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당권과 대권 전쟁 바람이 불고 있다.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논란으로 내홍 수준까지 갈등이 번지고 있다. 선거 직후 혁신위원회 설치를 통한 개혁 공천을 이준석 대표가 강조하고 평화와 인권을 강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는데 당내에서 ‘자기 정치’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준석 때리기’ 전면에 나선 인물은 국회부의장인 정진석 의원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최고위원의 지역구가 성남 분당을로 정해진데 대해 ‘당협 쇼핑’이라며 맹공을 가한데 이어 우크라이나로 간 이준석 대표의 행보에 대해 부적절했다며 추가로 비판을 퍼부었다. 이 대표 또한 우크라이나 방문 도중 육모방망이 사진을 올렸는데 ‘정진석 저격’으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선거 패배로 내홍 직격탄을 맞은 더불어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우상호 의원이 중책을 맡았지만 격렬한 책임론 공방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문계는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나와서는 안된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친명계의 적극적인 엄호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는 점점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다른 대안이나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어서다. 선거에 이긴 쪽이나 참패한 쪽이나 당내 갈등은 오십보백보다.

무엇 때문에 국민들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당내 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을까. 의외로 간단하다. 당권은 공천이고 공천 이후는 대권인 까닭이다. 이준석 대표 임기는 내년 6월까지지만 다음 당 대표는 공천권에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의원이 이번에 당권을 잡는 경우 2024년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친문계와 친명계가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시작한 것도 알고 보면 민생 때문이 아니라 공천 영향력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당권 경쟁, 대권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빅데이터가 발견한 당권과 대권 관련 인물에 대한 첫 번째 분석은 ‘이재명 의원의 왕성한 활동 반경’이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에 복귀하면서 대선 후보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당 대표가 되면 대선 도전이 지속되는 상태가 된다. 역대 대선을 모두 통틀어 2번째로 많은 득표를 받은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 된다. 빅데이터 분석도구 썸트렌드로 6월 1일부터 9일까지 ‘윤석열’과 ‘이재명’의 언급량을 비교해 보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량은 18만5295건이고 이재명 의원은 62만5030건이나 된다. 이 의원의 언급량이 3배 이상이다(그림1). 윤 대통령은 ‘정권 교체’ 성공 이후 관심도가 줄고 있는 반면 현역 대권 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명 의원 관련 언급량은 넘쳐 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이 의원의 당내 존재감은 비토 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강이다.

(그림1) 언급량: 윤석열 vs 이재명(2022년 6월1일~9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최근 갈등을 설명하면서 자주 등장하는 유행어가 ‘투스톤즈’다. 이 대표의 이름에 ‘석’이 있고 정진석 의원의 이름에 ‘석’이 있다. 두 개의 돌(석)이 있다는 의미인데 두 인물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정 부의장은 이준석의 행보에 대해 ‘자기 정치’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4일 당 윤리위에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논의하고 조치를 발표하기 이전에 ‘자기 방어’를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직후와 마찬가지로 지방선거 후에도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감사 사례’ 인사를 했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서 ‘호남 공들이기’에 가장 적극적인 인사가 이준석 대표다. 2030 남자 유권자를 중심으로 팬덤(정치인을 지지하는 다수의 팬층이 존재하는 현상)을 가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 부의장의 충돌에 대해 빅데이터는 어떤 판단을 하고 있을까.

6월 1일부터 9일까지 빅데이터 긍정과 부정 감성 추이 분석을 해 본 결과 투 스톤즈 충돌에서 정치적 판정승을 거둔 사람은 누구일까. 이준석 대표다. 빅데이터 분석에서 ‘긍정 및 부정 감성 추이’를 분석해 본 결과 이준석 대표의 긍정 감성은 27%, 부정 감성은 68%로 나타나 정진석 의원의 긍정 19%, 부정 81%에 비하면 더 좋은 수치다(그림2). 빅데이터 기준으로만 따지면 충돌로 손해 본 사람은 이준석 대표가 아니라 정진석 국회부의장인 셈이다.

(그림2) 긍부정 감성 추이: 이준석 vs 정진석(2022년 6월1일~9일)

지방선거 이후 대권 경쟁에 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한동훈 장관의 대권 기대감’이다. 아직까지 대권을 논하기에 섣부르다는 지적이 많지만 한 장관을 둘러싼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을 보변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관련 연관어 중 인물만 놓고 보면 ‘윤석열’, ‘이재명’, ‘조국’, ‘유시민’이 등장한다. 대권과 연관되는 ‘대통령’, ‘팬덤’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면서 주목받는 인물로 우뚝 섰다(그림3).

(그림3) 연관어: 한동훈(2022년 6월5~9일)

한 여론조사에 차기 대선 후보로 포함되는 단계까지 발전된 상태다. 한편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전당 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거취가 집중 조명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준석 대표의 운명이 24일 열리는 윤리위에 쏠리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8월부터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 대표’ 시대가 된다. 빅데이터는 두 명의 이 대표 시대를 갈등과 충돌이 난무하는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준석 검색어와 관련된 감성 연관어로 ‘비판하다’, ‘불법’, ‘의혹’, ‘성매매’ 등이 등장하고 이재명을 검색으로 넣게 되면 ‘패배’, ‘참패’, ‘망하다’가 부정 연관어로 나타나고 긍정 연관어로 ‘지지하다’가 나온다(그림4).

(그림4) 감성 연관어: 이준석 vs 이재명(2022년 6월1일~9일)

두 명의 이 대표가 대결하고 충돌하면서 당 내외 갈등과 대립을 예상하는 셈이다. 정치권 내부의 갈등이야 그들의 사정으로 보고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에 신음하고 있다. 문제다. 당권과 대권도 중대한 목표가 되겠지만 자칫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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