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T칼럼은 Business, Law & Technology에 관한 이야기들을 두루 담고자 합니다. 전광석화처럼 발빠르게 변하는 기업 환경 하에서 기업인들이 꼭 알아야할 비즈니스, 법률, 기술에 관한 노하우를 ‘특허법인 비엘티’ 변리사들이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기술경영의 전문가'로 꼽히는 김성현 변리사가 BLT칼럼의 문을 엽니다.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IP전략과 ‘요즘 뜨는’ 브랜드 이야기, 변화무쌍한 디자인의 세계 등 유익하고 의미있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단순한 지식재산 이상의 가치도 함께 만끽할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

김성현 특허법인 비엘티 파트너 변리사.
김성현 특허법인 비엘티 파트너 변리사.

[미디어SR 전문가 칼럼=김성현 변리사] 10여 년간 크고 작은 기업의 CEO들과 소통하면서 이분들에게 공통된 소망이 있음을 알게 됐다. "'회사 특허'를 많이 갖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바로 특허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었다.

특허의 최대 장벽으로는 창의성 부족과 주입식 교육을 꼽는 이들이 많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아무리 '창의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쉽게 해법이 나올리 없기 때문이다.

특허에 접근하려면 단순히 목표만 제시하는 것 보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프레임워크까지 함께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표와 관련해 예상되는 문제들, 그리고 그같은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기 위한 구조나 틀, 또는 가이드라인 등이 함께 주어졌을 때 목표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서 목표 달성률도 자연스레 올라가게 된다.

목표 달성 과정에서의 '생산성'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최근에는 디자인 싱킹(디자인적 사고- Design Thinking)이 생산성 제고를 위한 대표적인 프레임워크로 활용되고 있다.

디자인싱킹이란 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활용했던 창의적인 접근법 또는 방법론을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기획, 또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하려고 하는 시도를 의미한다. 

디자인 싱킹을 활용하면 목표까지 복잡하게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그리고 손쉽게 갈 수 있다.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 바로 디자인 싱킹인 셈이다. 

창의성은 부족하지만 창의적인 활동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디자인 싱킹은 실패의 고통과 두려움을 제거하고 심리적인 안정감과 용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낸다.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특허를 너무 거장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기업체 CEO분들을 만날때 마다 이렇게 강조하곤 한다. 특허에 대한 환상부터 깨야 특허에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야만 특허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그릇된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남들이 생각해내기 어려운 아이디어'라면 얼마든지 특허를 받을 수 있다. 특허에 반드시 혁신이 따라붙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좀더 쉽게 표현하면 '남들이 생각해내기 어려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남들이 생각해내기 쉽지 않은 아이디어'만 있어도 얼마든지 특허를 받을 수 있다.

특허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설명하다 보니 '혁신적인(innovatory)'에서 '쉽지 않은(Not easy)'으로 내려오면서 특허가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게 됐다.

그렇다면, "쉽지 않은"은 어느 정도의 수준을 의미할까. 쉬움(easy)과 어려움(difficult)의 중간이 아니라, 쉬움의 언저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즉, not easy = normal = not difficult가 아니라, 쉬움의 옆자리가 바로 쉽지 않은(not easy)의 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쉽게 발명할 수 있으면...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한 특허법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특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어렵다는 고정 관념을 툴툴 털어낼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특허가 사실은 별것 아니네..." 라는 태도와 자신감으로 특허를 대해야 우리가 특허의 주인공이자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특허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덜어내고 떨쳐내다면 이제는 문제점 찾기에 들어갈 차례다. 특허의 시작과 출발은 바로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다.

기업의 제품-서비스 기획안이나 현 상태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이 바로 출발이자 문제를 인식하는 바람직한 태도다.

한 예로 서비스업일 경우,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그려보고, 프로세스의 각 단계마다 삐딱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삐딱한 시선으로 어떤 단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눈을 부릅뜨고 찾아봐야 한다.

현재의 성능, 비용, 편의성, 신뢰성, 예측 가능성, 호환성, 대응력 등등 모든 것이 삐딱한 시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프로세스의 단계마다 삐딱하게 문제점 찾기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프로세스의 단계마다 삐딱하게 문제점 찾기 자료. 특허법인 BLT 블로그 갈무리

이런 과정을 거쳐 문제점을 찾아냈다면 이미 특허를 향해 절반 이상은 다가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 싱킹에서도 페르소나(Persona)와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예로 들면서 올바른 문제 정의(Define Right Problem)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제 정의가 틀렸을 경우에는 이후 도출되는 아이디어도 당연히 틀린 답이 되므로 경계해야 한다.

디자인 싱킹에서는 문제 정의 이후의 아이디어 도출 단계에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마인드맵(Mindmap), 스케치(Sketch)를 대표적인 창의적 사고법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특허를 내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창의적 사고법으로 솔루션을 위한 아이디어의 개념(concept)이나 기초(seed)를 만들어냈다면 그 다음으로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디자인 싱킹의 아이디어 도출 단계가 '실현 가능성'에 주목했다면, 이 단계는 특허를 위해 '기술적 수단이나 과정'을 구체화함으로써 '기술적 완성도'를 강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찾아내려면 삐딱한 시선과 특허에 대한 갈증과 소망이 있어야 한다.

◆ 김성현 변리사 프로필

한양대 정보통신학부를 졸업하고 2010년 47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한 이후 10여년간 변리사로 다양한 활동을 펴왔다. 기술가치평가사, 기술거래사 및 VC전문인력 등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 사업화와 기술경영에 관심이 많다. NIPA, IITP, KISA, KOCCA, 창업진흥원, 서울산업진흥원에서 각종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발이 넓은 편이다. ICT전공을 활용해 인공지능, loT, 클라우드 컴퓨팅, 차세대 보안, 블록체인, 스마트 디바이스 등 디지털 기술의 새로운 세상을 여는데 기여하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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