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질문 쏟아내, 패널들 당황하는 모습 '역역'
‘듣는 포럼’ 탈피…확연히 다른 분위기 연출
포항시, “패널 제안과 주민 의견 반영에 최선”

 

지난달 30일 열린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 포럼에 참석한 주민이 행사장을 꽉 채우고 있다. 사진 ‧ 데일리임팩트 db
지난달 30일 열린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 포럼에 참석한 주민이 행사장을 꽉 채우고 있다. 사진 ‧ 데일리임팩트 db

[대구 경북 = 데일리임팩트 김인규 기자 황진영 기자] 포항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을 위한 포럼의 성공 개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호미반도에 위치한 동해면, 호미곶면, 구룡포읍, 장기면 주민 250여명이 참여해 패널을 향한 송곳 질문이 쏟아지는 등 포럼을 뜨겁게 달구었다.

통상적으로 포럼 참여자들은 패널의 설명을 듣는 자리로 여겨졌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성공적인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을 위한 포럼'은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참여주민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듣는 포럼’을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 A씨는 “2027년 완공시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을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도록 확실히 각인 시켜줄 만한 홍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물었다.

이주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좌장)은 “해양정원은 해양생태 탐방, 힐링, 어촌체험 마을 등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여러 가지 코스 중 1박 2일 또는 4인 가족 기준 10만원 상당의 비용으로 숙박과 체험 중심의 세부 사업장을 돌아 볼 수 있도록 주제별로 묶어 프로그램화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들어 어촌은 고령층이 많음으로 창의적 사업 구상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독창적인 아이디어 도출과 사업 참여 극대화를 위해 청년 플랫폼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민성 오씨에스도시건축사무소 이사(패널)는 “해양정원 조성은 해양정원의 건축물이나 시설물을 보러 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호미반도가 가지고 있는 해양생태적 가치, 지질적 가치, 해녀문화 체험 등이 메인이다”고 밝히고, “어촌체험마을이나 해양정원센터 등은 호미반도가 가지고 있는 해양자원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방문객들을 위한 서비스적인 시설이라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김민성 오씨에스도시건축사무소 이사(왼쪽에서 두번째) 주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데일리임팩트 db
김민성 오씨에스도시건축사무소 이사(왼쪽에서 두번째) 주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데일리임팩트 db

주민 B씨는 “(호미반도)해안마을은 밤마다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스쿠버 다이빙 등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의 무분별한 어획활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사업을 해준다면 좋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부터 제시하고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돌직구를 날렸다.

주민 C씨는 “사업 진행에 있어 구체화할 시기에 접어들면 주민 또는 이해관계자 및 관심 있는 분들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간이나 공청회 등을 마련해 주실 수 있는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주아 선임연구원 등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는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 사업이 현재 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상사업 심사가 진행 중에 있어 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해양 전문가들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상사업 심사 통과를 갈망하는 호미반도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이 질문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잘 알려진 안병국 포항시의회 의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주민들의 송곳 질문은 그 만큼 이 사업에 대해 관심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패널들의 제안은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의 기초를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산발적인 시설물 조성보다는 선택과 집중도 사업의 성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포항시의 중요한 사업에 따른 어느 포럼보다도 내실이 있었고, 주민 참여도가 높았다”며 “패널들의 제안과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사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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