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에 정유사 주가 6월 이후 하락세

하반기 정유사 하락세 두고 전문가 국제 유가 전망 엇갈려

​석유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석유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상반기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정유주의 기상도가 부쩍 흐려지고 있다.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 역시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의 절반에 머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 등 반등의 기회를 찾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로 인한 유럽의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경우 국제 유가가 또 한번 인상돼 정유업계가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향후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6월 중순(6월 13일)을 기점으로 국내 주요 정유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실제로 6월 중순과 8월 17일 종가 기준,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주가는 △11만5500원→9만900원(S-Oil) △22만5500원→20만9000원(SK이노베이션)으로 떨어졌다. 이밖에 석유류 판매업체인 한국석유, 중앙에너비스 등의 주가도 상반기에 비해 하락세를 보였다.

불과 지난 상반기만 해도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증가에 따른 여파로 실적제고에 성공하면서 주가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로 국내 4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3조9783억원(+249%) 3조2133억원(+219%), 3조539억원(+154%), 2조748억원(+206%)의 영업 이익을 달성했다. 또한 호실적에 대한 성과급을 반영해 4개사들의 평균 급여가 8500만원으로 집계되는 등 역대 최대 수준의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순을 기반으로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정유업계 주가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실제로 핀란드 정유회사 네스테의 통계에 따르면 브렌트 유가는 22%, 우랄 유가는 28% 감소했으며 정제마진은 26.3%가 감소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역시 6월 한 때 29.5달러까지 올랐으나 8월 둘째 주에 6.9달러까지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도 6월 중순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한 정유사들의 주가가 하반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의 하락세가 지속되면 하반기 정유 회사들의 실적과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란이 유럽연합(EU)의 핵합의에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국제 유가의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이란 핵합의 회담이 지난주 재개됐고, EU가 제시한 최종안을 현재 이란이 검토 중”이라며 “원유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출하되면 유가 하락세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러한 하락세에도 러시아와 중국 발 여파로 하반기 정유사들에게 반등 모멘텀이 올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러시아에게 송유관 중단 압박을 받고 있는 EU는 천연가스를 주 자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만약 겨울에 사용할 천연가스 비축분이 부족할 경우, 원유가 대체제로 떠오르면서 국제 유가에 반등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또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해제하고 봉쇄정책을 완화해 경기가 회복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는 비싸고 수급이 불안정해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 부족이 생길 경우,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큰 변수가 없다면 상반기만큼의 호황도 어렵겠지만 적자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연말 동절기 진입시 난방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최근 유가 흐름과 정제마진의 감소세를 고려하면 하반기의 대규모 흑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은 지속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항공 등 리오프닝 소비와 부족한 공급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에서도 정유산업은 선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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