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22.4% 하락…경쟁사와 대조적
외형 성장 지속…텔코·디지코 사업 고르게 성장
5G·기가인터넷 가입자 증가에도 이윤은 감소

KT 사옥. 사진. KT.
KT 사옥./사진=KT.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초유의 경영 공백을 겪고 있는 KT가 1분기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 외형 성장은 성공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 이상 떨어졌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수익성을 개선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사실상 경영 공백이 지속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11일 KT는 1분기 매출 6조4437억원, 영업이익 486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2.4%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32% 감소, 3096억원으로 집계됐다. KT는 일회성 비용의 역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예외적으로 마포솔루션 센터를 매각하면서 746억원의 부동산 수익이 발생한 데다, 무선 단말에 따른 회계처리 변경으로 500억원의 이익이 감소했다.

다만 KT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게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6조4389억원, 영업이익 4996억원이다. KT도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는데도 시장 기대치 수준의 수익성을 냈다"고 자평했다. 

실제 KT의 사업부별 실적을 보면 고르게 성장했다. 유무선 사업은 기업·개인 간 거래(B2C)와 기업간거래(B2B) 모두 성장했다. 

텔코 B2C은 2조3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무선·인터넷 프리미엄 가입자와 로밍 매출이 증가해서다. 5G 가입자 894만명으로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의 65%를 차지했다. 고품질 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가인터넷 가입자 비중도 67%까지 증가했다. 이에 무선전화(1조5548억원)와 초고속인터넷(6079억원) 매출이 각각 1.1%, 2.8% 늘었다. 

텔코 B2B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1% 증가, 5408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 전환(DX) 전환에 따른 기업들의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 증가와 프리미엄 서비스 수요 확대로 기업 인터넷·데이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 3529억원을 달성했다. 기업 통화는 알뜰폰(MVNO) 시장 확대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과 기업 인터넷전화(VoIP)의 순증세 지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한 18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MVNO 가입자는 682만7000명으로 지난해 말(656만2000명)보다 285만명 늘었다.

디지코 사업도 순항했다. B2C 플랫폼사업(디지코 B2C)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566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디어와 모바일 플랫폼 이용자가 늘어난 결과다. IPTV와 옥외광고, 콘텐츠 제작 등이 포함된 미디어 사업 매출은 5069억원으로 1년 사이 2.2% 증가했다. 특히 IPTV는 ARPU가 높은 가입자가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8% 성장했다. 금융플랫폼, 콘텐츠마켓, 사물인터넷(IoT) 등 모바일플랫폼 사업 매출은 10.9% 증가, 591억원이었다. 

B2B 플랫폼 사업(디지코 B2B)은 지난해와 비교해 13.9% 감소, 4646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4월 클라우드 부문이 분사했기 때문이다. 다만 로봇, 모빌리티 등 신사업과 부동산 사업이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금융그룹 AICC, 국방광대역 구축사업 등 수주사업의 매출이 반영되면서 인공지능(AI)·뉴비즈 부문 매출이 4.4% 증가했다. 부동산 사업은 지난해 11월에 오픈한 명동 르메르디앙&목시 등 호텔업의 회복에 매출이 10% 성장했다. 

2023년도 1분기 연결·별도 기준 실적 요약./자료=KT.

계열사 성적도 선방했다. BC카드는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 자체카드 발행 , 대출사업 등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케이뱅크는 여덟 분기 연속으로 영업 흑자를 이어간 데 이어 고객 수와 수신, 여신 등 모든 영업 지표가 성장했다. 반면 경기 침체로 광고 커머스 시장도 영향을 받아 지니뮤직, KT스튜디오지니 등 콘텐츠 자회사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KT의 1분기 실적은 대표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개편으로 불거진 '잡음'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일러야 7월 이후에야 최고경영자(CEO) 자리가 메워지는 만큼, KT는 실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성장성과 수익성 사이 균형을 이뤄 연간 이익도 전년 대비 개선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다.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는 모바일·인터넷 등 핵심 사업은 질적 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 KT 관계자는 "프리미엄 중심의 고객 기반 확대, 타깃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컬러링, 듀얼번호, 캐치콜 외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결합되는 부가서비스를 개발해 매출 기반을 확대하고 안정적 성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디지코 B2B 사업에서도 수주를 확대한다. 하반기에 예정된 공공·민간 분야 DX 프로젝트 수주를 늘린다. 특히 KT클라우드는 5년 내에 100MW 이상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새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 기존 IDC 인수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동남아 등 해외 진출과 운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한다. 

구조적으로 비용 개선 작업도 지속한다. 업무의 자동화·효율화로 구조적인 비용 개선 작업에도 착수한다.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관제에 대한 자동화·지능화 솔루션을 확대하고, 단순업무는 로봇 업무자동화(RPA) 솔루션을 도입한다. 그 밖에 다양한 영역에 자동화 기능을 적용, 비용 절감 효과를 높인다. 

계열사 역시 2분기 이후에는 핵심 포트폴리오의 성장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수익성이 밸런스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콘텐츠 자회사는 오리지털 콘텐츠 제작·유통을 확대한다. 광고·커머스 관련 계열사는 신규 광고주 영업, AI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 제휴 협력 확대 등을 토대로 외부 영향을 최소화한다. 부동산 사업 또한 강북본부 개발 사업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는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지배구조 개편 진행과정과 경영 공백에 대해 꽤 길게 설명했다. 김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전사 경영과 사업 현안에 대해서 집단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며 "고객 서비스, 마케팅, 네트워크 투자 등 각종 사업에 대한 현안을 논의, 의사결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과 사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이상은 없으며 기존 수립한 경영 계획에 따라 사업과 전략이 현재 계속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KT클라우드 자본 유치도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하나의 예"라고 말했다.

KT는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다음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고 7월 말까지 대표 선임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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