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에 대면 영업 적극 확대
대면 영업 활성화 위한 GA 강화 집중
불완전판매 막기 위한 제도 개선 시급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코로나19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보험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대면영업 활성화를 통한 법인보험대리점(GA) 확장'에 나서면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복잡한 조건·계약 방식 등 업권 특성으로 인해 대면 영업이 필수인 보험 시장에서 대면 영업을 기반으로 한 비전속판매채널인 GA는 보험사의 필수 판매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보험사가 인수·합병 등을 통해 GA 강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시책 과당 경쟁과 불완전판매, 1200%룰 등 다양한 문제로 GA 관련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GA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조금씩 줄어든 2021년 말 기준 4444개로 집계됐다. 이는 GA가 본격 태동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대비 3005개 더 늘어난 수치. 같은 기간 소속 설계사 100인 이상인 중대형 GA 역시 178개로 4배 이상 증가했다.

GA(General Agency)는 '보험대리점'을 뜻한다. 주로 보험 상품을 대행·판매해주며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 상품만 취급하는 보험사 전속설계사 채널보다 다양한 보험 상품을 취급한다.

최근 대면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앞다퉈 GA 채널 강화에 열중하고 있다.

올해 초 피플라이프를 인수한 한화생명은 기존에 보유 중인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국내 최대 GA로 성장시켰다. 설계사 규모를 2만5000명까지 확대한 한화생명은 GA 채널 전략 강화를 주목표로 내세우며 GA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GA 조직 키우기에 역량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5월 라이나금융서비스와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8개 GA 지사를 영입한 데 이어 소형 GA 다올프리에셋도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11월에는 400억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수혈도 한 상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대면 영업이 활성화된 만큼 중소형 GA 인수에 대한 계획은 꾸준히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가 아닌 자회사형 GA 설립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생명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손해보험업계에서는 현대해상과 하나손해보험이 GA시장에 진출했다.

더불어 동양생명은 지난해 1월 TM채널을 분사해서 판매자회사(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KB라이프생명도 지난해 6월 판매전문회사 KB라이프파트너스를 세웠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자회사형 GA 설립을 추진했지만 재정건전성 이슈로 자진 철회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별 GA 들의 인수합병과 GA의 대형화・집중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21년 법인보험대리점 사업을 분리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한 한화생명. 사진. 한화생명.
지난 2021년 법인보험대리점 사업을 분리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한 한화생명. 사진. 한화생명.

대면 계약, 10건 중 8건…수익 다각화 '필수'

보험사들이 대면 영업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영업조직의 영향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각종 보험 관련 플랫폼이 늘고 있지만 실제 상당수의 보험 계약이 대면 채널에서 이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생보사의 신규 계약 건(1396만건) 중 1197만건(85.7%)이 대면 채널에서 판매됐다. 손보사 역시 같은 기간 신계약(5818만건) 중 대면 판매 비중이 65.7%(3822만건)로 설계사를 통한 보험 모집이 대다수였다.

특히 GA의 경우 지난해 대면 판매채널 중 가장 많은 신계약 건수 비중(33.7%)을 자랑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GA 설계사 수수료 체계 보상 강화와 교육 지원 등으로 설계사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또 보험사들은 고령화와 저출산에 어려워지는 업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생·손보사의 이종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GA로 수익 다각화에 나서는 중이다. '박리다매' 형식의 판매를 통해 점유율 상승도 노리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 제판분리(제조·판매분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판매만 전문적으로 하는 GA가 늘어났다"며 "초기정착·교육수당 등 고정비용이 많은 전속설계사 조직에 비해 GA 채널은 비용도 아낄 수 있어 현재도 많은 보험사의 설립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시책 경쟁' 등 부작용 막아야

다만 업계에선 영업력 강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시책 경쟁' 문제는 점차 업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시책은 보험설계사가 보험모집에 따라 받는 모집 수수료 외에 추가로 받는 판매 특별 수당이다. 설계사의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금과 경품, 여행 등으로 지급되는데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업 감독규정을 통해 보험 계약 첫 1년간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월 납입 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1200%룰'을 2021년부터 시행했지만 업계에서는 보험 계약 2년 차인 13개월 차 이후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선지급하는 방식이나 지급하는 대상을 달리해 규제를 피하는 등 사실상 다양한 우회 편법을 많이 쓰고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우려 역시 증가하고 있다. GA 소속 설계사들은 주로 보험 모집 과정에서 가입자 동의 없이 자필 서명을 대신하거나 보험 상품 설명을 빠뜨리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00%룰이 있지만 사실상 여러 우회로가 있다 보니 판매 실적을 늘리려는 회사 입장에서는 GA 시책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면 영업 관련 규제가 좀 더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금융당국도 규제와 감시망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GA 규모별 최저 영업보증금 기준을 차등화하고 e-클린보험서비스의 정보제공 미동의 설계사에 대한 공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