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일주일 만에 16% 올라...올해에만 약 70% 랠리
은행권 위기로 금융시장 불안감 커졌지만 랠리 지속
유동성 지원+인플레 헤지 수단 부각 등이 영향 미친 듯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작년에 루나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로 60% 이상 폭락했던 비트코인이 최근 반등에 나서면서 작년 6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0일 오전 8시 38분 현재 2만8,1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약 70% 랠리를 펼쳤고, 지난 일주일 기준으로는 16%가 올랐다. 블록체인 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올해에만 약 1,940억 달러(약 254조 원)가 불어났다.

다른 암호화폐들도 일제히 오르면서 이더리움은 지난주 초 이후 약 17% 정도 올랐고, 솔라나와 카다노 등 알트코인의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BV)과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이어 스위스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를 둘러싼 은행 위기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졌지만,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의 랠리는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에만 해도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인 30을 넘기도 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줬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선 이런 불안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美·中 유동성 지원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 랠리가 강해지고 있는 이유를 크게 △ 늘어난 유동성과 △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로 인한 헤지 수단으로써의 부각에서 찾고 있다.

먼저 유동성의 경우 연준의 은행권 지원과 중국의 은행 유동성 지원이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사인 카이코의 데시스라바 아우버트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비트코인은 유동성에 아주 민감한데 유동성 전망이 개선됐다”면서 그 근거로 연준 자산이 약 3,000억 달러가 늘어난 점을 들었다.

그는 또 연준이 은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단기대출프로그램(BTFP)’을 가동한 걸 두고 “BTFP가 직접적인 양적완화는 아니지만 연준은 사실상 은행 시스템에 유동성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더불어 중국 역시 지난주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추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TFP는 12일 SVB의 파산 이후 예금자 보호를 위해 연준이 발표한 대출 지원 방안이다. 연준은 BTFP를 통해 은행과 저축조합, 신용협동조합 등 금융기관에 최대 1년 만기의 대출을 지원해 줄 예정이다.

마렉스의 디지털자산 책임자인 일란 솔롯 역시 블룸버그에 “비트코인은 유동성 여건 및 실질 금리와 동조화되어 움직이는데 실질 금리는 하락한 반면에 유동성은 늘어났다”면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체제에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부각

두 번째로 작년에는 인플레이션이 비트코인에 악재로 작용했는데 이제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다시 인식되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 랠리에 기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대표적인 사람이 암호화폐 자산운용사인 모건크릭 디지털애셋의 안토니 팜플리아노(Anthony Pompliano) 공동창업자다.

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작년 폭락 사태를 보고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아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생각은 더 이상 부정확하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를 보고 움직이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강한 사태가 유지될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이런 때 투자자들은 다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중 나온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여전히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상기시켜줬다. 14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0% 오르면서 난 1월의 6.4%)보다 적게 올랐다. 2월 상승률은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로는 1월의 5.6%보다 상승 속도가 조금 줄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1월의 0.4%보다 오히려 오름폭이 커진 결과다.

작년 폭락 불구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믿음은 굳건 

현재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말 FTX 파산 사태가 바닥이었다는 데 동의하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보유자들 사이에선 작년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포함해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스테이블코인인 바이낸스USD 발행사인 팍소스(Paxos)가 지난 1월 5~6일 사이 5,000명의 암호화폐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 세계가 겨울을 맞았지만 암호화페 보유자 75%는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들 중 72%는 작년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 대해서 ‘거의 내지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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