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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재능기부 수업을 다녀왔습니다. 젊디젊어서 활기가 넘치고 열심히 뭔가를 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고 개념이 꽉 찬 질문에 여러모로 재미있었습니다. 학생의 질문 중에 가슴을 파고드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아무도 이유는 말은 안 해주고 그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고만 하는데 좋은 대학에 못 가면 어찌 되는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이야기를 해줘야 이해도 하고 목적도 분명 해지고 동기부여도 되는 것이 당연한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의미의 질문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중학생인데 어른의 질문 같았습니다.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정리를 해줬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그저 경쟁 속에서 더 나은 대학을 가는 거로 끝인 것이 아니라 양궁의 과녁처럼 10점을 받으면 10개의 선택지가 생기고 5점을 받으면 5개의 선택지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고, 선택지가 3개밖에 없다면 그중에 자신과 잘 맞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조금 더 많은 선택을 할 기회가 있다면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되는 그런 거라고 설명해줬습니다.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텐데 학생이 똑똑해서 금세 알아듣고는 그럼 좋은 대학 못 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후속 질문을 합니다. 내 경험이 전부는 아니겠으나 주변 사람 중에 대학 안 가고 자수성가 한 사람과 고졸 대기업 현장 업무 하는 사람 이야기를 하면서 누가 더 행복한가를 논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인생이 모두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삶이 더 행복한지는 살아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부모님과 선생님 입장에서는 어떡하든 자식이 좋은 대학 나와 또래의 다른 사람 보다 몇 걸음 앞서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는 거라고 이야기해 줬습니다.

훌륭한 부모님, 선생님 입장에서는 부족할지 몰라도 질문한 학생은 이해했다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제가 고마웠습니다. 질문한 학생이 잘 성장해서 증명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훌륭한 인재에게 공부의 목적을 잘 이해시켜준 것 같아 기분이 좋은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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