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채용 규모 1500명...전년比 60% 증가
인력 감축 추진 기조 변화..당국 상생압박 일환 분석

국내 5대 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국내 5대 은행 사옥.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국내 5대 은행들이 올 상반기 채용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확대한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인력을 감축해온 기조와 정반대의 행보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당국의 압박에 따른 상생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이 계획 중인 올 상반기 채용 규모는 1500명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50명 대비 약 58%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개별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신입행원 채용 모집 공고를 통해 일반, 지역인재, 디지털·IT 총 3개 부문에서 250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채용 규모 보다 100명 늘었다.

신한은행도 올 상반기에 전년보다 100명 많은 25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일반 행원을 제외한 영업직무 경력직, 디지털·ICT 등의 인재를 모집한 바 있다. 하반기에는 채용 규모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채용을 완료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상반기 공채 모집을 통해 250명을 선발하고, 현재 신입행원들이 연수원 교육을 진행 중에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농협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빨리 상반기 채용을 마무리했다. 농협은행은 채용 시기를 앞당겨 지난해 연말 2023년도 상반기 신규직원 채용을 실시하고 480명의 신입행원을 선발했다. 현재는 20명의 경력직 모집을 진행 중이다. 500명 규모의 상반기 신입 및 경력 채용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명 많은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달 중으로 모집공고를 내고 250명 내외를 선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채용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간 가장 큰 규모의 채용이 예정돼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KB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200명을 채용했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도 채용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오는 6월까지 약 300명을 수시 채용할 계획이다. 대구·부산·광주·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역시 5월부터 신규 채용에 돌입한다.

한편 5대 은행은 올해부터 디지털 전환 및 비대면 서비스 확대를 명분 삼아 점포와 인력 감축을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채용 규모 확대는 당국이 지시한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고금리에 따른 국민의 대출이자 부담 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반대로 은행권은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사실상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후 금융 당국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5대 은행을 향해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을 촉구했고 상반기 채용규모 확대 역시 연장선상의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 눈치보기에 따른 채용 확대 보다는 은행이 막대한 이자수익을 볼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을 손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고 지적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준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 수익이 높아지는 건 금융의 당연한 원리인데 강제적 채용 확대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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