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최근 20년간 보수 격차 조사…최고 220배→45배로

“직원 보상에 무게둔 듯…CEO 보수 기준, 명확히 제시할 필요 있어”

삼성전자 등기 사내이사와 직원 간 보수 격차 추이. 자료. 한국CXO연구소.
삼성전자 등기 사내이사와 직원 간 보수 격차 추이. 자료. 한국CXO연구소.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 등기 사내이사와 직원 간 평균 보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보수 수준이 올라간 반면, 최고경영자(CEO) 보수는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 보상 체계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CXO연구소는 2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각 연도 등기 사내이사 경영진과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 등을 비교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급여 총액을 15조5000억원으로 잡고, 전체 임직원 수를 나눠 1인당 평균 보수를 산정했다. 전체 임직원 수는 3분기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10만8500명~10만9500명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4000만원일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1억2700만원보다 최소 1000만원 이상, 10% 가량 오르며,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김기남 종합기술원 회장을 비롯해 사내이사로 활동한 최고경영진 5인에게 지급된 평균 보수는 약 62억820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진과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45배 차이가 났다. 

눈길을 끄는 최고경영진과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격차의 추이다. 최근 5년 간 삼성전자 사내이사와 임직원 간 보수 격차는 2017년 88.4배, 2018년 48.4배, 2019년 27.8배, 2020년 42.3배, 지난해 45.0배(예상치) 등으로 집계됐다. 보수 격차는 평균 50배 수준을 유지했다. 2007년 CEO 133억원, 직원 6000만원으로 최고 220배에 달했던 격차가 4분의 1까지 떨어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데일리임팩트에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연봉이 많아진 데 반해 CEO 연봉 상승률은 억제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CEO 급여를 둘러싼 논란, 직원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 등이 두루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CEO 평균 보수는 최근 20년 간 중간 수준이다. 최고 매출을 달성한 것을 고려하면 직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데 좀더 무게를 뒀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3년 직원 연봉 평균 1억원 시대를 연 뒤 1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보수 기준’에 대해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보수 기준을 둘러싼 대내외 논쟁이 지속되면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노조와의 첫 임금 협상이 틀어진 것도 보상 기준이 불분명한 측면이 한 몫 했다. 살찐 고양이법(민간기업 임원의 급여를 최저임금의 30배 이내로 제한하는 법) 논쟁에 휘말린 이유도 납득할만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업종·매출 규모 등에 따라 ‘합당한 보상’ 수준이 다르고, 역량 있는 인재를 붙잡아 두기 위해서라도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 

오일선 소장은 데일리임팩트에 “과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CEO 임금에 거품이 적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면서도 “리더십 발휘, 기업 성장에 기여와 같은 추상적인 이유 대신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특정 직원의 보수가 과도하게 많으면 평균 보수도 올라가기 마련”이라며 “전체 직원의 급여 중 정중앙에 속하는 ‘중앙값’이 얼마인지 함께 기재해야 대내외의 오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CXO연구소는  삼성전자 직원 중 1인당 평균 보수만큼 연봉을 받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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