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부진에 아이디어 발굴 위해 협업
필요한 부분 채워가며 새로운 사업 시도
독창적인 결과 부족해 빅테크 종속 가능성

사진. DB손해보험.
사진. DB손해보험.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고물가·고금리·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스타트업을 통해 위기 탈출에 나선다.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신사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스타트업·인슈어테크를 선택한 보험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확보의 가능성을 스타트업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보험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온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을 우선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우선,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공동 육성프로그램을 꾸준히 지속했던 DB손보는 지난 2019년부터 한국생산성본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공공기관과 함께 보험 비즈니스에 기반을 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 중이다.

교보생명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이노스테이지 O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투자 부서를 조직했고 사내 스타트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디지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펫보험시장 개척을 위해 스몰티켓을 새로운 투자처로 정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삼성생명도 지난 2021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금은 5개 팀의 아이디어가 사업화 단계에 있다.

삼성생명의 1기 사내 스타트업 조직이 개발한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는 지난해 8월 상용화 이후 기존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삼성의 금융 계열사(생명·화재·카드·증권) 등은 올해도 '삼성금융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개최해 많은 스타트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는 신한금융 차원에서 진행되는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스타트업과 협업·지원하고 있다. 핀테크·디지털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신한 퓨처스랩'이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 아토머스의 '마음루틴 서비스', 투비콘과 건강검진 데이터 기반 건강분석 서비스인 '몸세편살 서비스' 등을 협업했다.

현대해상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매해 진행해온 '스타트업 오픈스테이지'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사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조직인 CIC(Company in Company)를 출범시키며 헬스케어와 디지털 신사업에 많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보험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은 필수"라며 "고객 유치는 물론 서비스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 사진. 삼성생명.
삼성생명의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 사진. 삼성생명.

아이디어+지원 상생할 수 있는 방법

업계에선 이러한 스타트업 지원에 대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보험사는 조직 규모가 크고 그에 따른 절차가 복잡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에 대한 제안이 나오더라도 실질적인 적용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반면 스타트업은 조직 규모가 작고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해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빠르게 적용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 그만큼 부족한 점에 대한 보완과 개선도 빨라 완성도를 높이는 속도 역시 빠른 편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향후 디지털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스타트업이 보험사의 투자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보험사는 유망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보험사는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통해 상품을 제공하고 얻은 데이터베이스들을 보험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아래 보험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고객 경험의 제공이 필수"라며 "향후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 확보와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여러 산업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정보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발굴·육성 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이노스테이지. 사진. 교보생명.
교보생명의 이노스테이지. 사진. 교보생명.

구체적이고 독창적인 성과 없어

다만 구체적인 투자에 비해 성과 창출이 더딘 건 아쉬운 부분이다. 전문가들도 스타트업의 기술에 대해 보험사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일부 보험사가 만든 보험 관리 플랫폼이나 의료비 관리 플랫폼의 경우 기존 업체와의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아 고객들이 찾지 않고 있다.

또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보험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온 사례가 아직 없다 보니 일각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권에 진입 중인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기술적·아이디어적으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타트업들과의 소통을 더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