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 중요성 평가 결과 92개 분석

삼성, 환경 목표 전진 배치, SK·포스코 10대 이슈중 5개 '환경'

LG·신세계, 공급망 관리 복수 ESG 토픽으로 선정

MZ세대 사무직 노조 열풍, ESG 경영에도 반영

데일리임팩트 DB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국내 10대 그룹의 ESG 이슈를 분석한 결과 '환경 경영' 이 최우선 ESG 경영 과제로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데 사활을 건 모습이다.

국내 기업은 온실가스와 폐기물 배출 저감, 자원 재활용 등에서 나아가 제품과 서비스 생산과 사용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최소화하는 순환경제로 환경 경영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친환경 청정기술 개발을 확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공급망 환경 영향 평가를 실시하는 등 환경 이슈가 ESG 경영과 관련한 전 영역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데일리임팩트가 국내 10대 그룹 지주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 도출한 92개 환경, 사회, 지배구조 ESG 중요성 이슈 중 기후와 관련한 토픽은 총 22개로 1위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다.

기후에 이어 공급망(10개), 임직원(9개), 투자(8개), 사회공헌·커뮤니케이션·비즈니스(7개)가 뒤를 이었다. 기술 혁신, 경제적 수익 창출, 신사업 투자 등 ESG 경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키워드는 비즈니스와 투자로 분류했다.

이 밖에도 ESG 경영 주요 토픽으로는 인권(6개), 지배구조(6개), 컴플라이언스(5개), 안전(5개) 등이 각각 주요 토픽으로 도출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공급망, 인권, 기후가 각각 4.4%, 3.9%, 2.0% 증가했다.

반면, 준법, 윤리경영, 지배구조 독립성, 투명성 강화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이슈는 1.1% 감소했다. 포트폴리오 관리 강화, 신기술 확보, 신사업 발굴과 같이 ESG 경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기타 경영 이슈는 10.6% 줄었다.

각 기업은 중대성 평가를 통해 미디어, 경쟁사 분석, 국제 ESG 보고 및 평가 가이드라인 등을 참조해 ESG 경영 이슈를 도출하고 주주와 내외부 전문가, 임직원 심층면담과 설문 등을 통해 ESG 경영 이슈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있다.

선정한 ESG 경영 토픽은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을 통해 검토, 확정해 ESG 추진 사무국 조직을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중대성 평가에 따른 ESG 토픽. 김민영 기자
국내 10대 그룹 중대성 평가에 따른 ESG 토픽. 김민영 기자

 

환경 목표 전진 배치한 삼성과 SK, 포스코는 10대 이슈중 5개 '환경'

삼성전자는 지난해 3순위에 있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관리'로 구체화해 1순위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환경과 사회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과 비즈니스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하는 이중 중요성 평가를 통해 환경을 최우선 경영 과제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친환경 지수 SEPI를 통해 반도체가 환경에 기여하는 수준, 협력회사의 환경관리, 사업장 환경성과, 사용자 환경편익 등 4가지 범주에서 환경경영을 펼치고 있다. 제품 고효율화를 통한 에너지 관리, 친환경 패키지, 수리에 용이한 제품 설계 등 폐기물 매립 제로도 주요 환경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SK도 지난해 중요성 평가에서 4순위에 머물렀던 에너지 사용 효율화 및 절감 대신에 기후변화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을 2순위 목표로 상향했다.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여 기후변화 대응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자원 재활용 지표 등을 점검하고 성과를 관리해 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탄소배출량 감축을 탄소중립/재생에너지 확대로 명시해 최우선 ESG 경영 토픽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10 순위권에 기후관련 토픽이 없었던 LG도 온실가스와 에너지 배출량 감축을 3순위 ESG 경영 주제로 채택했다.

포스코는 기후변화 대응 외에도 에너지 효율 제고, 대기환경 개선, 친환경 제품 혁신, 자원선순환 등 올해 ESG 경영 목표에 환경과 기후 관련 토픽을 대거 포함시켰다. 신세계는 친환경 소비를 위한 인식제고를 1순위 ESG 경영 목표로 설정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였다.
 

LG·신세계, 공급망 관리 복수 ESG 토픽으로 선정

공급망과 관련해서 국내 기업들은 ESG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다. 동반성장, 상생협력, 공정거래 확립과 같은 기존 공급망 보다는 공급망 내 ESG 리스크에 대한 점검과 평가, 사후 대처 활동이 주를 이뤘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이 신규로 공급망 관리를 ESG 경영 테마로 선정했으며 삼성전자는 책임있는 기술 이용에서 지속가능한 공급망으로 주제를 변경해 3순위로 상향했다.

지난해 LG전자는 협력회사 ESG 리스크 분석 및 개선을 4순위, 동반성장 프로그램 운영을 6순위 ESG 경영 토픽으로 설정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신세계는 협력사와 접점이 많은 만큼 지속가능한 소싱, 협력사 공급망 관리, 기업 상생협력 등을 10대 ESG 경영 토픽에 포함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유럽의 공급망 실사법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망 관리가 사회를 넘어 환경, 리스크 관리 등 ESG 경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MZ세대 사무직 노조 열풍, ESG 경영에도 반영

최근 재계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사무직 노조 설립이 줄을 잇는 현상을 반영한 듯 인권과 임직원 관련한 ESG 경영 토픽도 대세를 이뤘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없었던 인권경영과 임직원 삶의 질을 각각 2, 4순위 ESG 경영 주제로 선정했다.

현대자동차도 임직원 인권 및 다양성을 10순위 토픽으로 신규로 올렸다. LG는 인적자본 개발 및 관리, 일과 삶의 균형 추구, 다양성 및 포용성 추구, 인재유치 및 유지를 각각 5, 7, 8, 10위 ESG 이슈로 선정하는 등 인권 경영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롯데 그룹도 우수인재 확보 및 개발, 인권 보호 및 존중,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 구현을 각각 2,5, 7 순위 토픽으로 선정하면서 인권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ESG 경영이 안착되는 모습이다.

다만,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GS 등 중후장대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 중에서는 한화가 유일하게 인권경영 의지 표명 및 제도를 구축하고 임직원 역량 개발을 중요 이슈에 포함하는 등 관심이 저조했다.

국내 주요 기업 ESG 경영팀 관계자는 "지주회사와 산하 유가증권시장 상장 자회사는 ESG 경영 평가에 있어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ESG 경영의 관리와 체계적인 추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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