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사장단 워크샵 대면 진행…최고 경영진 한 자리에

고객 경험 차별화 강조…포트폴리오 점검 및 실행전략 논의

사업 재팬 이후 중장기 비전 재설정…질적 성장에 무게 실을 듯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LG.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LG.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우리가 만들 고객 경험이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가 미래 경쟁력이다. 미래고객이 누구이고, 정말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미래고객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복합 위기로 경영 환경이 척박해질수록 답은 고객에 있다는 게 구 회장의 판단. ‘고객에 대한 집요한 관심’이 있을 때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핵심 전략이 도출될 수 있는 만큼,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 가치에 더욱 집중해 달라는 요구다. 

30일 LG그룹에 따르면, 전날 구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인(CEO), 사업본부장 등 30여명의 경영진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사장단 워크샵을 가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최고 경영진이 오프라인에서 한 자리에 모인 것은 3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경영 불확실성이 증대될수록 고객 가치 경영야말로 유효한 전략임을 역설했다. 단기 실적, 수익성에만 연연하기 보다는 고객 가치 관점에서 경영 전반을 점검해야 그룹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며 “주도적이고 능동적 자세로 다가올 미래 모습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면서 “미래고객이 누구이고 정말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것이 미래준비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 회장은 “LG가 만들어 낼 고객 경험, 상품, 솔루션, 브랜드 등이 고객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객 가치 경영은 구 회장의 경영 화두다. 그는 시장·소비자·협력사 등 고객을 예의주시할 때,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그룹의 체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무성과와 같은 양적 성장에서 매달리기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질적 성장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실제 LG그룹은 고객 가치 경영에 초점을 맞춘 뒤 사업 재편이 가속화 되고 기술 역량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LG.

한편, 이날 사장단 워크샵에서는 미래 준비를 위한 실행전략을 미래고객 관점에서 점검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가 고객경험 혁신에 대한 본질적 이해와 설계 방안을, 탈레스 S. 테이세이라 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고객가치 실천 전략의 실행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강연 내용을 토대로 오전과 오후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그룹 사업들을 미래의 고객가치와 경쟁력 관점에서 면밀히 살피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LG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고객이 체감하고 인정할 수 있게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축한 사업기반을 토대로 5년, 10년 후의 미래 포트폴리오 방향을 점검하고, 철저히 미래고객의 관점에서 실행 전략을 고민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매년 9월 열리는 사장단 워크샵은 경영 현안과 산업 환경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그룹 경영의 밑그림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특히 구 회장은 워크샵을 통해 디지털 전환·개인화 전략 강화와 같은 화두를 던진 뒤 연말 인사와 다음해 경영전략에 반영해왔다. LG의 경영 방향과 목표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이번 사장단 워크샵을 통해 미래 준비 차원에서의 고객 가치를 강조한 만큼, 그룹의 내년도 경영 전략은 사업 재편 이후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점쳐진다. 그룹 차원에서 전장 시너지를 강화하고, 계열사별로 신사업을 염두에 둔 전략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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