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신세계 등 니치 향수 플래그십 매장 줄지어

2025년 8000억 시장 된다...MZ세대 ‘개성 소비’

백화점도 빠졌다...롯데百 향수 매장 면적 2배↑

한섬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리퀴드 퍼퓸바' 청담동 플래그십 매장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한섬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리퀴드 퍼퓸바' 청담동 플래그십 매장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유통가에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향수, 특히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희소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니치 향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유통가는 너도나도 프리미엄 향수 시장 내 영역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업계는 국내 패션의 척도인 청담동과 신사동 등지에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을 세우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31일 청담동 명품거리에 프랑스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을 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앞선 3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의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바 있다.

특히 한섬은 이번 플래그십 매장 개점을 시작으로 향수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팝업스토어를 포함해 3곳에 불과한 리퀴드 퍼퓸바의 오프라인 매장 수를 서울지역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연내 10여곳까지 확대한다. 서울시내 면세점 입점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향수 브랜드는 대개 ‘니치 향수’ 브랜드다. 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니치에서 파생된 니치 향수는 전문 조향사가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프리미엄 향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향이 아닌 호불호가 갈리는 독특한 향 조합이 많다. 또 희소한 만큼 30ml 작은 병 한 병에도 최소 20만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비싸다.

조향사가 조향을 하는 모습. 사진. 이미지투데이
조향사가 조향을 하는 모습. 사진. 이미지투데이

그렇다면 왜 유통가는 호불호가 갈리고 작은 병 하나에 20만원이 넘어갈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향수 브랜드 유치에 애를 쓸까. 답은 시장 규모에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약 5000억원에 불과했던 향수 시장 규모는 최근 5~6년 새 급성장했다. 2019년 6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7606억원까지 덩치가 커졌다. 업계는 향수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81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 향수 매출의 90%이상을 차지한 것이 바로 니치 향수 브랜드다. 딥티크, 조말론, 바이레도, 논픽션 등 유명 니치 향수 브랜드의 일부 인기 제품은 출고일을 손꼽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향수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니치 향수는 일반적으로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향과 다르게 천연 향료, 희귀 성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사람의 체취와 어우러져 사용자에 따라 개성 있는 향을 자아낸다”며 “또 소량 생산이다 보니 희소성이 높아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특징으로서 작용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커졌다”고 니치 향수의 인기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본점 지하 1층 크리드 매장에서 향수를 시향하는 고객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크리드 매장에서 향수를 시향하는 고객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이러한 수요에 패션업계 이외 유통가 또한 니치 향수 유통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지하 1층에 향수 매장 면적을 2배 이상 늘리고 총 17개의 다양한 니치 향수 브랜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프랑스 자연주의 향수 브랜드 ‘까리에르 프레르’를 국내 최초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 260년 전통 유럽 왕실 공식 향수 브랜드 ‘크리드’의 시그니처 매장을 백화점 최초로 리뉴얼 오픈하게 됐다.

본점뿐만 아니라 잠실 에비뉴엘 또한 지난해 니치퍼퓸 존을 별도로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은 물론 ‘라벨링 만들기’나 ‘퍼스널 컨설팅 서비스’등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팬데믹 기간 마스크를 끼면서 색조 화장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없었던 이들이 향수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우리 백화점 향수 매출은 지난해 최초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며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이후에도 향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하는 등 향수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적극적으로 향수 수요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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