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2020 사회적 가치 보고서]

UN SDGs 연계 지속가능경영 주력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이 최근 내놓은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는 제목부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까지 전경련이 선보인 관련 보고서의 이름은 ‘주요 기업 및 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일반 기업과 관련 재단의 ‘사회공헌 활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사회적 가치’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전경련 측은 “지난해까지 선보인 보고서의 기업 부문 조사에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연계성 분석,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현황 등을 추가해 발간한 것”이라는 말로 이번 보고서를 정의했다. 지난해 기업들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과 현황이 담긴 이번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짚어본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부터 매 짝수달에 사내 기부 문화 조성을 위해 ‘기부식단’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부식단은 사내 직원식당에서 제공되는 식단의 반찬을 줄이는 대신, 낮춘 원가만큼을 기부하는 방식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임직원들은 반찬이 절감된 ‘부식단’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처럼 ‘기부식단 프로그램’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참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사회공헌

전경련은 ‘기부식단’ 프로그램과 같은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을 ‘NEW 5W1H’로 정의했다. 최근 사회공헌 활동의 주체(Who), 시기(When), 대상(to Whom), 내용(What), 방법(How), 목적(Why)이 전통적 프로그램과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기업 주도 활동’에서 벗어나 임직원이 직접 기획하고 주도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집중적으로 발굴·육성하고 있다.

또 근무시간이나 가족과의 여가를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발굴 대상이다.

실제로 농심은 봉사활동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 부담스러운 임직원을 위해 주중 봉사활동 및 유급 봉사활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메트라이프(MetLife)생명은 임직원·고객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걷기 기부 앱을 통해 목표 걸음 수를 채우면 일정 금액을 기업 재단에 기부하는 ‘워킹 챌린지’를 운영한 바 있다.

자료 및 출처. 전경련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
자료 및 출처. 전경련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

특히 일부 기업들은 보유 자산 및 인프라, 온라인 플랫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 제조업, IT분야가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기술과 자사의 금융 노하우를 결합한 ‘디지털 금융교육 플랫폼’을 개발해 어린이·청소년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온라인 금융교육센터를 오픈해 개별 맞춤형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엔지니어링산업의 특성을 활용해 수처리, 석유화학 에너지, 신재생 에너지 등 공학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는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현지 임직원들이 직접 학생들을 찾아 관련 교육을 하는 ‘찾아가는 엔지니어링 아카데미’를 운영, 현지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복지 사각지대 및 불평등 해소의 전통적 목표를 넘어,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 해결·역량 있는 창업가 발굴과 같은 사회문제 해결 나아가 사회 발전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 증가도 눈에 띈다고 전경련 측은 언급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올해 보고서는 예년과 달리 ‘사회적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기존 보고서에 UN SDGs 연계성 분석과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현황이 추가됐다.

자료 및 출처. 전경련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
자료 및 출처. 전경련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의미하는 UN SDGs는 지난 2015년 9월 UN총회에서 채택된 사회·환경·경제 분야 의제다.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달성해야 할 인류 공동의 목표 17개 및 169개 세부목표로 구성돼있다.

국내 기업들도 사회공헌, 나아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UN SDGs와 연계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분석대상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한 87곳 중 74곳이 UN SDGs과의 연계성을 구체적으로 명기했다”며 “직접적인 연계성을 밝히지 않은 기업들도 대부분 자사 사회공헌 활동에 UN SDGs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기업들은 UN SDGs의 주요 목표 17개 중 ‘건강과 복지(19.2%)’에 부합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양질의 교육(15.5%)’, ‘불평등 완화(12.2%)’, ‘빈곤의 종식(9.4%)’이 뒤를 이었다.

향후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방향성 역시 UN SDGs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UN SDGs의 세부 목표 중 ‘환경’과 연관된 부분에 집중한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한은행은 꾸준히 도서벽지 어린이를 초청, 금융교육 및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꾸준히 도서벽지 어린이를 초청, 금융교육 및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사진. 신한은행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17.5%는 향후 가장 관심 있는 사회공헌 분야로 ‘환경 보전’을 점찍었다. 이는 전년 대비 5.9%p 증가한 수치다.

또한 실제로 환경 분야에 특화된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젝트도 연이어 등장하며 업계의 눈을 사로잡았다.

BGF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임직원 및 가맹주, 가족들이 참여하는 친환경 봉사활동 ‘줍킹’을 시작했다. 줍킹은 쓰레기도 줍고 트레킹도 함께 하자는 의미의 탐방형 환경정화 캠페인이다.

그동안 북한산국립공원, 경남 통영시 만지도 등 전국 각지에서 줍킹 캠페인을 진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코웨이는 지방자치단체 50여 곳과 학교 등 청소년 이용시설에 공기청정기를 무상지원하는 ‘청정한 공기 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밖에 KDB생명보험(학교 숲 가꾸기 지원 사업), 롯데손해보험(문화재 환경미화 봉사), 한미약품(녹색한미 캠페인),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오렌지 환경교실)등 다양한 기업들이 환경에 방점을 찍은 봉사활동을 새롭게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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