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동화 전략 핵심이자 정의선 회장 역작

성능·디자인 대폭 향상에 보조금까지…가성비도 챙겼다

폭스바겐 ID4 등 미·중·독 순수전기차들과 험난한 경쟁 예상

20일 경기도 하남시 소재 스타필드 하남에서 시승행사를 열고 출시를 발표한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6. 사진.현대차·기아
20일 경기도 하남시 소재 스타필드 하남에서 시승행사를 열고 출시를 발표한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6. 사진.현대차·기아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기아 전동화전략의 선봉 아이오닉 6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순수전기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내민다.

현대차그룹은 보조금 100% 혜택과 국내 최초 세단형 순수전기차라는 점을 무기로 국내에서 흥행을 자신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는 폭스바겐 ID.4를 포함해 미국·독일·중국의 내로라 하는 순수전기차 모델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20일 경기도 하남시 소재 스타필드 하남에서 아이오닉 6 시승행사를 열고 공식출시를 알렸다.

해당 모델은 지난 7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이미 공개된 만큼 현대차는 별도의 론칭행사 없이 시승식을 시작으로 오는 21일부터 아이오닉 6의 공식 출고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이오닉 6는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이자 현대차 자동화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모델이다.

현대차 최초의 세단형 전기차로 기획된 아이오닉 6는 SUV 형태로 출시된 전작 아이오닉 5과 함께 고객의 선택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이오닉 5가 공간 활용성에 집중했다면, 아이오닉 6는 ‘안락하면서도 개인화된 나만의 안식처’라는 실내 콘셉트를 모토로 운전자 중심의 실내 디자인 및 공간성을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과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이오닉 6의 품질 강화를 위해 “양산 과정에서 만의 하나라도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출시 일정을 미루라”며 별도로 특별 지시를 내린 것이 알려지며 이번 모델에 현대차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아이오닉 6는 아이오닉 5와 함께 아산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닉 6는 전작에 비해 날렵하고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 형태로 제작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도 한층 진보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현대차기아
아이오닉 6는 전작에 비해 날렵하고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 형태로 제작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도 한층 진보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현대차기아

성능과 디자인을 모두 챙겼음에도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게 책정된 가격대 역시 아이오닉 6의 강점이다.

아이오닉 6는 전작에 비해 날렵하고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 형태로 제작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도 한층 진보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공기역학적으로 우수해진 만큼 0.21Cd(칸델라)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로 아오닉 5와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음에도 주행거리 및 전기소비효율(전비)이 향상됐다.

77.4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한 18인치 휠 장착 2륜구동 모델의 경우 복합 전비가 6.0km/kWh, 스탠다드 모델의 경우 복합 전비가 6.2km/kWh로 지난 7월 첫 발표 당시 5.7km/kWh의 전비를 기록한 테슬라의 모델 3 스탠더드 RWD 제품을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비를 기록한 바 있다.

전작인 아이오닉 5의 경우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19인치 휠 롱레인지 모델이 복합 전비 5.2km/kWh를 기록했다.

주행거리 역시 동일 조건의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아이오닉 6는 524km로 전작인 아이오닉 5의 458km에 비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업그레이드 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아이오닉 5에서는 내비게이션에만 적용 가능했던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합 제어 장치·서스펜션·브레이크 등 훨씬 폭 넓은 부분까지 확대 적용 가능하게 됐다.

이럼에도 전 트림에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수령이 가능한데다 일부 트림의 경우 보조금 100% 수령도 가능한 5500만원 미만의 가격대가 책정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아이오닉6의 출고가는 △스탠다드 모델 5200만원 △롱레인지 E-LITE 5260만원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5605만원 △익스클루시브+ 5845만원 △프레스티지 6135만원이다.

동일한 세단형 모델인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의 출고가는 스탠다드 모델이 7034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아이오닉 6가 우위를 점한 것이다.

이에 아이오닉 6는 사전계약 첫날 3만7446대를 달성하며 기존의 역대 최다 첫날 사전계약 대수인 아이오닉 5의 2만3760대를 1년 반 만에 넘어서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외에서 아이오닉 5와 EV6의 인기가 굉장했던 만큼 아이오닉 6 역시 높은 인기를 구가할 것”이라 말했다.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폭스바겐 최초의 전용 전기차인 ID.4.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폭스바겐 최초의 전용 전기차인 ID.4.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오는 2023년까지 유럽·미국·중국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수많은 신형 순수전기차들을 쏟아낼 예정인 만큼 아이오닉 6 역시 이에 대항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폭스바겐 최초의 전용 전기차인 ID.4는 판매가격이 5490만 원으로 아이오닉 6와 비슷해 직접적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순수 전기 SUV 모델인 ID.4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복합 405km에 불과한데다 공기저항계수 0.28Cd로 역시 다소 높다는 점에서 아이오닉 6에 다소 뒤지는 편이다.

하지만 최고출력 150kW(204 PS)에 31.6 kg.m (310Nm)의 최대토크를 출발 즉시 발휘하는데다 최고속도 16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8.5초 이내에 가속할 수 있는 강력한 구동 시스템이 위력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긴 주행거리를 앞세워 현대차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길리자동차(Geely Auto)는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寧德時代)와 손잡고 2023년 초부터 1회 충전당 700km 이상을 주행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일 것을 밝혔다.

또한 CATL은 지난 6월 23일 ‘CTP3.0 기린(麒麟) 배터리’를 발표하며 오는 2023년부터 세계 최초로 1000km를 가는 새로운 전기자동차의 양산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BMW i7 △테슬라 사이버 트럭 △아우디 A6 e-tron △메르세데스 벤츠 EQG 클래스 △쉐보레 이쿼녹스 EV 등 경쟁사들의 주력 모델이 다수 출격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내년부터 적용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 면에서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산 전기차들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 점쳐지는 만큼 현대차 역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3~4년 전부터 (전기차 부문에서) 완성도 높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들의 약진이 놀랍다”며 “현대차·기아의 경우에도 국내외에서 테슬라의 영향력을 뛰어넘은 지 오래이며,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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