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건설 누적수주액 전년比 5% 줄어
중동은 성장했으나 비중 높은 아시아 78% 감소
연초라 판단 일러…정부 지원 강화로 향후 전망 밝아

해외 한 건설 현장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 한 건설 현장 전경.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지호 기자] 주력인 국내 주택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수주 부문 집중을 선언했으나,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 지원 하에 중동 쪽 수주는 활발한 반면 기존 수주텃밭이었던 아시아 지역 수주액이 줄어 들었다.

다만 건설업계는 아직 연초인 데다, 하반기 아시아 지역 등지에서 굵직한 프로젝트 수주가 예정돼 있는 만큼 부진이라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15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이날까지 수주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51억4300만 달러다. 이는 지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5% 하락한 것이다.

중동지역 수주가 급증하기는 했으나, 아시아 지역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볼 때 중동 지역 해외건설 수주액은 12억39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200%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 하락과 산유국의 보수적인 재정운영 등이 발주 물량 감소 및

지연으로 이어졌으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70달러선으로 회복되며 시장 여건이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사우디 터널 등 10억불 이상의 대형 공사 수주들이 이어졌던 것도 한몫했다.

이번 전체적 해외수주 실적 감소는 아시아 지역 비중이 중동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아시아 지역 누적수주액은 8억8200만 달러다. 수치만 보면 중동보다는 많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78% 줄어든 수치다.

아시아 지역은 지난 2021년 초 국내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인도네시아에서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건설 수주를 따내 일찌감치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지난 2022년 들어 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글로벌 경제 침체·중국의 부동산 위기·소비 및 지출 위축 등 성장 저해요인이 발주 물량에 국내 해외수주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중장기적으로 올해 전체적인 수주전망은 밝을 전망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림과 동시에 정부의 지원까지 겹쳐서다.

국내 건설사들은 부동산 한파 및 고금리 그리고 원자재값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을 350억 달러로 잡았다. 이는 전년 대비 13% 높게 잡은 수치다.

정부도 이에 대해 힘을 보탠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원팀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원팀코리아는 국토교통부·공공기관·대형 건설사·주요 IT기업 등 22개 기업이 참여하는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이다. 지원단이 프로젝트를 선정하면 수주를 위해 맞춤형으로 팀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사업 발굴부터 정보 제공·민원 해소·외교·금융 등을 총력 지원한다.

이는 실제 결과로도 나타났다. 국토부는 지난 11월 ‘사우디 원팀 코리아’를 통해 건설기업 뿐만 아니라 IT 기업·스마트팜·드론·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는 로드쇼를 합동 개최해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걸프협력회의(GCC)와 FTA(자유무역협정)도 추진 중이다. 향후 GCC와 FTA 체결 시 중동지역 건설·자원·에너지·기술 협력 분야에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차원에서 해외수주를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선 것도 전망을 밝게 한다. 지난 2020년 조성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해외 인프라 개발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를 통해서는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을 통해 세금 감면과 함께 자금을 지원한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건설시장의 규모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건설시장 규모는 13조9000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분기 부진했던 아시아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건설시장 규모는 13조9000억달러다. 이 중 7조 달러가 아시아 시장이며 올해 4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실제 국내 건설사들은 아시아 지역 인프라 분야 등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필리핀에서 1조9000억원 규모의 마닐라 도심 관통 철도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부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동남아·아프리카의 미진출 지역까지 나설 예정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매출액 세계 1위 건설사 중국의 CSCEC 그룹과 지난 2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SCEC 그룹의 계열사인 중국건축 제6공정국 유한공사는 브루나이 및 스리랑카 등지에서 건축 및 사회 인프라 건설 등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하반기 계약된 말레이시아 쉘 로즈마리 및 마조람 육상가스 프로젝트·베트남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 사업 등이 하반기 아시아 지역 수주액을 끌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전체적인 해외건설 수주액도 점진적으로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35억 달러로 지난 1월 대비 430% 늘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도 및 아세안(동남아 10개국 연합체) 등 신남방 국가의 인구는 20억명에 달해 성장이 기대되는 거대 시장”이라며 “수주 가능한 규모도 글로벌 수주 현황과 비슷하다. 국내 건설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대형 프로젝트가 수주된다면 올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