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물품대금 조기지급으로 협력사 지원

온라인 장터 운영, 상품권 구매로 지역경제 활성화

윤리경영 개선하고 쓰레기 줍는 이색 사회공헌도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든 이후 추석을 맞아 국내 주요 기업의 상생을 주제로 한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전통적인 공헌부터 지역 소상공인과 협력사의 물품 판매를 돕는 활동 까지 다양한 상생 경영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이 가파르고 폭우와 폭풍 등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해 협력사와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한 전통적인 사회공헌도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모습이다. 일부 기업은 추석 기간 윤리 규정을 점검하는 등 ESG 경영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재계 물품대급 조기지급 8조원 육박, 협력사 숨통 틔우다

9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신세계, KT, CJ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올해 추석에 협력사에 조기 지급하기로 한 물품 대금 누적액은 7조9548억원에 달한다.

삼성 그룹은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 최대 열흘 앞당겨 2조1000억원의 물품 대금을 지급한다. 삼성전자가 1조40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에스원 등 11개 계열사가 동참한다.

이는 작년 추석을 앞두고 지급했던 금액보다 8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조기 지급에 따른 이자도 함께 부담한다. 삼성 그룹은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월 최대 4회로 늘리는 등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물품 대금 1조8524억원을 최대 13일 조기 지급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위아 등에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을 납품하는 3000여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나아가 현대자동차 그룹은 조기지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 1차 협력사들도 추석 이전에 2, 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SK 그룹은 물품대금 6495억원을 평균 10일 앞당겨 지급한다. 물품대금 조기 지급에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해 SK텔레콤, SK실트론, SK E&S, SK(주), SK C&C, SK스페셜티 등 10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LG 그룹은 물품 대금 9500억원을 최대 12일 당겨 지급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또, LG 그룹은 1차 협력사들이 대기업 수준의 낮은 금융 비용으로 납품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인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을 확대해 2·3차 협력사에게 상생의 결실이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긴 불황에 이은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에 도움이 되는 상생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SSG닷컴 등 계열사가 8380억원의 납품 대금을 기존 정산일보다 최대 8일 앞당겨 지급한다.

이외에도 롯데 3000억원, 포스코 5500억원, 한화 1600억원, GS  1300억원, CJ 30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각각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추석 맞이 온라인 장터’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제공 : 삼성전자

지역상권 살려라...온라인 장터 운영하고, 상품권 구매

중소기업과 지역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판로를 열어주는 사회공헌 활동도 잇따른다. 삼성은 추석을 맞아 온라인 장터를 열고 전국의 농수산품과 자매마을 특산품,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생산 상품을 판매한다.

삼성은 그간 운영해온 직거래 장터를 2020년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올해 추석에는 삼성 계열사의 자매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품과 삼성전자가 지원한 스마트 공장 입점업체 50여 곳이 생산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추석 연휴 전 온누리상품권 280억원을 구매한다. 계열사별로 결연한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기부금과 지역상품권도 전달한다. 임직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추석 기간 소상공인들의 농산물을 판매한다.

LG 그룹도 추석을 맞이해 노인복지회관 등 지역별 소외계층 아동을 찾아가 생활용품과 명절 선물을 전달한다. LG전자는 최근 대한적십자사에 양문형 냉장고, 세탁기, 이동식 에어컨 각각 100대씩 총 300대 규모의 생활가전을 기탁했다. 이달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나주공장 인근 노인복지회관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사업장별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사업장 인근 지역 농가로부터 쌀 700포대를 구입해 지역 소외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협력기업 임직원이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지난 2일 포항 연일시장과 광양 중마시장에서 ‘착한 선결제’ 활동을 펼쳤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착한 선결제’ 활동은 지역 내 전통시장 점포에 일정 규모의 금액을 선결제하고, 물품교환 티켓을 발행하여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활동이다.

신세계 그룹은 추석 명절을 맞아 신세계푸드를 통해 아동양육시설 및 한부모 가정에 명절용 간편식, 갈비 등 1억2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하는 나눔 활동을 펼쳤다.

한화그룹도 1600억원 대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과 함께  주요 계열사를 통해 지역 특산품 등을 구매해 사내 상주 협력사와 용역직원에게 선물로 증정한다. 구매 금액은 약 40억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GS리테일은 9월 7일부터 10월 7일까지 ‘갯벌, Get Better 캠페인’ 통해 생태계 보존 활동 전개한다. 제공 : GS리테일

추석 연휴 기간 ESG 연계 활동도 이색적

추석 기간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환경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활동도 이어진다.

KT는 윤리 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번 추석에 '추석 명절 클린 KT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시작된 해당 캠페인은 파트너사 등 이해관계자와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기간 파트너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자가 KT임직원에게 선물을 제공할 경우 수취 거부 의사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 부득이하게 선물을 보냈을 경우 발송인에게 거절 서한을 동봉하여 반송하기로 했다.

카카오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와의 상생 협력 위한 100억원대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100억원을 모금해 택시 산업 종사자들을 돕는다. 지난 6일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우선적으로 22억원을 전달했다. 올해에는 보험으로 보장 받지 못하는 후유증이나 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시기사를 돕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사실상 추석 연휴에 돌입하는 7일부터 약 한 달간 '갯벌, Get Better 캠페인'을 통해 생태계 보전 활동을 전개한다. 해양수산부와 함께 생물종다양성 보전을 위한 대국민 홍보 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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