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 숙명여대 겸임교수 선임…최초의 사외이사 출신 의장
이사회 독립성·투명성·전문성 강화…투자 효율화 고려한 듯
SM과의 기업결합 앞둬…"공정위 심사 의식한 행보" 지적도

윤석 신임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 카카오.
윤석 신임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 카카오.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카카오의 사외이사를 맡은 윤석 숙명여대 경영학과 겸임교수가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30일 카카오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윤석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가 선임된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를 유력한 이사회 의장 후보로 꼽아왔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후 콘텐츠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아티스트 공동 기획, 팬 플랫폼 확대, IP 웹툰화·캐릭터화, AI·메타버스·블록체인을 활용한 신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추가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 

카카오가 공동체 내부 투자 전략을 이끌어 온 배 대표 대신 윤석 신임 의장을 택한 데에는 재무관리 역량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 신임 의장은 크레딧스위스 증권 MD·리서치센터장, 삼성증권 전무, 삼성자산운용부사장,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한 금융·재무 전문가다. 2020년 카카오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이번 주총에서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와 폭넓은 경험을 가진 만큼, 경영 현안을 결정할 때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기업가치 극대화, 주주·사회의 이익 대변 등을 두루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와 계열사를 향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칼날을 의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로직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택시 호출(콜)을 몰아줬다며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KCH)를 금산분리 규정 위반으로 검찰 고발했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과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채찍질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신고기준도 손질할 태세다. SM과의 기업결합을 앞둔 카카오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세운 것도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조해 카카오가 최선의 경영적 판단을 내렸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이아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주주 가치를 보호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윤석 신임 의장의 선임을 알리면서 "카카오 이사회는 전체의 과반 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왔다. 이사회 산하 감사·추천·보상·ESG를 담당하는 4개의 전문위원회 역시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구성을 마친 카카오는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비전 실현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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