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분기 영업익 711억원…전년 대비 55% 감소
사업 정리로 비용 효율화…카톡 개편 통해 매출 증대
AI·헬스케어 상용 서비스 출시…글로벌 엔터사업 집중
"올해 3000억 손실 예상…비욘드 코리아 속도낼 것"

카카오 판교아지트 전경./사진=카카오
카카오 판교아지트 전경./사진=카카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카카오의 올해 첫 성적표가 나왔다. 매출은 1조원대를 수성한 반면, 영업이익은 700억대에 그쳤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 재발을 위해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 등 인프라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속도를 올리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한 결과다. 회사의 핵심 서비스 기반을 안정화하고 미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투자였지만, 카카오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000억원대를 지켰던 분기 영업이익은 201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믿었던 콘텐츠 사업 성장세가 둔화돼 반등은 쉽지 않다. 

카카오는 올해 경쟁력이 낮은 사업을 정리해 '새는 돈'을 줄이는 한편, 핵심 사업모델인 카카오톡을 개편해 이용자 수와 광고 매출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 

국내외 IT기업들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사업 투자는 공격적으로 단행한다. 챗GPT와 버티컬 서비스가 결합하는 등 AI 산업은 다극 체제가 예상되는 상황.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 대화형 AI개발에 속도를 올린다. 이달 중 이미지 생성AI 칼로 2.0을 시작으로 AI챗봇 서비스모델을 고도화하고 하반기 한국어 특화 AI인 코GPT2.0을 자사 서비스에 적용한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브레인을 통해 AI를 접목한 상용서비스도 출시한다. AI 수익화에 맞춰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협력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콘텐츠 성장세 둔화…카톡 위력 재확인

카카오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403억원, 영업이익 711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해서도 영업이익은 29% 하락세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나 줄었다. 

카카오가 2023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사진=카카오
카카오 2023년 1분기 실적 요약./사진=카카오

부문별로 살펴보면, 톡비즈와 포털비즈를 포함한 카카오 플랫폼 사업은 1분기 964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게임 ·뮤직·스토리·미디어를 포함한 콘텐츠 사업은 같은기간 7756억원의 매출로 1% 증가에 그쳤다. 

먼저 톡비즈 매출은 거래형 매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5156억원을 기록했다.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감소했으나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25% 성장했다. 반면 포털비즈 매출은 27% 감소한 836억원에 그쳤다.

플랫폼 기타 부문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대리, 주차 사업의 성장과 카카오페이 결제, 금융 서비스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656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사업은 뮤직(2320억원)부문이 1분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게임(2473억원), 스토리(2286억원) 미디어(677억원) 부문은 상대적으로 전년과 유사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으로 음악 콘텐츠의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점을 고려, 음악에서 창출한 수익은 해외 웹툰 플랫폼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올 1분기 뮤직 부문은 멜론의 안정적 매출과 자체 아티스트 육성, 음원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3% 증가했다. 향후 SM 아티스트들의 음원 유통과 매니지먼트 사업 협력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게임 부문은 2분기 아키에이지워의 실적 반영과 신작 오딘의 일본시장 출시로 안정적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토리 부문 매출은 일본 시장에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찍었지만 북미, 동남아의 선제적 투자, 구조조정 등으로 실적이 5% 감소했다. 북미 타파스 거래액이 늘어나 하반기 성장세가 가시화될 전망이며, 2분기에는 개인 맞춤형 UX 개편 등 운영효율성과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미디어 부문은 올해 30여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기획 제작해 10편을 먼저 선보인다.

카카오브레인이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모델인 칼로를 기반으로 한 비 에디트의 오픈 베타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 카카오브레인. 
이미지 생성 AI 모델인 칼로를 기반으로 한 비 에디트의 베타서비스./사진=카카오브레인. 

수익성 후퇴했지만…AI·헬스케어 투자 확대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매출 1조8259억원, 영업이익 1227억원이었다.

시장의 전망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낮아진 이유는 카카오 먹통 사태와 무관치 않다. 데이터센터 다중화 등으로 외주 인프라 비용이 18% 증가했고, 데이터센터 건립 관련 설비투자로 상각비도 15% 늘었다. 또 AI·클라우드·헬스케어와 같은 신성장동력 투자도 증가했다. 실제 카카오의 1분기 영업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 늘어 1조6692억원을 기록했다.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엔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에 따른 인프라비용 증가와 설비투자(케펙스)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이 늘었다"며 "뉴이니셔티브에서 예상보다 많은 투자를 하면서 다소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뉴이니셔티브는 AI·클라우드·헬스케어를 포함한 신사업을 가리킨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크게 후퇴했다. 지난해 1분기 9.7%에서 9.4%, 8.1%, 5.7%로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올 1분기에는 4.1%로 주저 앉았다. 

이에 카카오는 올해 영업비용 효율화와 함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 배 대표는 "현재 카카오 공동체는 비용 효율화를 위한 노력 중이며, 일부 경쟁력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손익이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AI와 클라우드, 헬스케어 투자는 확대한다. AI는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AI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 브레인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면, 카카오가 내외부 AI 기술을 활용, 버티컬 서비스를 선보이는 식이다. 
이달 중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 2.0'을 공개한다. AI 수익화를 위한 상용서비스도 출시를 예고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개발한 AI 캐드의 데모 서비스를 3분기 공개할 예정이다. AI 캐드는 의료 영상을 분석, 판독문 초안을 만드는 서비스다. 

AI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향상시킬 초거대AI도 새 모델을 내놓는다.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코GPT 2.0이다. 기존보다 매개변수(파라미터)와 데이터 토큰 규모가 확장된 코GPT 2.0는 한국어 특화 모델이다. 홍은택 대표는 "챗GPT를 비롯한 다수 AI가 버티컬 서비스에 접목되고 있지만 응답속도가 느리다. 한국어 특성이 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국어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강점으로 갖고 있는 채팅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AI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제휴나 협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헬스케어 사업도 올해 결과물을 내놓는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로 모바일 기반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 플랫폼을 연내 선보인다. 의료기관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와 의무 기록들을 표준화·디지털화해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도 2분기 중 출시된다. 

신사업 속도가 빨라지면서 올해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배 대표는 "AI사업 투자 손실을 올해부터 줄이려고 했으나 최근 AI가 가져온 변화를 보며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대응하기로 결론 내렸다"면서 "올해가 AI 투자 정점이고 내년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올해 영업손실이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손실의 80%는 AI 클라우드 비용이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도입된 공감하기 기능. 사진. 카카오. 
카카오톡 프로필에 도입된 공감하기 기능./사진=카카오. 

"비욘드코리아·비욘드모바일 가속화"

올해 카카오는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 카카오톡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톡의 주요 탭을 재정비하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오픈채팅을 세 번째 탭에 넣는다. 현재 이 자리는 뷰탭이 차지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관심사에 맞는 방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한 것이다. 다수의 이용자가 가볍게 소통하는 신규 채팅 기능도 추가한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오픈채팅 이용자 수를 2배 이상 늘린다. 홍 대표는 "오픈채팅탭은 카카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 허브이자, 관심사를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광고 매출도 2.5배에서 3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친구탭 역시 하반기까지 기념일을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 수를 늘린다. 2200만명인 일간 활성이용자(DAU)는 연말께 40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같은 카카오톡의 진화를 통해 광고주 등 비즈니스 파트너의 효율성도 극대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톡비즈 관련 사업모델을 고도화 한다. 카카오톡 채널은 1000명 이상 친구를 둔 플러스 채널 수를 연말까지 30만개로 늘린다. 선물하기는 상반기 중 럭셔리 뷰티 제품 외에 패션·잡화·리빙까지 담은 온라인 명품 전문관을 런칭한다. 톡스토어는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이용자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관계형 커머스 역할을 강화한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카카오가 최대 주주로 등극한 SM엔터와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엔터쪽 영역을 키운다. 콘텐츠 음원 유통, 매니지먼트 사업부터 협력을 시작한다. 카카오엔터는 SM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음반 유통을 맡는 한편, 세계적 수준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멀티 레이블 기반의 퍼블리싱 구조를 활용, 카카오엔터와 SM엔터의 작곡가·작사가 풀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비전 실현에도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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