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면서 느끼는 상실감과 허탈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
반려식물을 키우면 공기정화, 미세먼지 냄새 오염물질 제거 등 다양한 효과

류재근 한국교통대학교 연구교수
류재근 한국교통대학교 연구교수

 

[미디어SR 전문가 칼럼=류재근 한국교통대학교 연구교수] 21세기가 되면서 우리나라에 반려견(犬)과 반려묘(猫)의 숫자가 무려 1000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수가 인구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기준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반려견은 117만두 정도에 그치지만 한국펫사료협회나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600만두에 근접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수년의 시간이 흘렀고 고양이 즉 반려묘까지 포함한다면 넉넉잡아 1000만에 버금가는 반려동물이 국내에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듯 싶다.

문제는 반려동물의 수명이 20살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사망할 경우 느끼는 상실감과 허탈감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한다. 가족처럼 오랜 기간을 함께 지내다보니 사람처럼 미운정 고운정을 많이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는 반려견도 장례식을 치를뿐 아니라 심지어 49재까지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반려동물을 키우면서도 행여 아프지나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고 또한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일찍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불안함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점 때문인지 요사이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실내 공기정화식물은 1년초, 다년초도 있지만 수명이 훨씬 긴 식물도 적지 않아 부모님이 기르시던 반려식물(伴侶植物)을 사후에도 대를 이어 기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많은 이들이 살아생전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부모님의 숨결을 느끼면서 똑같은 반려식물을 시공을 달리하며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매일 반려식물에 물이나 비료를 주면서 나무와 대화하는 것이 마치 부모님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는 '반려식물 체험담'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부모님이 수년간 기르시던 반려식물을 마치 부모님을 모시는 정성으로 키우다보면 자연스레 집안내 공기정화와 동시에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며 안정감과 작은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식물(pet plant)이란 관상용부터 공기정화, 인테리어, 요리 등을 위해 식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자 식물을 가꾸고 기르며 교감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반려식물은 죽어도 냄새가 나지 않고 처리하기가 쉬울뿐 아니라 우리에게 언제나 새로운 공기와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요즘은 도시농업과 옥상녹화, 실내공기 정화 등을 목적으로 반려식물을 가꾸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반려식물의 효능과 장점을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실내 오염물질로 꼽히는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일산화탄소(Carbon monoxide), 암모니아(ammonia), 벤젠(benzene), 톨루엔 등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제거하며, 미세먼지 정화, 실내 습도 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또한 식물에 따라 냄새 제거용, 전자파 차단용, 소음 제거용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또 실내 공간을 아름답게 하거나 피로 회복 및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여가 활용 대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식물은 광합성, 증산작용, 토양 내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실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능도 한다.

공기정화식물은 사실상 우주 혹은 닫힌 세계에서의 생명유지를 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식물이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정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각광을 받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선의 밀폐된 공간 안에서 효율적이고 생태적 생명유지시스템의 실현을 위해 식물을 이용한 폐수처리, 식용 작물 등 다양한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 중 하나로 밀폐된 실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실내 공기를 정화해 내부의 생명체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실험이 바로 ‘나사의 공기 정화 연구: 실내공기오염물질 감소를 위한 실내조경식물'이다.

이 실험은 12종의 실내 식물에 대해 포름알데히드, 벤젠, 트라이클로로에틸렌의 정화능력을 확인한 것으로 실생활과 유사한 환경을 갖는 길이 13.7m, 너비 5m의 밀폐된 공간 내부에서 이뤄졌다.

1989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식물이 유해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으며 새집증후군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내면서 공기정화식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번 기회에 독자분들도 반려식물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눈뜨기를 기대한다. 이에 반려식물로 삼을만한 대표적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공기정화식물은 우선 흡수유해물질, 배출 물질, 재배 방법에 따라 나눌 수 있다.

대나무야자, 골든 포토스, 홍콩야자, 거베라, 고비, 부처손 등은 포름알데히드 제거 효과가 뛰어나다. 관음죽과 국화는 암모니아 흡수 능력이 좋다.

스파티필름은 알코올·아세톤·벤젠·포름알데히드 등의 휘발성유기화합물 제거 및 습도조절 능력이 있다. 아울러 관음죽, 파키라는 이산화탄소 제거에 좋다.

안스리움, 골든 포토스 등은 일산화탄소 제거능력이 우수하다. 이 외에 사무기기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없애 주는 알로카시아, 가정용품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흡수하는 아이비 등도 있다.

산세비에리아, 선인장과 같은 다육식물은 낮에는 기공을 닫고 수분 손실을 줄이며 밤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 같은 다양한 화학물질 이외에도 2.5㎛ 미만의 미세먼지 역시 잎 표면의 털 등에 흡착되어 기공으로 흡수해 제거되기도 한다.

향기, 피톤치드, 수분 등의 배출량이 좋을수록 우수한 공기정화식물로 분류된다.

율마 등은 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를 발생시킨다. 이는 실내 부유세균의 수를 감소시키는 살균 효과 뿐 아니라 방충, 탈취 및 스트레스 감소 효과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레카야자(황야자)는 증산작용 능력이 매우 뛰어나 실내 습도 조절에 도움이 된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다면 반려견 등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즐거움과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류재근 한국교통대학교 연구교수 프로필 :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 석사를 거쳐 건국대에서 환경미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보건연구원 미생물부 연구관을 거쳐 국립환경연구원 원장, 한국환경기술진흥원 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2001~2004), 한국물환경학회 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등을 지내면서 수질연구 등 물환경, 바이오, 환경분석과 관련된 분야에서 주로 일했다. 요즘도 한국교통대 연구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 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박사'로 유명하며, '대한민국 환경 지킴이' 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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