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격 공역 협소···신형 미사일 성능 평가 어려워
국방과학연구소 17일 연구용역 발주, 11월말 최종 보고

[데일리임팩트 권해솜 기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신형 현무 4ㆍ5미사일의 사격 시험을 국외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한미 미사일지침 폐지로 사거리와 탄두중량이 제한이 풀린 반면 국내에서는 최대 사거리만큼 시험을 실시할 공간이 없기 때문으로 미국과 호주, 프랑스, 남아공 등이 유력후보지로 거론된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국외에서 신형미사일을 시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1년 5월 한미미사일 지침 폐지에 따라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중량 제한이 풀렸음에도 국내시험 공간이 협소해 시험 사격과 평가를 제대로 진행할 사격장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실시된 현무 2C 탄도미사일의 발사 장면./사진=육군
국방과학연구소가 국외에서 신형미사일을 시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1년 5월 한미미사일 지침 폐지에 따라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중량 제한이 풀렸음에도 국내시험 공간이 협소해 시험 사격과 평가를 제대로 진행할 사격장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실시된 현무 2C 탄도미사일의 발사 장면./사진=육군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방 R&D(연구 및 개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외시험장 현황 조사 및 시험능력 분석 연구’에 대한 용역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Alio)를 통해 17일 발주했다. 입찰마감일은 이달 26일이며 입찰금액은 2억 4500만원이다.

ADD 관계자는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을 비롯 전국 8개소의 각종 무기 시험 인프라가 있지만 사거리가 최소 800㎞ 이상인 현무 4ㆍ5 신형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성능을 확인하고 각종 테이터를 추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민원도, 공간적 제한도 거의 없는 국외시험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ADD가 운용 중인 시험장 중에 최대사거리대로 쏠 수 있는 곳은 충남의 모처로 사거리 800㎞급의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했을 때 이어도까지 도달할 수 있으나 △불의의 민간 선박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800㎞ 이상 장거리 신형 미사일의 경우 일부러 사거리를 줄여서 발사해야 하며 △고각 발사시 비행항적과 탄착점 등 각종 사격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정확하게 측정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군과 ADD는 이에 따라 사격 공역 제한이 거의 없는 국외시험장 운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시험장 후보지로는 미국 뉴멕시코주 소재 화이트샌드 미사일 사격장을 비롯해 호주 우메라 사격장, 남아공 오버베르그 사격장, 프랑스 낭트 사격장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미국 화이트샌드 사격장은 우리 군이 현무 2 미사일 개발 당시 사격장으로 활용한 적이 있어 유력한 후보지로 손꼽힌다.  

ADD는 이달말 민관군 합동 착수회의를 열고 7개월간 국내 사격장 실태 조사ㆍ해외직접 탐방 조사를 거쳐 오는 11월말까지 국외사격장 운영 여부 및 최종 후보지를 선택할 예정이다. 

방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내 사격장의 사격 공역이 좁은데다 민원이 빗발쳐 155㎜ 곡사포/자주포의 신형 사거리연장탄이나 230㎜ 유도로켓마저도 이스라엘 등지에서 시험사격해 데이터를 산출하는 실정"이라며 "사거리와 탄두중량이 늘어난 신형 미사일이 속속 개발됨에 따라 국외사격장 활용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DD 관계자는 '국외시험장을 운용하는 경우 국산 미사일의 성능과 제원에 관련된 정보가 외국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수긍하지만 국내 시험장을 추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이 없다"라며 "우주발사체를 국외에서 시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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