산 극복’ 위해 만든 동영상이지만그런데 이 동영상을 본 후 불편함을 느낀 네티즌들 사이에 설왕설래가 있었던 모양이다. “동영상 내용이 전반적으로 배려를 강조하는
지난 8일 김지하 시인이 영원히 우리들 곁을 떠났다. 1960~70년대 대학생활을 했던 사람들 중 고인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고인은 반독재 만주화 투쟁의 선봉에서 펜으로 맞선 투사였다. 실천적 문인으로 민주화를 위해 투옥이 거듭된 삶을 산 저항 시인이었다.‘민족적 민주주의 조사(6·3사태), 오적(五賊), 분씨물어(糞氏物語), 타는 목마름으로, 새’ 등등-. 고인이 남긴 역작들이다. 특히 국가권력의 부정부패를 질타한 담시 ‘오적’과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타는 목마름으로’ ‘새’ 같은 절창은 젊은이의 피를 끓게 만
가상자산 시장에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한국인이 만든 블록체인으로 잘 알려진 테라(Terra)의 메인넷 코인인 루나(LUNA)와 테라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인 테라USD(UST)의 가격이 단 이틀 만에 대폭락하였다. 루나의 경우에는 가격이 0에 수렴하였고, 1달러에 고정된 UST는 0.1~0.2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5월 15일 현재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정지되었고, 루나는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었다.테라의 루나와 UST 가격 폭락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동네에 있는 건널목 신호등은 어른·아이 가릴 것 없이 잘 지키지 않는다. 봄날에 피는 꽃도 질서를 잊어버린 듯하다. 산수유, 개나리, 목련, 벚꽃, 철쭉 순서로 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다. 날수를 세지 않고 하루이틀 상간에 피어대니 거의 한꺼번에 피는 것 같아서 어지럽다.꽃이 먼저 나오고 잎이 나오던 벚나무·철쭉도,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잎과 꽃이 함께 나오거나 아예 잎부터 나오고 꽃이 핀다. 그러다 보니 예년보다 덜 예쁘게 보인다. 지난 2일 덕유산 정상은 상고대(나무서리)가 장관이었다고 한다. 더욱이 강원 산간에서는
청와대 시대가 가고 용산시대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식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했다. 취임사는 ‘구체적인 정책과 국가 과제를 상세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자유·인권·공정·연대라는 보편적 가치를 내세워 국정 운영의 기본정신을 천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취임사의 핵심 키워드는 자유였다. 무려 35번이나 자유의 가치가 강조됐다. 그러나 통합이나 협치의 메시지는 없었다. 자유, 인권, 공정이라는 가치는 함께할 때, 즉 연대가 이뤄질 때 실현 가능해진다. 연대는 바로
2016년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4대 1 완승을 거두면서 대중도 AI시대의 도래를 알게 되었다. 이후 AI가 의사·변호사 등 고임금 전문직들조차 모두 대체하고, 궁극적으로 사람이 동물같이 무능한 무엇인가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AI로 인해 도래할 디스토피아에 대한 예측은 대중적인 불안과 호기심을 자극했다.마침내 이런 배경하에서 2017년 스티븐 호킹, 닉 보스트롬 등 과학자와 관련 산업 CEO 등 2000여 명이 모여“인공지능 기반 무기경쟁을 피해야 한다.”등 AI 개발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말 서점에 들렀을 떼 한 잡지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월간 문화전문지를 표방하는 이 잡지의 표지 카피가 '문화대통령'이어서 "엇!"하고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 것이다. 내용을 보니 테마기획이라는 제목 아래 평론가나 문화 쪽 기자 등 5명이 선정한 5명의 스타를 소개하는 코너였다. 대중음악가 서태지, 성악가 조수미, 농구스타 허재, 최근에도 활약을 하는 MC 유재석, 그리고 특별히 어린이들의 친근한 벗이 된 뽀로로를 문화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었다.모두 30여 년 전에 시작해서 이제 정상
지난 몇 달간 대통령 집무실의 입지와 공간에 대하여 많은 말들이 있었다. 공간이 사람의 생각과 행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여러 사람이 주장한다. 또한 작년에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확정되며 반세기 만에 새로 짓게 되는 의회 건물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여의도와 다른 어떤 민의의 전당이 나타나서 국회의원들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 놓을지 자못 궁금하다.비중 있는 공공건물을 새로 마련한다고 할 때 사람들은 뭔가 좀 상징성 있는 건물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근현대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지어진 많은 중요 공공건물들도 나름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국무회의를 오후로 늦췄다. 국회는 오후 본회의 개정시간을 오전 10시로 앞당겼다. 검수완박 관련 법안의 국회 의결과 공포를 위한 꼼수 조치들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는 일말의 기대도 무산됐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문 대통령은 끝까지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했다. 지지층으로부터 욕먹을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지층은 똘똘 뭉쳐 그를 지지했다. 그의 임기 말 지지율 40%대는 그래서 유지된 것이다. 결코 자랑할 수치가 아니다. 끝까지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징표일 뿐이다.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다. 세계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미국의 연지준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명간 정책금리를 0.5%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 조정 폭이 0.25%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폭 인상이다.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8.5% 오르며 올 들어 가팔라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책 금리가 0.5% 미만이어서 연내 2% 수준까지 올린다면 큰 폭 조정이 불가피하다.인플레이션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수요가 늘어 물가가 오르는 경우이다. 정책 금리 인상은 이런 인플레이션에 주효
극우 포퓰리즘이 미국과 유럽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지난 24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4)이 58.5%를 득표해 41.5%를 얻은 극우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58)를 누르고 낙승했다. 나폴레옹 이후 프랑스의 최연소 지도자인 마크롱은 2002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프랑스 대통령이다.1세기 만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발(發) 물가 폭등, 서민 경제난까지 덮친 상황에서 프랑스 국민은 친세계화 중도주의를 내세운 개혁 성향
다음 달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동시에 우리 사회에는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있게 된다. 전직 대통령은 법률에 따른 예우를 받는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의 2(기념사업의 지원)에 따르면 기념관 건립, 관련 사료 수집, 업적 연구에까지 지원금을 제공한다. 2020년 기준 1만여 개에 이르는 공익법인 중에는 전직 대통령을 기리는 13개의 재단과 기념사업회가 있으며, 2021년 공시기준으로 이들 단체의 재정 규모는 총자산 1830억 원, 총수익 204억 원에 이르고 있다.기념사업회(또는 재단)는 대부분 어느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면서 탈원전 정책 기조에 의하여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와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 중단과 계속운전 금지 등이 시행되던 시절, 원자력계 인사들의 심각한 고민을 공유했던 기억이 난다.5년이 지난 후,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정책·공약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폐지하고 원전기술 개발과 수출 확대로 원전 최강국을 건설하겠다고 하였다. 신한울 3·4호 건설 재개와 가동원전의 계속운전 등을 통해 기저전원으로서 원자력발전(원전) 비중을 30%대 유지하겠다는 원자력 진흥정책 기조이다.원전
민주화 이후 등장한 새로운 정치현상이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여소야대’ 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국회 소수당 출신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여소야대’가 다시 등장했다. 국민의힘은 113석으로 국회의석 과반수에 미달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72석의 소위 ‘거대 야당’이 되었다.그런데 대통령직을 차지한 국민의힘이 여당인가, 국회 의석의 과반 이상인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인가? 1988년 총선 이후 여소야대가 세 차례 이상 등장했으나 언론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아서 용어상의 혼란이 계속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