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디즈니, 트위터 등 美 주요 기업 '원격근무' 정책 변화 시작
美 노동부 조사 결과, 정상출근 비율 코로나19 이전 수준 육박
근로자들은 재택근무 선호...'일과 삶' 균형 위해 이직도 고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중순 대규모 감원 발표 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원격근무’ 정책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집이든 카페든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하는 ‘원격근무’를 계속 지지할 계획이지만, 이런 근무 방식에 대한 성과를 분석하여 정책을 개편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

‘원격근무’가 사실상 ‘재택근무’인 만큼 저커버그의 발언은 성과에 따라 재택근무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했다. 

美 주요 기업, 줄줄이 '원격근무' 정책 변화 움직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도입된 ‘원격근무’ 정책에 변화를 주려는 미국 기업이 메타만은 아니다. 디즈니, 트위터, 스타벅스 등도 직원들에게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2021년 “영구적으로 유연 근무를 허용하겠다”면서 기술 기업 중 거의 최초로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방식은 끝났다”고 선언했던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조차 사무실 복귀를 종용하고 있다.

사무실 정상 출근 비율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 도달 

직원들을 사무실로 정상 출근시키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건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노동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에서 사무실로 정상출근하는 비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의 설문조사 참여한 미국 기업의 약 72.5%가 지난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거의 내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1년 같은 조사 때의 60.1%보다 높고,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조사 때의 76.7%에 근접한 수준이다.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 비율은 2021년의 10.3%에서 지난해 11.1%로 소폭 올라갔지만, “일부 직원만 하고 있다”는 비율은 29.8%에서 16.4%로 대폭 낮아졌다.

출근이 싫은 근로자들..."재택근무 생산성이 더 높다" 

그렇다면 재택근무를 포기하고 사무실로 복귀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최근 나온 몇몇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근로자 중 재택근무가 너무 마음에 들다 보니 사무실로 출근하지만 않는다면 임금 삭감도 감수하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근로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 이직도 고려하고 있었다.

채용회사인 로버트하프(Robert Half)가 지난해 11월 2,500명이 넘는 미국 근로자를 대상으로 원격근무에 대해 물어본 결과, 근로자 4명 중 3명 정도는 "집에서 일하면 이따금 더 오래 일할 때도 있지만 생산성이나 만족도가 더 높다"고 응답했다.

일주일에 하루 이상 출근하는 근로자 3명 중 1명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으면 기꺼이 임금 삭감을 수용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와 별도로 금융정보회사인 뱅크레이트(Bankrate)가 실시해 이번 달 3일 공개한 ‘구직자 대상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56%는 더 나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비율은 2022년 조사 때의 51%보다 올라간 것이다.

근로자들은 높은 임금만큼이나 보다 유연한 근무 시간과 원격 근무를 중요한 직업 선택 기준으로 판단했다.

기업들의 출근 압박 더 심해질 듯...경기침체가 무기  

하지만 근로자들이 아무리 재택근무를 원한다고 해도 올해는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기업들의 압박이 점점 더 심해지면 심해지지 약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구인구직 사이트인 레주메빌더(Resume Builder)가 최근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10곳 중 9곳은 올해 직원들을 사무실로 출근시키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경기침체 우려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중시하면서 사무실과 기타 현장 복귀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경기가 나빠지고 감원이 늘어나면서 이제 힘의 균형이 직원에서 기업으로 넘어가게 되자 기업들이 이 기회를 틈타 직원들의 출근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케시 캐처 커리어/라이프얼라이언스 서비스(Career/Life Alliance Services) 사장은 “경영진이 근로자를 붙잡아 두려고 애를 쓸 때는 근로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될까 봐 사무실로 나와서 일하라고 말할 수 없지만 이제 경제가 흔들리면서 경영진이 주도권을 잡게 되니 이제 ‘사무실 복귀를 원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