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간 중개하는 스플리트 인수…150개국 20억명 이용자 확보
모빌리티, 지역색 강해 직접 진출 어려워…유럽·중국 공략 기반 마련

카카오모빌리티가 영국 스플리트를 인수하고 해외 진출 속도를 올린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존 사업자의 영향력이 강하고 규제가 강한 탓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다. 

이번 인수로 카카오모빌티는 해외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면서 영역 확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23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인 스플리트를 인수하고 해외 공략을 본격화 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기업을 인수한 건 처음이다.

스플리트는 2015년 영국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글로벌 슈퍼앱들에게 데이터를 연결을 통한 글로벌 API 표준화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각 앱 내 공급자들과 이용자 수요를 연결해주기 때문에 자국에서 쓰던 앱 하나로 전 세계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라이드헤일링(차량 호출)과 마이크로 모빌리티, 대중교통 등 온디맨드 서비스 전반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스플리트의 고객사들이다. 우버, 그랩, 카림, 캐비파이, 트립닷컴, 부킹홀딩스와 같은 전 세계 슈퍼앱들이 포함된다. 특히 위챗, 알리페이, 트립닷컴 등 중국 내 주요 슈퍼앱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이같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아시아·북미·중동·유럽 내 150여개 국가 20억명의 이용자가 스플리트를 쓰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플리트 인수에 나선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에야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다만 이마저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 호출은 업계와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콜 몰아주기와 같은 의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진출한 대리운전은 당분간 사업 확장이 쉽지 않다. 유선 콜 대리운전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3년 간 사업 확장을 할 수 없다.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 호출 중개 1위 업체인 로지소프트를 전격 인수하면서 틈새 공략도 불가능해졌다.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로서 경쟁력 입증과 수익화라는 두 가지 미션을 수행하려면 결국 해외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지 업체들과 협력해 해외 진출을 꾀해왔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진출하는 대신 제휴하는 형태였던 까닭에 제약이 있었다. 휴대전화를 로밍하듯이 국내 이용자 편의 제고가 목적이어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가마다 규제와 니즈가 다르기에 모빌리티 플랫폼은 지역색이 두드러진다"며 "또 선발주자가 시장을 선점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플리트 인수로 해외 현지의 수요와 공급자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괌, 라오스 등 모빌리티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을 공략하는 한편, 재무적 안정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리오프닝 수요에 대응하며 다양한 형태의 사업과 해외 진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류긍선 대표는 "여러 글로벌 플랫폼들의 관심이 높았음에도, 기술, 비전 등 여러 측면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양측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스플리트를 파트너로 맞이하게 된 만큼, 앞으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 단계 진보한 해외 시장 진출 행보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