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웹툰관련 AI기술 연구... "3년 내 100명 조직으로 육성"

자동채색·불법유통추적 등에 AI 활용... 아이디어만으로 작가 데뷔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 네이버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 네이버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네이버웹툰이 인공지능(AI) 기반 글로벌 스토리 테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AI 기술을 통해 좋은 소재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올해 2월 기술조직에서 AI부문을 별도 분리해 ‘웹툰AI’ 조직을 갖췄다. 웹툰 AI는 국내 유일의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관련 AI를 연구하는 조직이다.

2019년 12월 31일 네이버웹툰은 컴퓨터 비전 분야 AI스타트업 ‘비닷두(V.DO)’를 인수하며 AI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년 7개월이 지난 현재, 연구 인원은 약 60여명, 석박사 비율 63%에 달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은 향후 3년 이내 AI조직을 100명 이상의 규모로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수준의 AI 연구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웹툰 AI조직의 연구 분야로는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NLP), 데이터사이언스 등이 있다. 조직이 성장하면서 각 연구 분야에서 실제 웹툰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웹툰AI페인터' 베타버전. 사진.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웹툰AI페인터' 베타버전. 사진.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0월 ‘웹툰AI페인터’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스케치에 맞춰 자연스러운 채색을 돕는 서비스다. 창작자가 색을 선택하고, 원하는 곳에 터치를 하면 AI가 필요한 영역을 구분해 자동으로 색을 입혀준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웹툰AI페인터는 3년 간 개발 역량을 집중시켜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라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1500여개의 작품(약 12만회차)에서 30만장의 이미지를 재료삼아 딥러닝 학습을 시켜 자연스럽고 또렷한 웹툰식 표현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작가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채색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 창작 효율성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며 “현재까지 웹툰AI페인터를 활용한 채색 작품 수는 60만장에 달한다”라고 귀띔했다.

네이버웹툰은 베타 서비스 기간을 거치면서 채색 데이터를 계속 학습시키며 창작 활동에 필요한 기능들을 보강하고 더욱 다양한 스케치의 작업들을 소화할 수 있도록 개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2022년 하반기에는 해외 사용자를 위한 베타 버전 서비스도 진행한다.

네이버웹툰 AI연구자가 CVPR 2022에 참석해 논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AI연구자가 CVPR 2022에 참석해 논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의 AI 기술은 글로벌 학계에서의 유의미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 학회 중 하나인 CVPR에서 ‘자동배경분리’ 기술과 실사 이미지를 웹툰처럼 바꿔주는 ‘웹툰미’ 기술과 관련된 단독논문 2건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웹툰 관련 AI기술이 CVPR에서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웹툰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늘어난 불법 공유 사례를 막기 위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저작권보호를 위한 ‘툰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 불법 콘텐츠 유통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툰레이더는 웹툰에 심긴 사용자 식별 정보를 읽고, 불법 이용자를 탐지하는 AI기술로 꾸준히 고도화되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툰레이더는 불법 유출자를 적발하고 재접근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100개 이상의 불법 웹툰사이트를 감시하며 불법 유출자 적발 및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도입 초기만 해도 (네이버웹툰 플랫폼에) 작품이 개제되고 하루도 되지 않아 불법 공유 사이트에 작품이 풀렸지만, 현재는 그 주기가 약 한 달로 길어질 만큼 불법유통이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툰레이더AI가 활약한 대표적 사례는 대형 웹툰불법유포사이트 ‘밤토끼’, ‘먹투맨’, ‘어른아이닷컴’, ‘호두코믹스’ 등을 검거다. 또한 올해 5월 기준 해외 사이트에 불법으로 업로드 되는 유료 작품 수가 연초 대비 약 30% 가까이 줄어드는 성과도 있었다.

이 외에도 네이버웹툰AI 조직은 △유해 콘텐츠 스크리닝 기술 ‘툰 세이퍼’ △텍스트 속 유해 문장을 스크리닝하는 ‘디톡스’ △웹툰 전용 편집 툴 ‘웹툰 크리에이티브 에디터’ 등의 기술을 연구하며 빠른 시일 내 상용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또한 최근 인수한 자회사‘ 로커스’ 등과 함께 웹툰 캐릭터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구현하는 ‘라이브 캐릭터’ 기술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향후 이를 가상인플루언서나 메타버스, 2차창작 등에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회사는 지난 20년 동안 웹툰 관련 서비스를 진행하며 방대한 양의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왔다”며 “웹툰 산업에 가장 선봉에 있는 회사가 실제로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AI 기술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네이버웹툰 AI조직의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적 역량을 갖춰 궁극적으로 ‘아이디어만 있어도 웹툰을 그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귀띔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