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발목 잡던 노사갈등, 기아 제외 봉합 분위기

하반기 경쟁력 관건은 대내외 악재 최소화

현대차 앞지른 기아, 수년 만에 3위 탈환 쌍용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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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추석 이후 완성차업계 경쟁구도가 각종 이변 속에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을 띄고 있다.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 모두가 오랜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성과를 코앞에 둔 데 이어 기아가 판매량에서 1위 현대차를 앞지르고, ‘만년 5위’였던 쌍용차가 3위로 뛰어오르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지엠 노사 임단협이 무분규로 성사됐다.

기아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경우 완성차업계는 12년 만에 임단협 무분규 달성 쾌거를 이루게 된다.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조합원 7619명을 대상으로 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7172명 중 과반수인 4005명(55.8%)이 찬성해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는 한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협상에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 2일 재개된 18차 교섭에서 사측의 최종 제시안을 노조가 받아들이며 잠정합의를 달성했다.

기아만 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 결과 단협이 부결돼 재협상에 돌입해야만 했다.

현대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는 입협과 단협안을 함께 투표하는 데 반해 기아는 별도 투표를 하기 때문에 임협과 단협안 중 하나라도 부결될 경우 재협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임단협은 무사히 마무리되면서 완성차업체는 그동안 글로벌 공급망 대란 등으로 침체된 판매량 및 수익 확대를 위한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꾀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노조가 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하반기는 각 사들이 출고적체 및 노사갈등 등 대내외 악재들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며 “리스크 최소화에 따라 업체들의 기존 순위도 갈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아의 중형 SUV '2022 쏘렌토'. 사진.기아
기아의 중형 SUV '2022 쏘렌토'. 사진.기아

실제로 기아는 지난 8월 판매량에 한해 현대차를 추월해 1위를 달성했다. 쌍용차도 월간 판매량에서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차를 추월해 국내 완성차업계 3위에 올라서는 등 이변을 연출했다.

최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현황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8월 총 3만7371대의 승용차 등록 대수를 기록하며 국산 완성차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승용차 등록 대수는 2만6613대로,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등록대수(9380대)를 포함해도 3만5993대로 기아에 뒤진다.

기아가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승용차 등록대수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기아는 1∼8월 누적 등록대수 면에서는 31만5237대를 기록하고 있어 제네시스를 포함해 34만8080대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에 뒤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8월 승용차 등록대수 1위를 차지한 쏘렌토와 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RV)의 강세를 앞세운 기아의 선전만큼은 업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뒤를 이어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차가 3위 다툼을 벌이는 구도가 오랜 기간 이어지던 상황 속에 쌍용차가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토레스의 인기에 힘입어 3위로 올라섰다.

쌍용차는 지난달 등록대수 6375대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등록대수도 4만287대로 3만4685대를 기록한 르노코리아와 2만5027대를 기록한 쉐보레에 앞섰다.

복수의 자동차업계 관계자도 “반도체 수급난 완화나 신차 효과, 판매 전략 등에 따라 국내 승용차 브랜드 순위의 변동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뿐 아니라 사실 올해 전체적으로 승용 부문서 기아가 현대차에 특정 조건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 있기는 했다”라며 “하지만 지난 1월 아산공장 전동화 공사 이슈로 인해 현대차의 소나타·그랜저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등 특수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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