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탈석탄 선언하고도 손보사 중 석탄자산 비중 1위
자산 중 발전사 회사채만 80%이상...석탄투자 철회 계획도 없어
"친환경 투자 확대로 발전사 경영악화...자금수혈 필요"

사진. DB손해보험.
사진. DB손해보험.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국내 금융사 최초 탈석탄을 선언한 DB손해보험이 여전히 국내 손해보험사 중에서 석탄 자산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좌초자산이 될 수 있는 석탄 산업에 투자 중인 DB손해보험이 투자 리스크 관리를 위해 탈석탄 정책과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발간한 '2022 화석연료 금융 백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의 석탄 자산 규모(2022년 6월 말 기준)는 2조321억원으로 국내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석탄자산이란 석탄 관련 기업 주식이나 회사채 구매 및 국내외 프로젝트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한 자산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국내 금융기관 중 80%이상(약 45조4000억원)의 석탄 자산을 보유한 상위 10대 금융기관에 포함됐다. 10개 기관 가운데 총자산 대비 석탄 자산 비중도 가장 높았다.

산업은행의 한전 지분을 제외하면 DB손해보험 4.93%, 흥국생명 4.63%, 수출입은행 2.44%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석탄 금융 상위 10개 금유익관 자산대비 석탄 자산 비중과 규모 (2022년 6월말 기준)자료. 2022 화석연료 금융 백서
국내 석탄 금융 상위 10개 금유익관 자산대비 석탄 자산 비중과 규모 (2022년 6월말 기준)자료. 2022 화석연료 금융 백서

DB손해보험의 경우 석탄 자산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발전공기업 회사채 비중이 80% 이상이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서도 석탄 투자액도 가장 많았다. DB손해보험은 2조321억원, 삼성화재 1조1672억원, 롯데손해 9423억원, 현대해상 8722억원, KB손해 516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DB손해보험의 높은 석탄 자산 비중은 탈석탄 선언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어 선언의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9년 DB손해보험은 국내 금융사 최초로 탈석탄 선언을 했다. 이에 석탄발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직접 투자·융자 뿐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DB손해보험에 따르면 탈석탄 선언 이후 신규 석탄 관련 투자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투자 중인 석탄 기업 회사채 중도 매도나 만기 후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 발전 공기업들은 여전히 석탄발전을 취급하고 있어 자금수혈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발전사들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당분간 발전산업 지원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회사채의 경우 만기전 중도 매도시 수수료가 발생하기에 투자 자산에 대한 철회 입장을 쉽게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도 나온다.

실효성 위한 정책·로드맵 필요해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탈석탄 선언이 '보여주기식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별 탈석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규 석탄발전 사업 투자 중단만으로는 투자 실무에 있어서  탈석탄 선언 전후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회사채의 경우 만기 이후 연장은 하지 않겠다는 세부 내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비영리 기관 우르게발트에서는 석탄 산업·기업·투자 배제 범위 등 3가지 기준으로 탈석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환경규제와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탈석탄' 기준이 높아지면서 석탄투자 관련 회사채 만기 시점과 투자 전략을 담은 '탈석탄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데일리임팩트에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어느 시점에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하는지를 담은 로드맵이 금융사 투자자들에게 있어 기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요소"라며 "손보사 포함한 금융업계에서 탈석탄 선언에서 나아가 로드맵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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