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창작자 수익 다각화 모델 PPS 도입
유료 콘탠츠 2조255억원…10년 간 87배 성장
1억 넘은 작품 904편…10억 이상은 136편
"5년 내 1억 이상 작품 수 2배 이상 키울 것”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웹툰.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네이버웹툰의 수익화 전략이 통했다. 

창작자 수익 다각화 모델인 PPS 프로그램이 안착하면서 유료 콘텐츠 수익 규모가 연간 2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의 웹툰과 웹소설 수도 904편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거래액 기준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작품은 136편이었고, 특히 5편은 100억원을 넘겼다. 내수와 무료 콘텐츠 위주였던 국내 웹 콘텐츠 산업의 축을 해외 그리고 유료화 모델로 성공적으로 옮겼다는 평가다. 

25일 네이버웹툰은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성과를 발표했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 콘텐츠 유료 판매 수익, 광고 수익, 지적재산권(IP) 비즈니스 수익을 반영, PPS 프로그램을 적용 중이다. 원고료와 별도로 지급된다. 창작자들이 작품의 대가를 플랫폼과 공유하는 PPS 덕분에 작품의 질이 높아지고 이용자 유입, 플랫폼 성장의 선순환 효과가 발생했다. 

2013년 약 232억원이었던 유료 콘텐츠 거래 규모는 지난해 약 2조255억원으로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해 87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용자들이 유료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라인웹툰, 라인망가 등에서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웹툰·웹소설 수는 2013년 1편에서 지난해 904편으로 크게 증가했다. '거물급' 작품도 다수 탄생했다. 지난해에만 136편의 거래액이 10억원을 웃돌았고, 이 가운데 5편은 1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해외 이용자 유입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네이버웹툰 한국어 서비스에서 연재 중인 작품의 52%가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인기 작품들의 누적 조회수도 크게 늘어, 10억회를 돌파한 작품은 40편, 5억회를 돌파한 작품은 108편에 달한다. 그 결과 네이버웹툰은 8560만명의 월간 이용자(MAU)를 보유한 플랫폼이 됐다. 

김준구 대표는 "PPS 연간 수익 규모가 1억원을 넘는 작품의 경우, 약 6000~7000억원이 창작자에게 돌아간다"면서 "원고료가 유일한 수익이던 창작자 생태계가 달라졌고, '웹툰'이 세계적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은 현재 해외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 다만 회사의 성공사례를 눈여겨 본 경쟁사들이 늘어나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은 일본에서 전자책 플랫폼, 애플북스를 통해 '세로로 읽는 만화'를 서비스 중이다. 아마존 역시 일본에서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이름의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준구 대표는 "애플, 아마존 같은 빅테크도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두렵지 않다"며 "네이버웹툰은 (웹툰시장에서) 의미 있는 규모를 만든 선두주자"라고 강조했다. 미리보기, 데일리 패스 등 유료 콘텐츠가 경쟁사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네이버웹툰은 단순한 콘텐츠 프로바이더(제공사)나 퍼블리셔(발행사)가 아니라 은 창작자와 이용자를 확보했고, 콘텐츠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라며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한 번에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히려 틱톡, 유튜브 등 창작자 기반 플랫폼을 잠재적 경쟁사로 꼽았다. 유료 모델을 통해 창작자를 영입하고 이용자 규모를 확장하는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 웹툰은 웹 페이지를 넘어 게임, 영상, 단행본, 굿즈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되다. 그는 "리딩 기업으로서 이제 다른 시장과의 경쟁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네이버웹툰의) 경쟁 상대는 유튜브, 틱톡일 수 있다. 시간 점유율을 늘리고 (웹툰) 산업 규모 자체를 키워야 하는 소명이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웹 콘텐츠 사업화라는 목표를 이룬 만큼, PPS를 보완해 자체 생태계를 견고하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더 많은 창작자를 끌여들여 이용자 규모를 늘리는 전략이다. 

PPS 브랜드명은 '페이지 프로핏 셰어(Page Profit Share)'에서 '파트너스 프로핏 셰어(Partners Profit Share)'로 변경한다. 창작자들이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게 함으로써 양질의 IP를 확보하고, 작가층을 두텁게 만든다는 목표다. 2028년까지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 작품을 2000편으로 두 배 이상 늘리고 2025년까지 월 평균 500만원의 IP 비즈니스 매출을 발생시키는 작품을 연간 500개 이상으로 확대시킨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웹툰, 웹소설 플랫폼 내의 페이지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것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원작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도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창작자 전용 시스템인 크리에이터스의 댓글 관리 기능. 사진=네이버웹툰.
창작자 전용 시스템인 크리에이터스의 댓글 관리 기능. 사진=네이버웹툰.

창작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웹툰위드'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도전만화·베스트 도전 창작자 전용 시스템 '크리에이터스'를 선보인 뒤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독자 반응을 살피고 창작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작품 통계와 회차 예약 기능을 적용했다. 지난 19일에는 악성 댓글로부터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댓글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연내 아마추어 창작자 대상 수익 창출 모델도 도입된다.

김 대표는 "PPS 프로그램 역시 웹툰위드의 일환"이라며 "한국의 웹툰 생태계가 글로벌로 확대되고 독자 저변이 커졌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치열히 경쟁 중이다. 세계 1위 스토리테크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창작자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일본어, 영어 등 해외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지 공모전, 코믹콘 참가 등을 통해 해외 창작자 발굴과 이용자 저변을 넒히는 데 역할했다. 성장한 만큼 그늘도 있다. 연재 작품의 선정성, 폭력성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네이버웹툰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김 대표는 "플랫폼은 의사 결정 주체가 아니라, 이용자와 창작자가 만날 수 있는 장"이라며 "(창작자, 이용자 같은) 생태계 플레이어에 의해 자율적으로 시장 형성이 돼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 본연의 입장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사항은 이야기하기 어렵다"면서 "이전에 얘기한 대로 2~3년 내 상장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날 간담회에는 인기 웹툰 작가들이 참석해 네이버웹툰과 협업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김규삼 작가는 “네이버웹툰의 창작 생태계는 다른 콘텐츠 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플랫폼과 창작자가 상생하는 선순환 시스템이다”라며,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웹툰 산업의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웹툰 작가에 대한 인식이나 창작 환경이 엄청나게 개선되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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