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컴퍼니로 도약” 강조…AI 전문가 사외이사로 선임
주력 사업·서비스에 AI 접목…비통신사업 확대에 집중
ESG에도 AI 활용…사업 성과 극대화·기업가치 제고

SK텔레콤이 28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 39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SKT 유영상 사장이 3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SK텔레콤이 올해 AI컴퍼니로 정체성을 뚜렷하게 확립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을 이식해 회사의 체질을 통신에서 첨단 테크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구상. 이를 위해 유무선 통신사업과 미디어, 구독 사업 등 핵심 사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시키고, 기술과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해 AI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전사적 역량을 총집결해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전문가 영입…AI 전략 고도화

SK텔레콤이 28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한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는 자연어 처리 기반 AI 전문가다.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이자 인공지능연구원 원장을 겸하고 있는 오 교수는 학계, 정부, 기업 등과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며 전문 역량을 인정받았다.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김준모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부교수 역시 AI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 컴퓨터 비전과 신호처리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갖췄다. 

이사회의 AI 전문성이 강화됨에 따라 AI 컴퍼니 도약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AI 기술 방향성과 윤리 문제, 디지털 전환 사업, 사업 전략에 대해 오 교수와 김 부교수가 역할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체계적인 실행전략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AI로 체질 개선…3대 전략 가속

회사의 성장 전략도 AI에 맞춰진다. 유영상 사장은 SKT 2.0 시대를 선언하고 3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유 사장은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클라우드 등 기업간거래(B2B), 메타버스(아이버스), 초연결(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 중심의 견고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AI를 적극 활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활용도를 높인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 과정에 AI를 적용, 초개인화를 구현함으로써 이용자 편의를 극대화 하겠다는 것이다. 미디어는 B tv를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한 데 모은 통합 포털로 진화시키고 콘텐츠·커머스 등에도 AI를 접목한다. 지난해 가입자와 총 상품 판매액 등 핵심 지표가 2배 이상 성장한 구독서비스 T우주도 글로벌 톱 브랜드 제휴,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마케팅 확대를 통해 국내 대표 AI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 

이와 함께 유 사장은 에이닷을 필두로 한 AI 서비스로 고객과의 관계를 혁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AI로 편의성을 높여 이용자의 충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세계 최초 한국어 거대언어모델 기반의 소비자·기업간거래(B2C) 서비스 에이닷은 개인화된 캐릭터·대화·서비스를 제공,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는 기억·이미지 기반의 대화 기능을 강화하고 제휴 캐릭터 연계 콘텐츠를 확대해 이용자층을 넓히는 한편,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도 올 상반기 중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기로 했다. 나만의 3D 공간을 꾸미고 삶을 기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해 메타버스 세계를 확장한다. 웹 3.0 인프라 기반의 경제 시스템도 본격 도입하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세계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나아가 SK텔레콤의 AI 기술을 산업 전반에 응용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이미 물류, 의료, 보안 등 다양한 인접 사업영역에 AI를 접목했다. 지난 2월 MWC 2023에서 전 세계 AI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대표 AI 기업들과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기도 했다. 유 사장은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해 산업 전반의 AI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심항공교통(UAM)은 올해 정부 실증 사업 시작과 함께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제주도, 다도해와 같은 관광지에서 상용 서비스를 선보인 뒤 도심지역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 밖에 AI 반도체 사피온도 차세대 제품 X330을 출시하고, 로봇·AI 광고 플랫폼·AI 고객센터 등 산업 전반에 AI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SK텔레콤이 28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 39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SKT 유영상 사장이 3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이 28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 39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SKT 유영상 사장이 3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ESG에도 AI 연계…선한 영향력 확대

SK텔레콤은 AI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서도 활용할 방침이다. 

앞서 SK텔레콤은 그린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다각적인 활동을 벌여왔다.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SBTi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검증을 통과한 데 이어, 1만5000여개의 회사 중 296개만 선정된 1 CDP A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AI를 활용한 ESG 활동에서 성과를 거뒀다. 일회용 플라스틱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피해빗을 2021년 7월부터 현재까지 진행한 결과, 서울·제주 등지에서 745만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줄였다. 또 독거노인 5만 가구를 돌보고 450명 이상의 응급구조하는 데에도 AI 기술이 톡톡히 역할했다. AI 기술은 이용자 권익 보호에도 기여했다. 지난해에만 400만 건 이상의 스미싱을 차단, 피해를 예방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SK텔레콤은 지난해 DJSI World index에 14년 연속 편입됐다. DJSJ World index에 편입된 통신사는 전 세계에서 6곳 뿐이다. 이와 함께 MSCI ESG 평가에 AA등급을, KCGS 종합 평가에서도 A등급을 획득했다. 

SK텔레콤은 올해 ESG 2.0에 더욱 속도를 올릴 방침이다. 본업과 ESG를 연계,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용학 연세대 명예 교수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했다. 3년간 이사회 의장으로 지배구조 선진화, 인적분할, ESG에 이르기까지 기업가치 제고가 필요한 영역에서 자문역을 해줬다는 게 SK텔레콤의 판단이다. 김 명예교수를 재선임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노력하기로 했다. 

중장기 경영 전략에 맞춰 SK텔레콤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진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유 사장은 "2022년은 SKT 2.0 출범과 함께 제시한 5대 사업군을 성장궤도에 안착시키고 AI 컴퍼니 진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한 한 해였다"며 "올해는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본격화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 16.2% 성장했다. 연간 실적은 매출 17조3050억원, 영업이익 1조6121억원으로, 3320원을 배당한다. 분할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66% 상향됐다.

유 사장은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지속하고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저를 비롯한 구성원 대다수가 주주이고 주요 경영진 평가에 주가의 비중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주가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다만 SK텔레콤이 비통신사업에  집중, 시장 선점과 기술 내재화에 무게를 두면서 본업에서의 투자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유 사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를 추가 할당 받을 경우, 관련 투자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28기가헤르츠(㎓) 대역에 기지국 구축 할당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망 구축은 어느 정도 하고 있지만 목표를 채우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3.7㎓ 인접 대역 주파수) 할당을 받으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28㎓ 주파수 할당 조건인 기지국 1만5000대 구축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KT·LG유플러스는 주파수 회수를, SK텔레콤은 이용기간 6개월 단축 처분했다. 다만 SK텔레콤이 28㎓ 대역을 계속 이용하려면 5월까지 기지국 수를 1만5000개까지 늘려야 한다. 28㎓ 대역은 사업성이 적어 통신사들의 투자가 소극적이었다. SK텔레콤은 대신 이용자 수요가 많은 3.7㎓ 이상 대역 투자에 나설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SK테레콤은 지난해 현재 사용 중인 대역과 인접한 3.7~3.72㎓ 할당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했다. 

유 사장은 이와 함께 통신 시장 내 경쟁 활성화를 이유로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데에 우려를 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통신3사의 5G 광고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심의 중이다. 2018년 5G 도입 당시 '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강조했지만, 실제 속도는 4배 가량 빨랐다. 지난해 말 5G 도입 4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속도는 LTE 대비 6배 빨라지는 데 그쳤다. 유 사장은 "당시 5G는 이론적으로 20배 빠르다고 말했는데 과장 광고로 오해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마케팅에 일부 인용된 부분이 있지만 빨리 시정했는데도 과장 광고로 오인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통신 요금 인하에 대한 정부의 압박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성 하락이 실적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주총에서도 통신 시장 규제가 주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유 사장은 "통신 규제는 대한민국 통신 산업의 숙명"이라며 "5G 중간요금제와 청년·시니어 요금제까지 공격적으로 내며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요금제 다양화로 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수요가 늘어나면 실적에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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