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선순환 구조 확립…동반 성장 가속화
스튜디오지니, 내년까지 오리지널 30여편 공개
ENA, 정체성 강화…글로벌 OTT 포괄하는 IP 개발
고음질·고화질의 올인원 셋톱박스로 시청환경 개선
"2025년까지 그룹 미디어 사업 매출 5조원 달성"

KT그룹이 18일 동대문구 노보텔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사진=KT
KT그룹이 18일 동대문구 노보텔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사진=KT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KT그룹이 미디어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를 적극 육성해 2025년까지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콘텐츠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판단, 올해는 포스트 우영우를 발굴하기 위해 장르를 확대하고 작품 수도 늘린다. 

이달부터 내년까지 총 30여편의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선보이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괄하는 IP를 개발해 미디어 사업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KT그룹은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에서 지난해 콘텐츠 사업 성과와 올해 전략 방향을 발표하는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KT는 지난해 미디어 밸류체인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자평했다. 콘텐츠와 IPTV, 유선방송이 유기적으로 작동, 함께 성장했다는 것이다. 우영우는 17.5%의 시청률을 기록 ENA 채널의 초기 안착에 기여했다. 또 넷플릭스 글로벌 1위 달성은 물론,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종이달'은 칸 국제 페스티벌에 초청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도 LA웹페스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는 다른 미디어 사업들의 이용자 층을 확대하고 실적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했다. IPTV인 지니TV에서 오리지널 드라마 VOD 누적 시청건수는 1000만건을 넘어섰다. 오리지널 드라마의 대본집과 오디오북이 밀리의서재에서 출간되고, 드라마 OST 제작에 지니뮤직이 참여해 콘텐츠 선순환 구조가 확립됐다. 

스튜디오지니, ENA,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스토리위즈까지 지난해 KT의 콘텐츠 사업 매출은 5000억원을 달성했다. 그룹 전체 미디어 매출도 전년 대비 9% 가량 성장, 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강국현 KT 커스토머 부문장은 "지난해 콘텐츠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올해는 그룹 차원의 본격적인 성장 엔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콘텐츠 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단말에 이르기까지 고객에게 최고의 콘텐츠 시청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2025년까지 미디어 사업에서 5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자신했다.

ENA와 스튜디오지니의 2023년 라인업./사진=KT.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높인다. 올해는 스펙트럼을 확장해 차별화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기존에 선보였던 로맨스·드라마·미스터리에 더해 액션·판타지·스릴러까지 장르를 다양화 한다. 이엘·진서연·차예련·박효주 주연의 '행복배틀', 김태희·임지연 주연의 '마당이 있는 집'은 포스트 우영우로 거론되는 기대작이다.  일본 제작사와 공동제작한 로맨스물 '오 영심이', 어설픈 유괴범과 천재소녀의 동행을 그린 '유괴의 날', 정우성이 10년만에 복귀하는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등도 순차적으로 방영된다. 인기 웹툰을 각색한 '남남'과 '낮에 뜨는 달' 역시 올해 라인업에 포함됐다. 

장르 다각화를 통해 폭넓은 시청자를 끌어들인 뒤 내년에는 스튜디오지니의 색을 보다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로 제작사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신들린 금뱃지', '박살소녀' 등 스튜디오지니가 자체 기획한 드라마 4편을 선보인다. 미디어 밸류체인 시너지를 염두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스튜디오지니 제 1회 시리즈 공모전 대상 수상작 '가석방심사관 이한신', 스토리위즈 IP를 활용한 '로드오브머니'가 대표적이다.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스튜디오지니가 2년차에 흑자를 달성한 원동력은 KT 미디어 밸류체인이 잘 작동됐기 때문"이라며 "해외 판매 매출이 늘어나 계획보다 좋은 상황이다. 연 평균 30편의 콘텐츠 투자를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윤용필 ENA대표가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그간의 성과를 발표중이다. /사진=KT
윤용필 ENA대표가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그간의 성과를 발표중이다. /사진=KT

올해 개국 1주년을 맞은 ENA는 국내 TOP5 채널 진입, 글로벌 IP사업자로 성장해 1조원 가치의 채널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채널 정체성을 강화하고 스타 PD 등과의 협업을 늘려 오리지널 콘텐츠 역량을 키운다.

예능 콘텐츠로는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강철부대3' , '나는 솔로' 방송에서 맺어진 커플들을 다룬 '사랑은 계속된다', 김태호 PD의 새로운 프로젝트 등이 예정돼 있다. 또 다큐멘터리 장르도 준비된다. 2050년 지구의 모습을 그린 '하늘에서 본 미래'가 대표적이다. 윤 대표는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작품으로  글로벌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NA가 적극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한 이유는 IP 효과를 체감해서다. 지난해 'ENA 매출은 2021년 661억원에서 1년만에 67%나 성장, 1103억원을 넘겼다. 채널 순위도 24위에서 11위로 상승했다. 리브랜딩에도 시청자들에게 채널을 각인시킨 것이다. 윤용필 ENA 대표는 "김태호 PD와 기획한 '지구마블세계여행' 등 다른 채널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시도하고 경쟁 사업자가 추구하지 않은 과감한 장르에 도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NA는 '나는 솔로', '지구마블'처럼 외부 크리에이터와 IP를 공유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혜미리예채파'처럼 국내외를 아우르는 IP를 발굴, 글로벌 OTT와 공동제작할 계획이다. 다만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와 협력하되, 판매망을 다각화해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한국에 2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넷플릭스 투자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OTT에 의존하는 형태가 될 수 있어 위험성이 있다"면서 "해외 판매에서 글로벌 OTT와 로컬 비중을 50대50으로 유지하고, 현지 플랫폼으로 판매망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KT그룹이 18일 미디어데이에서 올인원 셋탑박스를 공개했다. /사진=KT
KT그룹이 18일 미디어데이에서 올인원 셋탑박스를 공개했다. /사진=KT

콘텐츠 시청경험을 향상시키는 작업 또한 진행된다. 이날 공개한 지니TV 올인원 셋톱박스(STB)는 IPTV 셋톱박스, 무선인터넷 공유기,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하나로 통합한 기기다.

하만카돈 스피커에 돌비 애트모스 기반 고음질을 지원하고, 대사가 더 잘 들리는 보이스 부스트 기술을 탑재했다. IPTV 최초로  돌비비전과 HDR10+를 동시 지원해 TV 브랜드나 콘텐츠 사양에 맞는 고화질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그동안 TV 브랜드와 OTT별로 지원하는 HDR 기술이 달라 돌비비전과 HDR10+ 중 하나의 기술만 이용할 수 있었다. 

새 셋톱박스는 디자인적으로도 진화했다.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인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디자인을 맡아 인테이러 효과를 높였다. 세계적 권위의 2023 iF 디자인 어워드, 2023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며 심미성을 인정받았다. 

강 부문장은 "올인원 셋탑박스는 거실에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어 홈인테리어적인 면도 고려했다"며 "KT는 콘텐츠에서 플랫폼, 셋탑박스까지 미디어 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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