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손실 282억원원…5개 분기 연속 적자
신작 부재에 매출 감소…비용 효율화로 손실 최소화
연내 14종 순차 출시…中 '현지화'로 흥행 가능성↑

지타워 전경./사진=넷마블.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넷마블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수년 간 1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저조했다가 점차 개선되는 계절적 특징이 반복됐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 적자는 물론, 적자 폭이 커진 점은 우려스러운 신호다. 넷마블의 본원적 경쟁력이 훼손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실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은 별다른 질문 없이 끝났다.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분위기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넷마블은 올해 '위기 탈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14종의 신작을 출시하고,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에 진출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넷마블 1분기 실적 요약./자료=넷마블.

11일 넷마블은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026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손실은 45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보다 더 저조한 성적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4.6% 줄고 영업손실은 137% 늘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2.3% 감소한 반면, 영업손실은 17.0% 증가했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따져도 다르지 않다. 에비타는 전년 동기 대비 56%, 전 분기 대비 43.7% 줄어든 20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순손실 규모가 줄었다는 점이다. 전 분기와 달리 무형자산 손상관련 비용이 발생하지 않은 덕분에 영업외손익이 증가했다. 특히 영업비용을 줄인 게 큰 역할을 했다. 

넷마블은 1분기 영업비용은 6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적은 규모다. 매출 감소로 지급수수료는 전년도와 유사한 2471억원에 그쳤다. 인력 감소로 인건비 역시 1875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보다 7.4% 적다. 특히 마케팅비 절감이 두드러졌다. 신작 출시가 없었던 까닭에 판촉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게 된 셈이다.  올 1분기 마케팅비는 10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줄었다.

권영식 대표는 "비용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고 4분기까지 이러한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영업비용이)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은 시장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6448억원, 영업손실 178억원이다. '본업'이 워낙 부진했던 탓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작 부재, 기존 게임들의 매출 하향 등으로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1분기 지역별 매출비중./자료=넷마블.
2023년 1분기 지역별 매출비중./자료=넷마블.

넷마블의 매출 구성을 보면 경쟁사들이 추구하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음을 알 수 있다. 

1분기 해외 매출은 5043억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84%를 차지했다. 북미 48%, 한국 16%, 유럽 13%, 동남아 10%, 일본 7%, 기타 6% 순이다. 장르별로도 캐주얼 47%, RPG 27%, MMORPG 16%, 기타 10%로 집계됐다. 게임별로는 잭팟월드 10%, 마블콘테스트오브챔피언스 9%, 캐시프렌지 9%, 랏차슬롯 9%, 일곱개의대죄 : 그랜드크로스 7%, 제2의나라 : 크로스월드 5%, 리니지2 레볼루션 5%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매출 비중에서 특정 지역이나 장르, 지식재산권(IP)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확인된다. 바꿔 말하면 충성 이용자층을 넓힐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존 게임 매출이 하향 안정화된 뒤에 신작을 꾸준히 출시, 초반에 매출을 일으키지 않으면 실적에 타격을 입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2023년 신작 라인업./자료=넷마블.

넷마블은 올해 다수의 신작을 출시해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2분기 이후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아스달 연대기 등 멀티플랫폼 기반의 신작 9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도기욱 대표는 "지난 1분기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들의 완성도 향상과 퍼블리싱에 집중했고, 현재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타사와 차별화된 웰메이드 신작들의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 게임 개발력을 재입증하고 글로벌 탑티어 게임사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작 중 최고의 기대작은 모두의마블2 : 메타월드다. 전세계 2억명이 즐긴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 후속작으로, 전작의 전략 보드 게임성을 강화하고,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월드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넷마블은 출시에 맞춰 토큰 경제 시스템을 공개하며 모두의마블2 흥행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기능 외에도 3매치 퍼즐, 미니게임, 메타버스 광장 등을 추가해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으로 키룬다는 게 넷마블의 구상이다. 

회사의 바람에 부응하듯 모두의마블2의 초반 반응은 긍정적이다. 출시 5시간 만에 대만과 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무료 게임 부문 3위권에 들었다. 

그러나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가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판단, 한국에서는 출시되지 못했다. 핵심 국가인 한국, 일본에서 출시될 경우,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넷마블을 기대하고 있다. 권 대표는 "태국은 회사가 계획했던 수준의 지표들이 잘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 시장을 위한 마케팅을 점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 미국과 한국 중심 론칭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모두의마블2 : 메타월드./사진=넷마블.
모두의마블2 : 메타월드./사진=넷마블.

중국 판호를 획득한 5개 게임도 준비 중이다. 일곱개의 대죄, A3: 스틸 얼라이브, 샵타이탄, 신석기시대, 제2의나라 : 크로스월드가 중국시장에 진출한다. 이 중 신석기시대와 A3: 스틸 얼라이브는 사전예약과 함께 1차 CBT가 진행 중이다. 

권 대표는 "일곱 개의 대죄와 제2의나라 : 크로스월드는 텐센트가, A3:스틸 얼라이브는 넥스트조이가 각각 (중국) 퍼블리싱을 맡았고, 신석기시대는 개발사와 협력해 직접 서비스할 것"이라며 "대부분 게임들이 중국 현지에서 개발하고 현지화를 진행해, 중국 시장에 대한 디테일과 감성적인 부분까지 견고하게 준비됐다. 올해는 중국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중국에 출시되는) 모든 게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신작 출시에도 비용 효율화 기조는 유지할 방침이다. 적자 기조를 끊기 위해서다. 도 대표는 "마케팅비는 신작 라인업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비율상 큰 변화가 없도록 유지하도록 모니터링 하면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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