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뽑고, 더 많이 줬지만...’ 격화되는 K-배터리 3사의 인재쟁탈전

전기차 신드롬에 억대 뚫었다…지난해 3사 평균 연봉 1억700만원 넘치는 배터리 수요에 아직 배고픈 3사…경력직은 ‘365일 모집중’ 인력 육성에도 열심인 3사…인력 해외 유출 걱정은 ↓

2023-03-24     김현일 기자
충청북도 청주시 소재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광풍에 지난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하는 등 업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높아지는 연봉과 계속되는 채용에도 여전히 인력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3사는 인재풀 운영 등 상시 채용 및 산학협력을 통한 인력 육성 등 인재 수급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3사의 직원 평균 임금은 1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SK온을 제외하고 산정된 9600만원의 평균치 대비 700만원가량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평균 급여액 9900만원으로 배터리 3사 중 가장 낮은 평균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직원 수가 1만1080명으로 가장 많고 작년 한해 동안 1576명을 추가 채용한 만큼 이런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같은 기간 1억1600만원의 평균 급여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디스플레이·반도체 소재 등 전자재료 사업을 합한 금액으로 배터리 사업부문의 평균 급여는 1억370만원에 해당한다.

SK온은 지난해 평균 1억600만원으로 3사 중 가장 많은 평균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는 2021년 10월 설립된 이후 1512명에서 지난해 2981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채용 홈페이지. 상시채용을 위한 인재풀 등록 버튼이 활성화돼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배터리 3사 전체 직원 수가 3649명이 증가했음에도 업계는 여전히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열풍에 ‘수주 몸살’을 앓고 있어 인력을 충원해도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말기준 385조원의 수주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3사는 모두 상시채용제도 운영 및 지원자들의 인재풀 등록을 가능하게끔 해 인재 채용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재 확보는 항상 제일 중요한 과제라 상시 채용으로 많이 뽑고 있다”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인력까지 채용하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지금 국내 3사 뿐 아니라 글로벌 배터리 업계들이 모두 인력을 더 많이 뽑고 싶어 난리다. 특히 우수 인력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라며 “그렇다 보니 배터리 전공자 뿐 아니라 AI, 빅 데이터 등 타 전공자들은 물론 엔지니어들도 많이 뽑고 있다. 공장의 스마트팩토리화 등으로 다양한 인력구성원들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사 별 경력직 채용 요건은 저마다 다르다.

LG엔솔의 경우 R&D 분야를 제외하고는 신입과 경력 모두에게 인재풀 등록 기회가 열려 있다. 지원서 작성 시점 기준 만 3년(36개월)이상의 경력자를 뽑는다.

삼성SDI는 학사는 경력 4년, 석사는 2년의 경력을 요한다. 박사의 경우 기업체 경력 기간과 무관하게 채용 진행 중이다. 다만 수원 SDI연구소의 경우 학사를 제외한 석·박사 인재만을 채용한다.

SK온은 석사 이상의 배터리 관련 2년 이상의 경력자를 뽑는다. 특히 차세대배터리 관련 경험 1년 이상 보유자 및 대면적 셀·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제조경험 등을 우대한다.

지난해 11월 11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삼성SDI와 성균관대 배터리 인재양성 업무 협약식에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왼쪽에서 6번째)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배터리 3사는 채용 뿐 아니라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인력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서울대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POSTECH)·연세대학교와는 각각 배터리 소재·분석기술 및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 관련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연세대·고려대·한양대와 관련 분야 계약학과도 설립·운영 중에 있다.

삼성SDI의 경우 서울대·카이스트·포스텍·성균관대·한양대 등 국내 대학들과는 물론 지난 2월 헝가리 오부다대학교와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도 했다.

SK온은 카이스트(KAIST)와 산학협력 배터리 교육 프로그램 ‘SKBEP’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생명화학공학·화학·신소재·전기전자·전산·인공지능(AI) 등 9개 분야에서의 교육을 진행하며 수강 대상자에게는 등록금· 개인 장학금 및 SK온 취업 등의 혜택을 보장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이전보다 중국 등지로의 해외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예전에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분야에서는 그런 일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요즘에는 사람들이 나가봤자 기술만 뽑히고 팽 당하기 일쑤라는 점 등 실익이 없다는 것을 많이들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구개발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굳이 외국으로 나갈 필요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업체에 입사해서도 해외 공장에 주재원으로 나가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현지 공장에서의 채용 등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