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건강 등급 맞춰 혜택 갖춘 보험 출시
손해율 개선·마케팅 잡을 수 있어 기대
달성 어려운 기준 등 접근성 개선 숙제

신한라이프가 출시한 '신한 3COLOR 3대질병보장보험'. 사진. 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가 출시한 '신한 3COLOR 3대질병보장보험'. 사진. 신한라이프.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험사들이 가입자의 건강 등급과 연계된 상품을 연이어 출시 중인 가운데, 다소 까다로운 조건탓에 저조한 판매율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당 상품들을 통해 손해율 개선과 가입자 증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보험사들은 예상밖에 부진에 활성화 방안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헬스케어 서비스와 보험을 결합한 이번 보험상품이 '인슈어테크'를 통한 활성화로 보험 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객들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현실적이지 않고 너무 높다며 접근성 부분에서 고민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판매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인바디'와 함께 체지방률에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가입자 모두에게 웨어러블 기기인 '인바디 밴드'를 지급한다.

한화손보는 고객이 스스로 측정한 체지방률을 기준으로 최대 10%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바디 밴드로 한번 측정한 값은 3개월간 유효하며 이후에도 낮은 체지방률을 유지하면 최대 5년간 할인 혜택을 준다.

앞서 한화손보는 그레이드헬스체인(GHC)의 모바일 플랫폼 '로그(Log)'를 활용한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해당 플랫폼을 이용해 기존 상품을 개정한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보험시장의 공식을 깨고 꾸준한 건강관리로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고객에게 합리적 제안을 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헬스케어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도 고객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 할인율을 차등적용 하는 '신한 3COLOR 3대질병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질병이력에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택이 다르게 적용되는 이 상품은 같은 상품 안에서도 우량체부터 유병자까지 개인별로 차등화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고객 동의와 인증을 통한 외부기관의 건강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형 보험료가 산출되고 가입 설계 전에 시스템에서 질병 이력에 대한 심사가 100% 자동으로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건강관리보험'은 실제나이와 건강나이 차이로 건강 등급을 산출해 할인을 적용한다. 건강나이가 실제나이보다 1살 어리면 5% 할인율이 적용되며 5살 이상 어릴 경우에는 최대 15%까지 할인된다.

AIA생명과 ABL생명도 특약 가입 후 해당 보험료에 대해 금전적 혜택을 주는 방식의 특화 보험을 내놨다.

직장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직장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가입자 상승에 손해율 관리 수월

보험사들이 앞다퉈 건강증진형 보험을 출시하는 이유는 신규 상품 마케팅은 물론 가입자가 늘어나면 손해율 관리도 더욱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향후 다른 보험사들 역시 '건강체 할인제도(특약)'를 이용해 건강증진형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융당국이 일부 건강관리 플랫폼의 시장성과 안정성 등을 인정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을 오는 2024년까지 2년 더 연장하면서 향후 보험사들은 상품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건강을 유지해 보험료 할인을 받으면 계속 보험을 유지해 장기 유지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건강한 고객을 유치하면서 손해율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입자들 역시 걷기, 달리기 등 건강관리를 위한 목표치를 달성하면 소정의 리워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보험 상품보다 가입을 선호하고 있다. 직장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건강증진형 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상품에 대한 문의 역시 점차 증가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야외 활동에 대한 제약이 줄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상품에 대한 문의도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인바디 건강보험. 사진. 한화손해보험.
인바디 건강보험. 사진. 한화손해보험.

너무 많은 제약으로 실제 가입은 '저조'

다만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할인 기준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등급이 오를수록 최저가로 가입할 수 있어 보험료만 봤을 땐 매력적이지만 결국 해당 등급을 받기 위해선 제약이 너무 많다는 것.

한화손보의 '무배당 인바디 건강보험'의 경우 고객이 스스로 측정한 체지방률을 기준으로 최대 10%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는 데 최대 10% 할인은 체지방률이 남성 16%·여성 23% 이하에 도달하면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준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30세부터 60세까지 남성의 평균 체지방률은 24%로 측정됐다. 최대 혜택을 받기 위해선 8%가 넘는 체지방을 감량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상품은 너무 어려운 조건을 걸기도 한다"며 "가입을 알아보다가 조건을 보고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강관리 플랫폼 서비스 등과 연계해 건강증진형 보험을 판매했던 보험사들 중 일부는 저조한 판매 실적으로 인해 관련 상품 판매 자체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험사의 건강증진 유도와 맞물려 새로운 상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지만 혜택을 위한 기준 조정 등 접근성 부분에서 고민이 이뤄져야 판매량도 올라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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