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등 美 IT 업계, 작년 이어 올해도 칼바람 지속
하지만 일부 IT 기업들은 “쓸만한 인재 찾기 힘들다”
전문가들 “구인 지역 범위 넓히고 비전 제시 필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한쪽에서는 정리해고를 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상당수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이고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Palantir)와 티켓 발행 웹사이트 이벤트브라이트(Eventbrite)에 이르기까지 미국 IT 업체들의 감원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들이 쓸만한 인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트업 분석업체인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따르면 이처럼 미국 IT 업계의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23만 4,000명에 이어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9만 4,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 쓸만한 IT 인재 찾기 힘들다”

그렇지만 인재 채용 전문 회사인 제너럴 어셈블리(General Assembly)가 1,000명의 인사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쓸만한 인재를 찾아서 채용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의 루프 콜란젤로 인재·운영 팀장은 CNBC에 “조사에 참가한 채용팀들 중 90% 가까이가 쓸만한 인재를 찾을 수 없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쓸만한 인재’가 부족해서 미국 IT 업계에 근 11만 개의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다는 내용이 담긴 컨설팅 회사 잔코(Janc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제너럴 어셈블리의 조사 결과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IT 인력 수급 불일치 커져

기업들이 적절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이유로는 무엇보다 채용할 수 있는 인력 ‘풀’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근로자 중 4년제 대학 학위를 따려는 사람은 절반도 채 안 되는데 기업들은 계속해서 대졸자를 원하다 보니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단순히 IT 업계뿐만 아니라 경제 모든 섹터에서 기술 인재를 원하고 있어 공급 대비 수요가 많다는 점이 언급된다.

예를 들어, 존디어(John Deere) 같은 농기구 업체를 예를 들어 보면, 이 회사도 자사 트랙터에 상당한 소트프웨어 기술 등을 집어넣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IT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존디어가 속해 있는 농업은 물론이고 식품과 패션 업계에서도 IT 근로자들을 원하고 있어 역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물론 이런 수급 불균형은 IT 인재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콜란젤로는 “IT 인재가 기술 기업에만 국한돼서 일자리를 찾지 않아도 되므로 이것이 그들에게는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모든 회사가 기술 기업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해외로 눈 돌리고, 좋은 비전 제시해야”

전문가들은 쓸만한 IT 인재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그나마 쉽게 인재를 확보하려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직원들에게 일자리가 아닌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외 채용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플레이롤(Playroll)의 루이스 데메트루라코스 본부장은 “영국 기업들은 영국 내에서만 인재를 뽑으려고 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그들이 속한 문화나 지리적 범주 내에서만 채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하지만 최고의 인재를 뽑는 기업들은 시간대나 지역을 무시하고 채용한다”고 말했다.

즉, 영국 기업이라고 해도 미국서 인재를 뽑아 쓸 수 있는 식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 인재 물색을 전문으로 하는 채용 전문가인 오웬 힐리는 특별한 인재를 채용해야 할 경우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달리는 경우가 많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으니 그들에게 멋진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당부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의 경우 그 수가 많지 않아 채용 경쟁이 뜨거울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일명 ‘영감을 주는 미션’을 비전으로 제시해야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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