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T칼럼은 Business, Law & Technology에 관한 이야기들을 두루 담고자 합니다. 전광석화처럼 발빠르게 변하는 기업 환경 하에서 기업인들이 꼭 알아야할 비즈니스, 법률, 기술에 관한 노하우를 ‘특허법인 비엘티’ 변리사들이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기술경영의 전문가'로 꼽히는 김성현 변리사가 BLT칼럼의 문을 엽니다.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IP전략과 ‘요즘 뜨는’ 브랜드 이야기, 변화무쌍한 디자인의 세계 등 유익하고 의미있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단순한 지식재산 이상의 가치도 함께 만끽할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

김성현 특허법인 비엘티 파트너 변리사.
김성현 특허법인 비엘티 파트너 변리사.

[미디어SR 전문가 칼럼=김성현 변리사] 특허를 만들기 위해 문제점을 찾아냈다면 다음 순서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의 개념(concept)이나 기초(seed)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경우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들이 단순히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수준에 그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고의 폭이나 깊이가 확장되지 않고, 출발 시점에서 멈춰있는 상태로는 곤란하다. 따라서 멈춰있는 이들을 돕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단계로 이끌기 위한 접근법 또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기계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사용자(user)'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말고, '기계(machine)'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고 싶다.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지 못하는 이유로는 '어떻게(how)'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고의 과정에서 (문제점이 해결된) 결론에 먼저 도달해버리고, '어떻게'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하지 못했거나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특허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달성 가능하게 하는 '수단'에 대해 주어주는 권한이다. 

따라서 기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본인을 어떤 행위나 혜택의 수익자가 아니라 제공자의 입장으로 포지션을 바꾸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로써, 무엇이 필요한지, 가능한 방안들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어떤 방안들이 더 적절한지 비교 검토해보고, 나아가 무엇이 최적인지 고민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CPU가 되어서 생각해 보자” 이같은 발상은 특히 소프트웨어(SW) 발명에 유용하다. 기계 중에서도 컴퓨터, 컴퓨터 중에서도 중앙 처리 장치, 즉 CPU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것이 핵심이다.

SW 발명은 결국 SW 코드들로 구현되는데, 이 SW 코드들을 실행하는 것이 바로 CPU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SW 코드로 구현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가장 적절한 수준은 슈도코드(pseudocode)에 가까우며, 그래야 아이디어의 검토나 수정도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다.

슈도코드에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CPU에서 가장 핵심적인 구성은 산술논리연산장치, 즉 ALU(Arithmetic Logic Unit)이다.

또한 산술논리연산장치는 다시 덧셈, 뺄셈, 곱셈 등과 같은 산술 연산을 실행하는 디지털 회로 모듈과 AND, OR, NOT 등과 같은 논리 연산을 실행하는 디지털 회로 모듈로 구분된다.

산술논리연산장치, ALU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산술논리연산장치, ALU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먼저, 산술 연산 모듈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위 그림처럼 산술 연산 모듈은 대상이 되는 어떤 피연산자(operand)들을 입력받고, 어떤 산술 연산(opcode)을 실행하도록 명령받아 산술 연산의 결과로 어떤 수치를 출력하게 된다.

이번에는 아이디어 구체화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어떤 값을 알려면) 무엇을 가지고 계산할 것인가? 연산과 관련해서는 어떤 산식으로 계산할 것인가? 결과는 무엇을 나타내는가?

산술 연산 모듈 입장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산술 연산 모듈 입장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다음으로, 논리 연산 모듈 입장에서 하나씩 짚어보자. 

위 그림과 같이 논리 연산 모듈은 피연산자(operand)로 어떤 값과 어떤 참조를 입력받고, 어떤 논리 연산(opcode)을 실행하도록 명령받아 논리 연산의 결과로 참(true) 또는 거짓(false)을 출력하게 된다.

아이디어 구체화 관점에서는 한걸음 나아가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떤 것을 알려면) 무엇을 가지고 판단할 것인가? 연산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어떤 논리들로 판단할 것인가? 결과를 어디에 쓸 것인가?

논리 연산 모듈 입장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논리 연산 모듈 입장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결국, SW 발명이란 첫째 무엇으로 이런저런 계산을 통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내고

둘째 무엇을 이렇게 저렇게 비교 판단해 어떤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세번째는 결과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번째는 이같은 3단계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프레임으로 조금 더 고민해 보면, 개념 수준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게 된다.

추가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비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6하 원칙(5W1H)에 따라 누락된 부분이 있는지 또는 더 보탤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해본다. 

Who, When, Where에 관한 것들은 조건과 관련해 활용될 수 있다.

또한 What, How에 관한 것들은 수단이나 대상과 관련해 활용될 수 있다.

다만 Why는 유효성이나 예외적인 상황 판단과 관련해 활용될 수 있다.

6하 원칙(5W1H) 이용 아이디어 구체화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6하 원칙(5W1H) 이용 아이디어 구체화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특히, 예외적인 상황과 관련해서는 트리즈(TRIZ)의 공간, 시간 등을 분리하거나 이원화하는 원칙을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SW 발명에서 예외 처리 또는 오류 처리와 관련된 아이디어는 대개 시스템의 고도화와 직접 관련된 경우다. 

또한 그같은 아이디어들은 상품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경쟁 우위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트리즈(TRIZ) 중 공간/시간 분리 원칙 활용.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트리즈(TRIZ) 중 공간/시간 분리 원칙 활용.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 김성현 변리사 프로필

한양대 정보통신학부를 졸업하고 2010년 47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한 이후 10여년간 변리사로 다양한 활동을 펴왔다. 기술가치평가사, 기술거래사 및 VC전문인력 등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 사업화와 기술경영에 관심이 많다. NIPA, IITP, KISA, KOCCA, 창업진흥원, 서울산업진흥원에서 각종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발이 넓은 편이다. ICT전공을 활용해 인공지능, loT, 클라우드 컴퓨팅, 차세대 보안, 블록체인, 스마트 디바이스 등 디지털 기술의 새로운 세상을 여는데 기여하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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