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적극적인 SK그룹 LNG 사업으로 논란 휘말려

스마트 에너지센터, 바로사 LNG가스전 향방은?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박민석 기자] RE100 가입에 가장 적극적인 SK그룹이 LNG 사업에 적극 진출하면서 RE100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린워싱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ESG 경영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2억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SK 주요 계열사들도 그룹 차원의 환경 투자에 나서면서 최 회장의 전략에 발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업은 오히려 환경 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건립하고 있는 충북 청주 공장 내 LNG 열병합발전소가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부터 충북 청주에 위치한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제조 공장 인근에 587메가와트 규모의 LNG발전소 '스마트 에너지센터'를 건설 중이다. 이는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와 발전량이 맞먹으며 2024년 완공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신규 공장 건설 등 생산시설 증가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 수급 안정성을 확보해 정전과 같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발전소를 건립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LNG발전소 건설을 위해  2019년 3월 LNG발전소를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에 건설하겠다고 공시하고, 주민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진행했다. 

스마트 에너지센터는 2020년 6월 환경부로부터 환경영향 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를 받았다. 이후 2021년 1월에는 산자부로부터 승인을, 11월엔 청주시로부터 LNG발전소 건축 허가 승인을 받고 착공에 들어갔다.

초창기 계획대로라면 이미 완공되어 가동되어야 하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가동이 1년 지연된 것은 물론 향후 발전소 운영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경오염에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역주민 요구를 끊임 없이 받고 있다.

이 밖에도 SK E&S가 호주에 투자한  바로사 가스전 개발 사업도 그린워싱 논란에 휘말려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위장 환경주의(그린워싱)인지 여부를 두고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은 물론 연구소까지 가세해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지난 2월 바로사 가스전과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 함량이 높은 가스전은 개발할 가치가 없다며 손실이 확대되기 전에 프로젝트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놔서 논란을 가열했다.

SK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최전선에 있는 SK E&S는 탄소포집기술(CCS)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역주민들은 가스전은 불순물이 많고 CCS를 이용할 지리적 여건이 불충분해 환경적 실익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ESG 업계에서는 LNG발전소와 바로사 LNG 가스전 투자 등 프로젝트가 SK 그룹의 RE100 참여 전략에 지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RE100은 LNG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과 유럽은 LNG를 한시적으로 ‘녹색’으로 분류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녹색분류체계를 통해 천연가스 발전은 1킬로와트시를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가 270g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 미만이고 환경오염이 더 심한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체할 경우에만 녹색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 비교적 완화된 기준인 1키로와트시 생산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340g이내이거나 설계 수명 기간 동안 평균 250g 이하를 달성할 수 있을 경우 녹색으로 취급한다.

인포그래픽 : 김민영 기자
인포그래픽 : 김민영 기자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측은 LNG발전소 건립은 RE100 가입 전인 2019년에 결정된 사항이기에 당시에는 RE100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NG발전소의 운전 기간이 평균 30년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SK그룹은 2050년을 전후로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거나 RE100 가입을 철회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공장 설립 중인 상황이기에 가동 중단 시점을 밝히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을 아꼈다. 특정 시점에서 해당 발전소가 좌초자산(상각해야 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가별로 천연가스에 대해 친환경 판별 여부는 각자 판단하고 있으나 전환기 에너지 원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탄소 포집 등 기술적 여건에 따라 친환경으로 판별될 수 있으나 안정성이 떨어지는 편으로 언제든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수 있는 리스크는 상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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