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주가 하락보다 늦은 목표주가 하향에 투자자 혼란

24개 종목 목표주가와의 괴리율 100%↑…목표주가 신뢰↓

그래프 사진.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개 종목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며 기업 목표주가에 대한 신뢰도 자체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래프 사진.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개 종목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며 기업 목표주가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올해 2분기 어닝시즌 국내 증권사들의 잇따른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뒷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국내외 비우호적인 경영 변수가 지속적으로 반영되는 과정에 침묵으로 일관,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만 키우면서 동학개미들의 '저가 매수->추가 손실'의 굴레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미 실제 주가가 목표가보다 한참 떨어진 상황에서 증권사 발 하향 정보에 접근하다보니 기업 목표주가에 대한 신뢰도 자체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인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DL이앤씨 등 최근 유·무상증자를 단행한 곳을 제외한 24개 종목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괴리율이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를 현재 주가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다. 흔히 괴리율이 커질수록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사의 목표주가 괴리율이 100%일 경우, 이는 최근 3개월간 A사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가 2배 벌어졌다는 뜻이다.

이처럼 괴리율이 100%를 넘기면서 목표주가 자체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목표주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증권사들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사전 분석에 따른 목표주가 조정 대신, 주가 하락장과 실적 부진을 확인 후 목표주가를 고치는 ‘늦장 대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사들의 목표주가를 대내외 업황 불확실성을 반영해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한지주 (6만2000원→5만4000원), 하나금융지주(6만9000원→5만6000원), KB금융(8만원→6만4000원), 우리금융지주(2만2000원→1만8000원) BNK금융지주(1만1000원→9600원), DGB금융지주(1만3000원→1만400원), JB금융지주(1만1500원→9800원) 등의 주가들을 내려 잡았다.

문제는 저 목표주가에 비해 실제 주가가 더 낮았다는 것이다. 이날 신한지주는 3만5850원, 하나금융지주는 3만6550원, KB금융은 4만6850원, 우리금융지주는 1만1550원, BNK금융지주는 6580원, DGB금융지주는 7710원, JB금융지주는 71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윤여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목표주가 하향은 전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을 반영해 자본비용을 상향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경기 둔화에 따른 이익 조정을 반영해 네이버 목표주가를 42만원에서 33만원으로, 카카오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낮춘 바 있다. 주요 사업부 성장 둔화를 고려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0.1%, 8.0% 하향 조정한 결과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지난 4월에 목표주가 밑으로 주가가 하락했고 이날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24만500원, 7만13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신뢰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DL이앤씨가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 국내 주택사업 원가율이 올라 이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낮춰 잡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DL이앤씨의 주가는 이미 지난 5월부터 6만원을 지키지 못했고 이날 주가는 3만9300원이다. 연예기획사인 하이브의 목표주가도 시장 멀티플 하락을 반영해 종전 28만5000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지만 이날 주가는 3분의 2수준인 15만9500원에 마쳤다.

DB금융투자는 삼성SDI의 자동차용 전지와 소형전지 성과가 소폭 상향됐다며 목표주가 92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그에 반해 실제주가는 이날 목표주가의 절반 수준인 52만7000원에 머물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미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목표가는 꿈, 주가는 현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업계의 발 빠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익명의 투자자는 이와 같은 괴리율 사례를 두고 “시장에서 인정도 받지 못하는 목표가는 의미가 없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는 “목표가는 꿈이요, 주가는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상황을 두고 "증시 환경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전망까지 어두운 종목은 보고서를 아예 내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당장은 괴리율이 크지만 목표주가가 주가를 따라 낮아지면서 차이가 좁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위축을 막기 위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는 기업들의 증시 예측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는 이미 경기 침체 우려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이 80%를 넘나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개인투자자들까지 증시에 손을 떼게 된다면 증권사의 위축된 분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을 막아 증권사의 위축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리서치센터의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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