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화물연대 총파업 예고…여름 물류대란 악몽 데자뷔

갈 길 바쁜 철강업, 경기침체·단가하락에 제품출하 비상 ‘삼중고’

시멘트도 오봉역 사고·철도노조 파업 겹치며 물류대란 심화 예고

지난 14일 오전 11시 공공운수노조 2층 모아홀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화물연대본부
지난 14일 오전 11시 공공운수노조 2층 모아홀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화물연대본부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지속 및 제도 적용 등을 요구하며 다시 한 번 총파업을 예고해 철강업계에 지난 여름 물류대란 악몽이 엄습하고 있다.

부진한 시황에 태풍으로 인한 수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 출하마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침체기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봉역 사고로 물류가 차질을 빚고 철도노조 파업까지 겹칠 경우 여름 물류대란을 뛰어 넘는 혼란이 예상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 및 제도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는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안전운임제란 화물차주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해 적정 임금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앞서 화물연대는 올해 6월에도 8일간의 총파업 끝에 국토교통부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품목 확대 등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하고 파업을 끝낸 바 있다.

하지만 당시의 합의를 화물연대는 일몰 폐지로, 국토부는 일몰 연장으로 해석한 탓에 화물연대는 국토부 측에서 안전운임제 지속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재차 파업을 예고한 것이다.

정부는 당시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피해액이 8일간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은 유례없이 강력한 총파업이 될 것이 일시에 모든 산업이 멈추는 총파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남도 광양시 소재 포스코 광양제철소 4고로 전경. 사진.포스코
전라남도 광양시 소재 포스코 광양제철소 4고로 전경. 사진.포스코

가뜩이나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제품 출하 쇼크까지 겹치면 철강업계 피해는 기하급수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둔화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철강재 수요 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초까지 기승을 부렸던 원자재값도 낮아져 수요사 공급가격 하락도 불가피하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92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1% 급감했다. 포스코의 경우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로 고로 가동이 중단돼 초유의 공급난을 빚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도 4169억원으로 한달 전 5362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낮아졌다. 동국제강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614억원으로 종전의 1618억원보다 소폭 낮아졌다.

만약 화물연대가 대형 트럭 차량 등으로 공장과 입구와 항구를 틀어막고 출하를 막는 방식으로 파업을 실시하면 화물연대 소속 차량의 경우 운송용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철강업체 입장에서는 생산된 철강재를 수요사에 공급은 물론 처리할 방법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실제로 지난 6월 파업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경우 매일 2만톤의 제품이 출하되지 못해 창고가 포화상태에 달해 도로나 공장 주변에 제품을 쌓아뒀다. 이마저 한계에 다다르자 선재와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상황이 심각한 것은 철강업계 뿐만 아니다. 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상사고로 공급이 더뎌진 시멘트업계나 건설현장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발생한 코레일 직원 사상사고로 인해 대형 7개 시멘트사들은 코레일로부터 오봉역 출발·도착 시멘트 열차의 운행 중지와 타 운송수단으로의 전환을 통보받은 바 있다.

시멘트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출하는 여전히 중지된 상태이며 재고는 소진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오봉역 시멘트 열차는 여전히 중지된 상태”라며 “오봉역 기준 평소 운행하는 분량에서 한 30~50% 정도를 못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BCT 트럭으로 운반 중인데 트럭 대수도 충분치 않고, 거리가 멀어지니 운반비도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BCT는 레미콘의 원재료인 시멘트 제품을 벌크 단위로 운송하는 차량을 뜻한다.

이 가운데 화물연대와 화물노조가 동시에 파업할 경우 육로 출하가 막힐 경우 시멘트장 소성로(시멘트의 반제품을 생산하는 가마) 중단이 불가피하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충북 제천 아세아시멘트 공장과 강원 강릉 한라시멘트 옥계공장에서는 각각 소성로 3기 중 1기씩이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제주도 내 공공 건설 현장 235곳 중 50곳에서 공사가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그야말로 ‘올 스톱’”이라며 “화물연대와 철도노조가 동시에 파업에 들어갈 경우 분야를 막론하고 유통길이 거의 막힌다고 봐야한다. 시멘트의 경우 타격이 제일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철도가 막히는 것은 물론 BCT의 경우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트럭으로 운반을 해야 하는데 그런 트럭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 소모는 물론 모든 건설현장 자체가 사실상 기능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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